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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소망 '금주' 어때요…술 끊자 찾아온 놀라운 인생

등록 2022-01-04 09:28:48   최종수정 2022-01-10 09: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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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금주 다이어리'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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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책 '금주 다이어리' (사진 = 복복서가) 2022.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고 혼자 술을 마시는 애주가들이 급증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저 고립의 무료함을 이기기 위해 시작한 혼술이 어느새 습관이 되고 급기야 알코올의존증으로까지 발전하는 것은 이제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됐다.

2022년 새해, 술을 끊거나 줄이겠다고 결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런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현명한 친구와도 같은 책이 출간됐다.

'금주 다이어리'(복복서가) 저자 클레어 풀리는 케임브리지 대학을 나와 30세에 광고회사의 임원으로 승진해 승승장구하다가 세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퇴직 후 전업주부가 된다. 그러나 어느새 어이들을 학교에 보낸 뒤 머그컵에 와인을 부어 몰래 마시는 혼술족이 된 자신을 발견한다.

체중을 불었고, 자신감은 떨어졌으며, 혼자 술을 마실 수 있도록 아이들이 얼른 잠들기만 기다리는 엄마가 된 풀리는 오랫동안 자신과 함께해온 알코올이라는 '나쁜 친구'를 떠나보내기로 결심한다.

'음주 문제'를 인정하기도, 드러내놓기도 두려웠던 풀리는 외부에 도움을 청하는 대신 블로그를 시작한다. '엄마는 맨정신'이라는 가명으로 '엄마는 남몰래 술을 마셨다'는 블로그를 개설한 후 술 없이 버텨야 하는 육아의 고단함과 무료함, 정체 모를 불안감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자신은 결코 '중독'일 리가 없으며 술에 '열정적인' 사람이라고 눙치면서도 면밀한 조사를 통해 발견한 금주 단계에 따른 의학적, 체계적 대처법들을 하나하나 자신에게 적용해보고 그 경과를 낱낱이 공유했다.

처음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던 블로그는 서서히 같은 고민을 하는 전세계 독자들의 소통의 장이 된다. '금주 동지'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를 지지하는 이 온라인 커뮤니티의 도움으로 풀리는 여러 번에 걸친 위기를 극복한다.

그렇게 '한 번에 하루씩'을 모토로 금단증상과 싸워나가던 풀리는 어느새 술에 빠지기 전의 자기 모습을 하나둘 되찾게 된다. 그러나 일견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하던 금주 일기는 저자가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서 위기를 맞는다.

풀리는 술을 통해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충동 속 알코올의 유혹에 무릎 꿇지 않고 더 결연하게 금주의 여정을 지속해 나간다. 금주를 하며 구축해왔던 새로운 습관, 관계, 자신으로부터 유방암이라는 또다른 시련을 이겨낼 자원을 얻는다.

'금주 다이어리'는 단지 술을 끊는 방법을 알려주고 금단증상의 괴로움을 공유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애초에 알코올에 의존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경력 단절로 인한 정체성의 상실, 미래에 대한 불안 등에서 비롯됐음을 통찰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풀리는 "현재는 술에 대해 거의 생각을 안 한다. 하지만 술을 마셨던 시절을 회상할 때는 있다"며 "되돌아가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럼 위험을 감수하기엔 지금의 내 삶이 너무도 행복하다"고 전했다.

금주 후 좋은 점으로는 '자유'를 꼽았다. 그는 "더이상 술 생각을 하지 않아도 돼서 진짜 좋다. 시간도 많아지고 머릿속에 공간도 많이 생겼다"며 "책을 출간하고 테드 강연도 했다. 술을 마시고 있었다면 이 모든 일을 할 만한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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