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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RM이 좋아하는 '달항아리' 작가...권대섭 첫 소품전

등록 2021-12-26 05:01:00   최종수정 2022-01-03 09: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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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부산 해운대 조현화랑에서 개인전
문방사우·주병·제기·항아리등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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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대섭 개인전. 달항아리. 사진=조현화랑 제공.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방탄소년단 RM이 끌아안고 좋아하던 '달항아리'는 도예가 권대섭의 작품. 무구한 달항아리처럼 조용히 작업하던 그였지만 RM의 애정에 '권대섭 항아리'가 미술계에 쑥 치고 들어왔다. 그동안 '조선 달항아리'의 아우라에 심취했지만 31억 원까지 치솟은 몸값에 엄두를 못내고 있을때 '권대섭의 달항아리'가 둥실 떠올랐다. 2018년 10월 세계적인 경매사인 크리스티 런던에서 그의 달항아리가 52500 파운드에 낙찰(한화 약 9700만원)된 이력은 그를 최고의 '달항아리 작가'로 등극시키는데 충분했다. 지난해 7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는 추정가 2000만~4700만원에 나와 한화 약 5000만 원에 낙찰된바 있다.

'없어서 못 판다'는 소문까지 날 정도로 인기였지만, 그 말은 사실이었다. 그의 달항아리는 공장에서 뚝딱 만들어지는 항아리가 아니고 '불의 미학'으로 나오는 '운수 좋은 날'에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 장작가마를 고집하는 권대섭은 조수도 없이 혼자 '불'과 시간과 자연에 순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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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RM이 권대섭 작가의 달항아리를 껴안고 있는 모습.(방탄소년단 공식 SNS 캡처)

지난해 박여숙 화랑에서 연 전시에서 그는 "기대에 미치지 않는 항아리를 버리는데 주저함이 없다"고 했다. "좋은 작품을 가마에서 꺼낼 때는 즐거움을 느끼고 말을 거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는 그는 "내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면 부수어 버린다"고 했다. 그래서 보통 1년에 겨우 6점의 백자 항아리를 완성작으로 빚어 낸다고 한다.

그의 '달항아리'는 현대적인 감각으로 구현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높이가 45cm를 넘는 강건한 항아리로 중국과 일본의 도자기 중에는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한국의 도자 작품으로 꼽혀 국내외 유수의 미술관들이 사들였다. 미국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멕시코 국립 박물관, 러시아 국립 박물관, 방글라데시 국립 박물관, 삼성 리움 미술관, 호림박물관, 민속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다.

작가 권대섭이 부산에서 올해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다. 부산 해운대 조현화랑에서 두번째 개인전을 펼친다. 작가의 첫 소품 전시회로 문방사우를 비롯하여 주병, 제기, 항아리등을 선보인다. 권대섭은 올해 1월 조현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백자항아리 11점을 선보여 부산 미술애호가들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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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도예가 권대섭 개인전. 조현화랑 전시 전경. 사진=조현화랑 제공.


이번 전시의 주인공은 대형 백자들보다 소품들이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데 필요한 문방사우(文房四友), 술자리를 위한 주병(酒甁), 사발과 작은 항아리까지 다채로운 형태의 자기들이 첫 선을 보인다.

문방사우는 종이, 붓, 먹, 벼루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 필요한 4개의 벗을 칭한다. 권대섭은 이들을 보조하는 붓통, 연적, 문진 등을 자기를 빚듯 제작했다.

또한 술을 담았던 주병도 하단의 볼록한 아랫부분과 상단의 주둥이까지 비례가 아름답게 꾸며졌다. 표면은 매끄러운 곡선 혹은 각병으로 제작되어 단순함 속에 다채로움이 있다. 전체적으로 손바닥보다 작은 작품부터 50cm가 넘는 자기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소품들의 경우 좋은 재료를 엄선하는 것은 물론 백토의 성질을 이해하고 가소성을 찾아 변형하고 꾸미는 세밀한 작업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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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대섭 개인전. 조현화랑 전시 전경. 사진[조현화랑 제공.


작가는 "작은 것은 작은 것대로 그 맛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테면 크기가 큰 벽시계보다 손목시계에서 더 높은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것과 같다. 비록 이제는 실용품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그 형태와 미감 안에 고매한 선비의 정신이 담겨있다. 형태가 제각각인 소품들 하나하나가 순박해 보이면서도 세련되고 안정감이 있다. 전시는 2022년 1월 1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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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도예가 권대섭. 사진=조현화랑 제공.


◆도예가 권대섭은?

40년이 넘는 시간동안 도예 작업에 매진해 왔다. 1952년 서울에서 태어나 1978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우연히 인사동에서 백자를 본뒤 1979년부터 5년간 일본 규슈 오가사와라 도예몬에서 도자를 배웠다. 1995년 덕원미술관에서 국내 첫 전시를 열었다. 이후 서미앤투스 갤러리 (2009~2014), 악셀 베르보르트 갤러리(2015,2018 벨기에) 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1998년 한국예술평론가협회 최우수 예술인으로 선정됐고, 2021년 백자의 아름다움과 우수함을 세계에 알린 역할과 중요성을 인정받아 ‘화관 문화훈장’을 수상했다. 하지만 작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했다. 흙과 자기를 다루는 일은 40년을 반복하면서도 매번 다르다. 어쩌면 그것이 작품 활동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1979년 일본 오가사와라 도예몬에서 수학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광주에 가마를 지은 후 광주에서 작업하고 있다. 권대섭의 대표작품인 ‘달항아리’ 백자는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사이 조선왕조에서 왕성하게 제작된 자기다. 조선중기 이전에는 궁중해서 실용적으로 사용했으나 조선후기를 지나고 현재까지는 실용적 목적보다는 장식으로, 작품으로 인정받게 된다. 권대섭의 백자는 설백색이라 칭하는 우윳빛의 원형이 매력을 뽐낸다. 입자가 곱고 불순물이 완전히 제거된 질 좋은 고령토를 사용하여 최고의 원재료를 고집한다. 조선시대 왕실 도자기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기운까지도 계승하기 위한 노력을 마다하지 않았다. 자기의 재료와 형태, 제작과정에 대한 독자적인 연구는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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