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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선빈 "써서 커피도 못마셨는데 술맛 알게 됐죠"

등록 2021-12-0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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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티빙 '술꾼도시여자들'로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 벗어
"남자친구 이광수도 애청자…숙취해소제 광고 하고파"
"해외 OTT 작품 출연? 욕심 안낼테니 먼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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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빈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탤런트 이선빈(27)은 첫 인상이 차갑고 도도해 보인다. 단 5분만 같이 이야기를 나눠보면 편견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다.
평소 장르물에서 액션을 주로 소화한 만큼, 털털하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티빙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술도녀)이 전환점이 됐다. 19세 이상 관람가였지만, OTT 드라마 장점을 살려 서른살 여성들의 일상을 현실감있게 보여줬다. 이선빈은 "대중들이 색안경을 벗게 된 것 같다"며 좋아했다.

"욕도 편하게 하고, 브랜드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속시원하게 웃을 수 있지 않았느냐. OTT 장점 같다. 나를 차갑고 시크하게 보는데, '소희'처럼 사람 좋아하고 털털하고 장난기도 많고 웃기는거 좋아한다. 여배우에게 갖는 인식이 있기에 데뷔 초부터 '너무 편하게 하지 말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내 모습 그대로 보여주자'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고깃집에 왔는데 '술도녀 얘기를 한다' '지하철에서 핸드폰으로 술도녀를 보고 있다' 등 제보를 많이 듣고 인기를 체감했다."

술도녀는 하루 끝의 술 한잔이 인생 신념인 서른살 '안소희'(이선빈), '한지연'(한선화), '강지구'(정은지) 일상을 담았다. 동명의 카카오웹툰이 원작이다.

기존 지상파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욕설, 음주, 흡연 등도 거침없이 나왔다. 3·4화 공개 후 티빙 유료 가입자 기여 수치가 4배 올랐고, 입소문을 타면서 SNS 등에서 수많은 '짤'(인터넷상에서 사진이나 그림 따위를 이르는 말)을 남겼다. 이미 시즌2 제작도 확정한 상태다.

처음에는 여배우 세명이 모여 '기싸움'을 벌이지 않을까 걱정했다. 이선빈은 김정식 PD에게 '막내니까 솔선수범해서 언니들과 친해져라'는 특명을 받았다. "극본을 봤을 때 모두 똑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서로 친해져야 '이 드라마가 잘 살 수 있다'고 느꼈다. 첫 리딩하고 밥 먹었을 때부터 스스럼없이 얘기하고 편안했다. 촬영 전에 우리끼리 맥주 마시면서 수다 떨곤 했다. 마음을 활짝 열고 촬영에 들어가니 티키타카가 살았다. 애드리브 했을 때 반응을 기대하고, 서로 도와주고 챙겨줘서 시너지가 났다"고 분석했다.

예능작가 소희는 입이 아주 험하고 욕을 달고 산다. 막걸리를 밥으로 여길 정도의 술꾼이다. 실제로도 주당인 줄 알았지만, 17세 때부터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해 음주 경험이 많지 않다며 "술도녀에 출연한 뒤 술맛을 알게 됐다"고 귀띔했다. "술 안 먹고도 먹은 것처럼 놀 수 있다. '넌 2차 하고 온거야?'라는 얘기도 많이 듣는다"며 "처음에 누구한테 술을 배우는지가 중요하지 않느냐. 일찍부터 연습생 생활을 해서 술을 마시면 혼날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술뿐만 아니라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써서 못 마신다"고 털어놨다.

"'크리미널 마인드' 회식 때 손현주 선배가 레몬을 가져와서 소주에 짜줬는데 정말 맛있었다. 주량은 아직도 파악 중"이라며 "술도녀 촬영 때 실제로 술을 마시고 연기하기도 했다. 왜 사람들이 술이 땡긴다고 하는지 알게 됐다. 알탕, 수제비 등을 놓고 먹는데 속이 시원하더라. 술 맛을 몰랐는데 점점 알아가고 있다. 술은 매력있는 친구다. '술린이'들을 위한 숙취해소제 광고를 노려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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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박회장'(박영규)에게 욕하는 신과 아버지 장례식장 신을 꼽았다. 소희는 음흉하고 자신의 삶을 신화처럼 포장해 자서전을 내려는 박회장에게 "니가 씨부린 말이 책으로 나오면 내가 그 책으로 평생 똥을 닦을 것"이라며 랩을 하듯이 속사포처럼 욕을 쏟아냈다.

