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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스토킹처벌법, 믿고 신고할 수 있게 해야

등록 2021-11-29 16: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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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지난 19일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자신의 집에서 전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지난 6월부터 총 다섯 차례에 걸쳐 경찰에 스토킹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피해자 신변보호에 나섰고, 법원은 피의자 김병찬에게 100m 이내 접근 금지, 정보통신 이용 접근 금지 등의 잠정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피해자는 끝내 보호받지 못하고 살해됐다.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도 않는 시점에서 '김병찬 사건' 등 스토킹 관련 살해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법적인 처벌 근거는 마련됐지만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이 안타깝다.  

경찰청에 따르면 스토킹처벌법 시행일이었던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7일까지 경찰 신고건수는 하루 평균 103건이다. 올해 1월부터 법 시행 전까지 하루 평균 신고건수가 23건인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그간 없었던 스토킹 범죄가 갑자기 늘어난 것은 아니다.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차마 할 수 없었던 피해자들이 법 시행 이후 경찰과 법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경찰의 대응 방식은 여전히 과거에 멈춰있다. 피해자가 여러 차례 신고했음에도 김병찬은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 피의자가 임의동행을 거부해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초동 대응 부실 논란과 관련해 '스토킹 범죄 대응개선 태스크포스(TF·전담조직)'를 출범하고 스토킹 범죄 대응 및 위치추적 시스템 개선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경찰은 관심과 주의, 경계에 이어, 최고 수위인 심각 등 스토킹 범죄의 위험도를 4단계로 판단해, 단계별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조기경보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피해자 조사 전에도 스토킹 가해자를 입건해 처리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기로 했다.

스토킹을 피해자와 가해자 관계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남녀의 사랑싸움 치부하지 않고,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피의자에 대한 입건과 유치 등 더욱 선제적인 조치가 적극 활용되길 기대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o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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