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검사 출신 대통령, '공정·상식의 나라' 재건
檢총장 사퇴 1년 만에 대권 직행 성공'비정치인' 최초…정치 관련 경험 전무서울 태생·뿌리 충청…9수후 검사임관국정원 수사하다 "사람에 충성 안해"박영수 특검서 중앙지검장·총장 직행조국·울산 수사…정권과 대립끝 사퇴적폐수사 발언에 文, 사과요구하기도설화 다수…준비부족 비판 불식 필요인수위원회 安과 공동으로 구성할듯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10일 당선이 확정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헌정사 최초의 검사 출신 대통령이다. 지난해 3월 검찰총장을 사퇴하기까지 26년간 검찰에서만 일했다. 더욱이 정치 입문 9개월만에 대권을 거머쥐었다. 윤 당선인의 최대 국정목표는 공정과 상식을 되찾아 자유와 법치를 다시 세우겠다는 것이다. 그는 선거 기간 내내 "정의와 공정의 상식의 가치를 되찾겠다.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개혁을 이뤄내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그가 국정운영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던 만큼 정권 인수위원회를 통해 국정 비전과 정책을 가다듬어 국정 운영의 안정감을 마련해야 하는 게 최대 과제로 꼽힌다. 윤 당선인이 인수위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가 향후 5년 국정 운영을 좌우할 관건이 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이 인수위를 통해 '정치 문외한', '검찰 공화국'이라는 우려를 씻어내고 성공적인 국정 첫발을 뗄지 주목된다. 윤 당선인은 초유의 '비정치인' 대통령이기도 하다. 노태우·김영삼·김대중·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의원과 당대표를 거쳤고,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도 국회의원과 장관·광역단체장을 지낸 뒤 대통령에 올랐다. '검사 26년' 경력도 이례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변호사로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다가 정치에 입문했다. 끝내 대권을 잡지 못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법관까지 지낸 판사 출신이지만, 이 전 총재는 법복을 벗은 뒤 국무총리와 당대표를 거쳤다. ◆충청 뿌리…"사람에 충성 않는다"로 명성 1960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태어났다.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충남 논산 출신이라 충청권 주자로 분류된다. 외가는 강원 강릉이다.
1979년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1980년 5월 교내 모의재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한다. '9수' 끝에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가 됐다. 김대중 정부 박희원, 노무현 정부 안희정·강금원과 정몽구 등을 수사하며 이름을 알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던 2012년 52세에 김건희씨와 결혼했다. 2013년 4월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서 상부 반대에도 국정원을 압수수색하고 직원을 체포했다.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이 일로 징계를 받고 대구고검과 대전고검을 오갔다. 2016년 12월 '국정농단 사태' 박영수 특검팀 수사팀장이 됐다. 삼성 뇌물 의혹을 맡아 이재용 부회장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구속했다.
◆'적폐수사' 총괄…조국 수사부터 대립각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올랐다. 이명박 전 대통령 조사를 지휘한 뒤 구속영장 청구를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에게 건의했다. 2019년 '사법농단' 수사 끝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을 기소했다. 2019년 6월 검찰총장에 지명됐다. 청와대는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인사를 설명했다. 인사청문회에서 '적폐수사'를 두고 여야 격론이 오갔고, 야당은 보고서 채택을 거부했으나 문 대통령은 임명을 재가했다. 8월 조국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검찰은 입시비리 의혹 등 수사에 착수해 정경심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11월에는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 청와대 관련 수사를 시작했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검찰 인사와 수사지휘권·징계권 행사로 윤 총장을 압박했다. 윤 총장은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허울을 쓴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것"이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내고 사퇴했다. ◆文, '적폐수사, 해야죠'에 분노…尹은 "부패척결" 여권에서는 윤 당선인의 야권 정치행보가 문 대통령에 대한 배신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일종의 발탁 은혜를 입었는데, 이를 배신하고 야당 대선후보가 된다는 것은 도의상 맞지 않다"며 "이회창씨는 YS를 배신하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2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 질문에 "해야죠"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이라며 사과를 요구하면서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전국 각지 유세에서 "부정부패 척결이 경제 번영의 전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로 '대장동' 의혹을 언급했으나, "정권이 공직과 이권을 나눠먹었다"고도 강조했다. ◆잇단 설화로 불안정 이미지…인수위 첫단추 관건 전격 입당 이후 정진석·권성동 의원 등을 주축으로 한 당내 그룹이 형성됐다. 선거 과정에서 이준석 대표·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등과 수차례 갈등했으나, 이 대표와 화해하면서 대선 후반전을 무난하게 운영했다. 잦은 설화로 스스로 위기를 부르기도 했다. "손발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히틀러·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들" 등 거친 언행으로 물의를 빚었고,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쿠데타와 5·18을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발언의 여진은 아직도 남았다. 민주당 후보 이재명 전 경기지사와 배우자 의혹, '대장동 몸통' 논쟁 등으로 난전을 벌여 '진흙탕 대선'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단일화를 이루며 인수위 공동구성에 합의했다. 대권을 거머쥔 윤 당선인의 첫 과제는 '정치 문외한' 우려를 불식시킬 안정감 있는 출발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60년 서울 서대문구 ▲충암고 ▲서울대 법학과 ▲사법시험 33회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팀장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제20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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