"욕신 대사가 한 페이지가 넘었다. 래퍼들을 존경하게 됐다. 툭 치면 나오게끔 연습하지 않으면 연기, 표정, 운율, 사투리가 다 무너질 것 같았다. 2주 반 넘게 집에서 걸어다니면서 계속 내뱉고 주문 외우듯이 연습했다. 막상 촬영할 때 박영규 선생님을 봬니 '어떡하지?' 싶더라. PD님께 맥주 한병만 준비달라고 했다. '맨정신에는 못하겠다' 싶어서 술의 힘을 빌렸다. 테이크 갈때마다 한번에 했고 NG 난 적이 없다. 박영규 선생님이 흡족해하면서 칭찬해줬다."

장례식장 신 관련해서는 "이런 일을 앞두고 있는 분들, 겪은 분들이 있기에 더욱 조심스러웠다. '왜 이렇게 질질 짜?'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기에 고민을 많이 했다"며 "소희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는 신은 모두 달라야한다고 생각했다. 감정, 상황마다 다르게 눈문을 흘려야 했는데 부담감 탓에 미쳐버릴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상복을 입고 3일간 촬영했는데 실제로 삼일장을 치르는 기분이 들었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몸에 힘 뺀 체로 연기가 가능했다"며 "내 눈 앞에 지구, 지연이가 선화, 은지언니로 보여서 더 잘 몰입됐다. '선빈아 이겨내야 해'로 들리면서. 또 다른 감정의 눈물 연기가 나왔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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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빈은 데뷔하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열입곱살 때 극단 학전 아동극 '무적의 삼총사'로 처음 연기를 접했다. 쌍용고등학교 3학년 때 걸그룹 연습생 생활을 시작, 걸그룹 'JQT' 멤버로 영입됐지만, 정식 활동 없이 끝났다. 이후 쇼핑몰, 잡지화보 모델로 활동했고, 2016년 드라마 '마담 왕트완'으로 안방극장에 데뷔했다. 라이징스타로 주목 받았지만, 흥행한 작품이 많지 않다. '38사기동대'(2016) '미씽나인'(2017) '크리미널 마인드'(2017) '스케치'(2018) '번외수사'(2020) 등이다.

이선빈은 "항상 모든 작품을 열심히 준비했다. 이번에도 똑같았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구나' '요즘 트렌드에는 이런게 잘 맞구나' 느꼈다"며 "그동안 남자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내가 홍일점인 작품을 많이 했다. 오랫동안 사람냄새 나고 워맨스 보여줄 수 있는 작품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번에 이뤘다. 나라는 사람을 매력있게 봐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선빈은 이광수(36)와 2018년부터 3년째 좋은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이광수는 술도녀를 매회 챙겨보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남자친구는 본방사수를 하면서 '굉장히 재미있다'고 해줬다. '슬픈 신 좋더라' '오늘 정말 재미있더라' 등 피드백을 잘 해줬다. 나 때문이 아니라 술도녀 자체를 재미있게 봐준 것 같다"며 "연기 조언도 해주냐고? 내가 부끄러한다. 친구들이 '오늘 뭐해?'라고 하면 '극본 봐'라고 얘기하기도 부끄럽다. 조언을 구한 적은 없다. 내가 할건데 스스로 깨달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는 주의다.

넷플릭스, 디즈니·애플TV+ 등 해외 OTT 작품 출연 계획은 없는지 궁금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지옥' 등이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욕심이 날 법 하지 않을까.

"요즘도 가끔 '내 앞에 왜 카메라가 있지?' 놀랄 때가 많다. 난 지금도 빨리 왔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뭔가 보여줘야지'라고 욕심내기 보다, 작품이 잘 되든 못 되는 내 커리어라고 생각한다. 해외에서도 좋아해주면 당연히 좋지만, 인생이 바라는 대로 되지 않으니까. 언젠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은데, 먼저 쫓고 싶지 않다. 기회를 만들기 위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거나, 과하게 욕심을 부리면 화를 입게 되니까. '때가 있다'는 걸 알아서 먼저 욕심 내지 않을거다. 그러니까 연락들 주세요(웃음)."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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