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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오락가락 가계대출…소비자는 혼란하다

등록 2021-11-24 10:05:27   최종수정 2021-11-24 10: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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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선윤 기자 = 8월을 기점으로 가계대출 문턱이 높아졌다 낮아졌다하는 오락가락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대출 중단 소식으로 급하게 목돈이 필요했던 사람들은 여러 금융사를 전전하며 돈을 구하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녀야 했다. 전년 대비 6%를 넘지 않도록 은행의 대출 총량을 일괄 규제하면서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긴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실제로 국내 가계부채는 계속해서 불어나 지난 6월 말 처음으로 1800조원을 넘어섰다. 집값과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는데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투자 등을 위해 빚을 늘린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고, 코로나19 여파로 궁지에 몰린 자영업자와 2030세대 등에서 받아간 위험한 대출의 증가세가 가팔랐다. 규모도 규모지만 가계부채 폭탄이 터지면 그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해 당국으로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금융사들의 가계대출 문턱 높이기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가계부채를 서서히 줄이는 식의 연착륙 대책이 아닌 일괄 총량 규제로 금융사 대출을 갑자기 차단하면 그에 따른 피해자가 속출하는 것도 뻔히 예상되는 일이다. 특히 대출문제는 곧바로 국민의 주거 안정과 생계에 직결된다. 그럼에도 충격요법 식의 강경조치가 내려지면 대출 현장에서의 혼란 발생으로 실수요자 입장에선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다급하다고해서 현장을 외면하고 시장원리를 거스르면 선의의 정책이라 할지라도 의도한 목표와 상반된 부작용을 낳는다.

특히 앞서 불거진 전세대출 규제 논의에 따른 혼란 사태는 그런 부작용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 중 하나다. 금융당국은 지난 10월 초 전세대출 등 실수요 대출을 총량 관리에서 제외하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 6%대를 맞추는 게 사실상 불가피하다며 규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도미노식 대출 중단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실수요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한시적으로 없던 일이 됐다. 실수요자들은 당장 한시름 놓는 분위기지만 규제 불확실성은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

빚 폭탄을 막기 위한 선의의 역설은 또 있다. 최근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은 의도가 어찌됐든 은행들의 주머니만 불려주는 꼴이 됐다. 대출금리를 올려 대출수요를 낮추면서 이자수익이 급격히 늘어난 결과다. 올해 3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4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5000억원) 대비 1조원 넘게 늘었다. 은행의 주 수입원인 이자이익은 11조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연이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실수요자들이 고통이 커지고 있어 은행들의 순익 잔치를 바라보는 시선은 날로 따가워지고 있다.

가계부채 관리는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다. 사실상 기존 대책만으로는 역부족인 상황이라 가용 가능한 모든 정책 역량을 동원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무주택자와 코로나 위기 탓에 생계자금이 급한 실수요자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좀 더 세심하면서도 정교한 대책이 필요하다. 서민을 위한다는 정책이 서민을 더 힘들게 한다면 그 얼마나 기운이 빠지는 일인가. 금융소비자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고, 대출 현장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세심한 정책적 배려를 응원해본다.


◎공감언론 뉴시스 csy6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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