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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우리가 알던 킹스맨은 없다…'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

등록 2021-12-21 05:00:00   최종수정 2021-12-27 10: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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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킹스맨' 세 번째 영화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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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잠깐 시간을 '킹스맨:골든서클'이 나왔던 2017년으로 돌려보자.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2015)가 성공을 거두자 매슈 본 감독은 전작에서 사망해 더이상 나올 수 없던 캐릭터 해리(콜린 퍼스)를 억지로 되살리고(물론 팬들의 염원도 있었다), 1편의 성공 기반이었던 B급 유머와 수위 높은 액션을 강화해 후속작을 선보인다. 전작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하지만 평가는 냉정했다. 흥행에 실패하진 않았으나 전작을 답습해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비판과 함께 지루하다는 혹평까지 받아야 했다.

4년 간 절치부심한 걸까. 본 감독은 '킹스맨' 영화를 확 바꿔 새로 내놨다. 킹스맨 조직의 기원을 얘기하는 '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는 본 감독 특유의 쿨함과 장난기 대신 진지한 메시지와 진중함으로 승부한다. 드라마의 속도를 늦추고 기승전결을 더 정교하게 다듬는 건 물론이고 일정 부분 감성적 요소를 가득 채워 관객을 설득한다. '킹스맨' 영화의 정체성 일부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만약 제목에 '킹스맨'이라는 단어가 없었다면 같은 시리즈 영화로 보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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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포드 공작(랄프 파인즈)은 전쟁으로 아내를 잃은 뒤 평화주의 신념을 더 키워간다. 아들을 꼭 지켜달라는 아내의 마지막 당부에 아들 콘래드(해리스 디킨슨)를 애지중지 키운 그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콘래드가 조국을 위해 참전을 선언하자 강하게 반대한다. 그래도 콘래드가 참전 의지를 굽히지 않자 옥스포드 공작은 아들이 아예 참전할 일이 없게끔 자기 가문의 조직을 동원해 전쟁을 끝낼 첩보 활동을 개시한다.

'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는 '킹스맨'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 또는 프리퀄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킹스맨' 스핀오프(spin-off) 시리즈의 첫 번째 영화다. 이 영화 원제는 'The King's Man'. 앞선 두 작품 제목인 'kingsman'과 다른 것부터가 그렇다. '퍼스트 에이전트'가 앞선 두 작품과 연출 방식이 확연히 다른 건 아마도 기존 시리즈와 앞으로 선보일 스핀오프 시리즈를 더 또렷이 구분하기 위한 조치다. 최근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의 일관된 흐름 중 하나인 IP(Intellectual Property·지식재산권)를 통한 세계관 확장이 '킹스맨'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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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메시지 전달에 꽤나 적극적이라는 점은 스핀오프 시리즈 '킹스맨'이 기존 '킹스맨'과 가장 다른 점이다. '퍼스트 에이전트'는 실제와 허구를 뒤섞으며 진지한 태도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정통 첩보물에 가깝다. 앞서 두 편의 '킹스맨'이 철저히 만들어낸 스토리를 코믹한 분위기로 끌어가는 혼종이었던 것과 상반된다. 이번 영화는 1차 세계대전과 그 중심에 있던 실존 인물을 적극 내보이며 그 안에서 킹스맨 조직이 세계 평화를 유지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관해 애기한다. 라스푸틴·레닌 등 실제 역사 속 인물을 등장시키고, 반전(反戰) 메시지를 노골적이고 일관되게 드러내보인다.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이 달라졌으니 액션도 변했다. 기존 본 감독 영화에 일관되게 보여진 '장난식 난도질 액션'은 이 영화에 없다. 물론 라스푸틴이 등장하는 액션 시퀀스나 영화 마지막 액션 장면엔 일정 부분 코믹한 요소가 있지만, '퍼스트 에이전트'의 액션은 정공법에 가깝다. 영국군과 독일군이 참호전을 벌이는 장면은 영화 '1917'의 일부 시퀀스가 떠오를 정도로 클래식하다. 시대적 배경 때문에 최첨단 무기보다는 칼을 들고 싸우는 장면이 많다는 점은 이 영화를 화려하기보다는 우아하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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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달라진 '킹스맨'을 관객이 얼마나 수긍할 수 있느냐다. 기존에 이 시리즈 영화를 본 적 없는 관객이라면 아무래도 상관 없겠지만, 기존에 '킹스맨'을 알던 관객은 '이건 킹스맨이 아니다'라고 반응할 가능성도 커보인다. 새롭고 강렬하기보다는 익숙하고 안정적인 연출은 기존 '킹스맨' 팬에게 뿐만 아니라 대부분 관객에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주연을 맡은 랄프 파인즈가 뛰어난 배우이긴 해도 콜린 퍼스만큼 인지도가 높진 않고, 그만큼 멋지지 않다는 점도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완벽하게 차려입은 멋쟁이 신사가 난봉꾼처럼 싸우는 게 '킹스맨'의 매력이었으니까.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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