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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류승룡 필모 방점? 성유빈에 눈이 가네…'장르만 로맨스'

등록 2021-11-08 06:00:00   최종수정 2021-11-15 09: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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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평생 글쟁이로 살며 밥벌이 하기란 쉽지 않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김현'(류승룡)은 전 국민이 아는 소설을 내놓았지만, 7년째 개점 휴업한 상태다. 후배 작가들은 치고 올라오는데, 글이 안 써져 벼랑 끝에 몰려있다. 슬럼프를 이겨내기 위해 발버둥 치지만,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인생 참 따갑다"며 씁쓸해 하는 이유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 속 현은 배우 류승룡(51)과 닮아있다. 류승룡은 필모그래피 중 무려 네 작품이 천만영화 타이틀을 얻었다. 긴 무명 시절을 이겨내고 충무로 대표 배우가 됐지만, '명량'(감독 김한민·2014) 이후 슬럼프에 빠졌을 때 마음은 현과 별반 다르지 않을 터다.

현은 후배들에게 존경의 대상이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지질하고 짠내가 가득하다. 10년 전 바람을 펴 첫 번째 부인 '미애'(오나라)와 이혼하고 '혜진'(류현경)과 재혼했지만 두 번째 결혼생활도 녹록지 않다. 혜진이 딸과 함께 유학을 떠나 기러기 아빠 생활 중이다. 미애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성경'(성유빈)과의 관계도 불안하다.

류승룡은 관객들이 현을 미워할 수 없게끔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소설가이자 교수로서 지적이면서 허당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고, 미애와의 관계에서는 지질하면서 비열한 모습도 엿볼 수 있다. 누구나 현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 공감할 수 있다. 동성애자인 작가 지망생 '유진'(무진성)이 호감을 드러냈을 때 나오는 익살스러운 표정·몸짓 연기도 인상적이다.

간담회에서 "내 필모그래피 방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아쉬움은 남을 수 밖에 없다. 영화 '7번방의 선물'(감독 이환경·2013)과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에서 보여준 과장된 코믹 연기가 몸에 익은 탓일까. 조금 더 힘을 빼고, 툭툭 대사를 던지지만 관객들을 웃음 짓게 하는 매력이 부족했다. 더욱이 오나라(47)를 비롯해 절친이자 출판사 '오픈마인드' 대표 '순모' 역의 김희원(50), 성경의 이웃사촌 '정원' 역의 이유영(31) 등이 워낙 실생활 연기를 잘해 비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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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류승룡, 성유빈, 오나라

장르만 로맨스의 가장 큰 성과는 성유빈(21) 발견이다. "처음 해보는 캐릭터"라고 했지만, 질풍노도 시기를 보내는 사춘기 고등학생 모습을 완벽 소화했다. 성유빈이 연기한 성경은 이웃집 아줌마 정원에게 점점 매력을 느끼는 인물이다. 4차원 배우 지망생 정원이 오디션 연습하는 소리를 듣고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해 벌어지는 상황이 웃음을 줬다. 관객들도 성경의 풋풋하면서도 순수한 매력에 푹 빠져들 것 같다.

영화 보는 내내 필모그래피를 찾아보고 싶게 만들었다. 2011년 영화 '완득이'(감독 이한)에서 유아인(35) 아역으로 데뷔, 10여 년간 쌓은 연기 내공이 빛을 발했다.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줘 아역배우 이미지 탈피 걱정 따윈 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장르만 로맨스는 배우 조은지의 첫 장편영화 연출작이다. 조은지는 2017년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2박3일'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으며 연출력을 인정 받았다. 류승룡과 프레인TPC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오랫동안 지켜 본 덕분일까. '류승룡을 염두에 두고 현 캐릭터를 만든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류승룡이 "완벽에 가까운 시나리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결과물로만 봤을 때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았다. 전개가 신선하고 유머코드도 참신하지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웃음이 유발되지 않았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포문을 여는 작품이다. 오랜만에 극장에 가 2시간 동안 '멍' 때리며 보긴 좋다. 기존 로코 영화로 착각하거나, 빵빵 터지는 웃음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다양한 관계 속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는 '지금 이 모습 그대로도 괜찮다'며 위로를 건넨다. 113분, 15세 이상 관람가, 17일 개봉.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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