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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파선 된 여자배구 IBK '어쩌다 이 지경…'

등록 2021-12-03 07:00:00   최종수정 2021-12-13 10: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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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부진 속 조송화·김사니 무단 이탈로 논란 시작

서남원 감독 경질 후 김사니 코치에 감독대행 맡겨 논란 가중

김사니 대행, 2일 사퇴…조송화에 대해선 상벌위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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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뉴시스] 이무열 기자 = 2일 오후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한국도로공사 대 IBK기업은행 경기, 김사니 기업은행 임시 감독대행이 생각에 잠겨 있다. 2021.12.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새 시즌을 시작한 지 이제 곧 두 달. 그 짧은 시간 동안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은 난파선이 됐다. 구단이 자초한 위기를 스스로 키웠다는 점에서 원망할 곳도 없다.

IBK기업은행은 개막 전 '다크호스'로 꼽혔다. 표승주, 김수지, 김희진 등 국가대표 3인방을 보유해 더욱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예상과 달리 개막 후 부진을 거듭했다. 시즌 8번째 경기인 지난달 16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힘겹게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다 성적 부진보다 더 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주전 세터 조송화의 무단이탈이 불씨가 됐다. 조송화는 12일 KGC인삼공사전 이후 팀을 떠났다가 구단 설득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16일 페퍼저축은행전 이후 다시 이탈했다.

김사니 코치도 비슷한 시기에 사퇴 의사를 밝히고 팀을 떠났다.

시즌 중 선수와 코치가 팀을 이탈한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조송화는 팀의 주장을 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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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서남원 감독과 조송화. ()사진=KOVO) *재판매 및 DB 금지

내홍이 공개된 IBK기업은행은 납득하기 어려운 문제 해결 방식으로 더 큰 논란을 불러왔다.

구단은 이번 일의 책임을 물어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동시 경질했다. 하지만 '사건의 당사자'인 김사니 코치는 감독대행으로 앉혔다.

조송화에 대해서는 구단 인스타그램을 통해 "임의해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의해지 신청은 선수 서면 동의가 없어 서류 미비로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반려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부터 프로스포츠 표준계약서를 도입하면서 임의해지를 할 때는 선수의 '서면'에 의한 자발적 신청을 전제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행정 처리에서 기본적인 실수를 한 구단은 "조송화가 구두로 몇 차례 임의해지에 동의했다"고 주장했지만, 조송화는 서면 동의서를 쓰길 거부했다.

사태는 계속해서 악화됐다. 논란 속에 팀을 이끌게 된 김사니 감독대행은 "서남원 감독으로부터 모욕적인 말들을 들었다. 입에 담지 못할 폭언들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 전 감독은 "폭언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자신의 발언으로 '폭언 진실공방'이 시작됐지만 김 대행은 어떠한 증거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지금은 시즌이고 더 이상 이런 부분을 말씀드리는 건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결국 김 대행과 IBK기업은행에 다른 팀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을 시작으로 여자부 사령탑들은 김 대행과 경기 전 인사를 나누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감독들의 '악수 거부'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사실상 상대를 존중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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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뉴시스] 이무열 기자 = 2일 오후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한국도로공사 대 IBK기업은행 경기, 세트스코어 3대0으로 패한 기업은행 김사니 임시 감독대행이 경기장을 나가고 있다. 2021.12.02. [email protected]

입지가 좁아진 김 대행은 2일 김천 한국도로공사와 경기를 앞두고 사퇴를 발표했다. 김 대행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팀을 떠나겠단 뜻을 밝혔다.

그러나 IBK기업은행이 풀어야 할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구단은 KOVO 상벌위원회에 조송화에 대한 징계를 정식으로 회부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당초 2일 열릴 예정이던 상벌위는 조송화 변호인 측 요청으로 10일로 연기됐다. 변호사까지 선임한 만큼 조송화는 이번 사태를 두고 구단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울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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