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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폭리 논란③]예금 금리도 함께 올려야…전문가 의견

등록 2021-11-15 08:00:00   최종수정 2021-11-22 09: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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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금융당국 가계부채 규제 핑계로 대출금리 통해 폭리"

전문가들 "수신금리도 함께 올려야 마땅…시장 개선 수반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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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가 연 3.96~5.26%로 집계된 3일 오후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1.11.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로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제자리 걸음 수준인 수신금리(예금금리) 또한 올릴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은행들은 예대마진(수신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급격한 대출금리 인상의 이유로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규제를 내세운다. 여기에 은행들은 급여 계좌 이체, 신용카드 사용 등에 따른 우대 금리 혜택을 줄이는 방식을 통해 대출 금리를 추가로 올리고 있다.

현재 국내 은행의 가계 대출금리와 수신금리 간 격차는 약 11년 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일반적으로 예금금리는 대출금리보다 3개월 정도 늦게 오르는 경향이 있는데,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시장이 경쟁적이지 않다는 데서 그 이유를 찾았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금리가 오르면 은행도 경쟁에 의해 수신금리를 올려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경쟁이 적기 때문에 경쟁이 필요 없는 상황이다. 수신금리는 (은행들이) 눈치보기를 하며 빠르게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같이 신규 진입하는 사업자들이 공격적으로 영업할 수 있게 해 주면 수신금리도 금방 오를 것이다. 이런 신규 사업자들이 대출금리도 싸게 해 주고 수신금리를 높게 하면서 경쟁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데 (금융당국이) 과당 경쟁이라고 막고 있다. 제도상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늘 금리 상승기에는 꼼짝달싹 못하는 대출자만 봉이 되고 은행에 예금한 사람들은 저리로 시달린다. 은행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금융시장이 사실은 경쟁적이지 않다. 은행이 몇 개 없다. 금융시장 자체가 독과점화 돼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은행업을 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 당국은 금리 급등에 적극 개입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최근 은행들의 예대마진에 따른 서민 피해와 관련해 "서민금융 신경쓰겠다"고 말하면서도 "앞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생각하면 예대마진이 확대되는 그런 시대가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상반된 입장을 모두 표했다.

전문가들은 수신금리 인상과 금융시장의 체질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비슷한 견해를 비쳤지만, 금융당국의 개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국의 개입보다 제도 개선을 통한 시장 경제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양준모 교수는 "일일이 개입한다고 하면 시장 경제가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정부가 다 개입하자고 하면 관치금융이 더 심해진다. 해법은, 당국이 금리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제2금융권 중에서 은행업을 할 수 있는 은행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국의 적극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우석진 교수는 "담합처럼 금리가 결정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오롯이 이 부담이 서민에게 간다. 가계 대출 관련한 걸 창구 지도하듯이 금리도 금융위가 지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니면 담합 유사 행위에 대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 감독을 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 부분은 공정위가 아닌 금융위에서 한다. 금융위가 시장 교란 행위를 지도하지 못할 것 같으면 중장기적으로 공정위에 (감독 권한을) 넘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출 이자의 상승은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금융 당국이 내년 가계대출 증가 폭을 4~5% 이내로 억제한다는 목표에 따른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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