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일 "국어사전, 처음부터 끝까지 또박또박 소리내 두 번 읽었죠"
'쇼미더머니10' 우승자'속사포 랩' 부흥에 앞장 선 힙합계 '곡예사'
"격렬한 묘기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줄타기. 빠른 속사포만을 내세운 게 아닌 완급조절. 격하게 기대가 되는 '붐뱁 수퍼루키'. 이것은 매우 좋은 노동요."(XX의 취미) 곡예(기술)로 눈길을 끌다, 진정성(감성)으로 인정 받았다.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 '쇼미더머니' 시즌 10(쇼미10) 우승자인 조광일(25)은 현재 힙합이 쓴 양심이다. 그가 지난 3일 '쇼미더머니10'에서 우승한 이후 유튜브에 게재된 대표곡 '곡예사' 뮤직비디오 댓글창엔 힙합 마니아들의 성지 순례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곡예사가 줄에서 묘기를 부리는 듯한 속사포 랩의 기술, 빠른 속도에도 뭉개지지 않고 한국어의 파열음을 적확하게 전달하는 타격감 등에 대해 호평일색이다. 13일 엠넷 운영사 CJ ENM을 통해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한 조광일은 "지금의 랩 스킬을 갖게 된 데에는 어느 정도 재능도 있겠지만, 제게는 대부분 노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계속 갈고 닦아야 하는 것"이라고 여전히 의지를 다졌다.
"음악을 시작했던 초기에, 국어사전을 사서 처음부터 끝까지 또박또박 소리 내어 두 번을 다 읽어본 후에 랩 연습을 시작했어요. 그 노력들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광일은 작년 속사포 랩이 인상적인 '곡예사'로 주목 받았다.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으나 힙합 신은 그를 평가절하했다. 같은 해 10월 첫 정규앨범 '암순응'을 발매했지만 힙합계 안에서는 그에게 딴지를 거는 시선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쇼미10' 방송 초반에는 의기소침한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조광일은 "우승을 하기 전에도 자신감은 있었다"고 했다. 다만 "방송에서 그렇게 비춰졌던 건 혼자 집중해 있는 시간이 많았다 보니 그렇게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늘 제가 하는 음악과 무대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우주의'는 작업하면서 힘듦이 없이 재미있게 작업했고, 모든 우주의 기운이 몰린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이 곡이 잘 될 거라 확신했고 자신 있었어요. ('쇼미10' 경연에서) 특별한 전환점은 없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했고, 꾸준히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조광일은 그간 혼자서 랩을 한다는 아웃사이더 이미지가 강했다. 이제 프로듀서였던 개코 & 코트쿤스트 팀(코코팀) 그리고 신스, 아우릴고트, 안병웅, 태버 등 같은 팀원들과 연대하면서 자신의 편이 생겼다. "그동안 함께해 왔던 회사와 기존의 동료들 외에 처음으로 깊은 음악적 교감을 나눈 동료들이 생겼다는 것에 의미가 있어요. 함께하는 동안 정말 즐겁게 작업했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어요. 앞으로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된 것도 이번 코코팀을 만나게 된 후 새롭게 든 생각인 것 같아요."
"민폐 끼치는 행동이나 누군가의 비도덕적인 행동을 보면 절대 참지 못하고. 가식적인 거 싫어하고. 인터넷에 보니 INFP 특징이 고양이 좋아하는 사람 많다는 것도 있더라고요. 읽어보는데 재밌었어요. 거의 다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성격이 랩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는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인간 조광일과 래퍼 조광일이 크게 다르진 않지만, 한 사람의 모습에 여러 가지 면이 있듯이, 음악을 할 때는 평소와는 또 다른 태도로 임하는 것 같습니다." 우승한 뒤 팬이 과자를 건네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쇼미10' 방송에서 그가 과자를 좋아하는 것이 부각됐다. "과자는 저에게 소소한 행복입니다. 랩 말고 저에게 중요한 건 ‘사람’ 인 것 같아요. 가족, 친구, 동료 등 제 곁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저에겐 가장 소중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다시 제안이 온다면 답은 '아니오'. 나중에 혹시 또 어떤 시기에 제안이 올지 모르겠지만, 그때의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프로듀서 제안은, 정말 좋은 자리이지만 저에게는 과분한 자리인 것 같아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