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빚폭탄 터지나②] 치솟는 금리...이자 부담 '눈덩이'

[서울=뉴시스]이주혜 류난영 기자 =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자영업자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빅스텝'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은행채 등도 함께 오르고 있다. 시장금리를 지표로 하는 대출금리도 덩달아 치솟는 추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출 금리의 지표가 되는 채권 금리는 연일 급등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급격히 바뀐 데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시장 금리가 하루가 멀다 하고 연중 최고기록을 다시 세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변동금리 대출의 지표 금리인 은행채 3개월물 금리는 1.5%를 넘어섰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인 지난해 10월 1.0%를 돌파한 후 상승세를 지속했다. 3월29일 1.574%로 2019년 7월18일(1.575%) 이후 2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정금리 대출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도 3%를 돌파했다. 은행채 5년물은 지난달 28일 3.229%로 2014년 7월9일(3.038%) 이후 7년8개월 만에 처음으로 3%를 넘었다. 

국채금리 역시 급등하고 있다. 8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082%포인트 상승한 2.987%를 기록했다. 6일(2.941%) 기록한 연중 최고 기록을 다시 뛰어넘었다. 이는 2013년 12월12일(3.006%) 이후 8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채 3년물은 장중 2.999%까지 오르면서 3% 돌파를 시도했다.
 
국채 5년물은 0.070%포인트 상승한 3.116%를 기록했다. 지난 6일 기록한 연중 최고 기록(3.097%)을 넘어섰다. 2014년 5월 13일(3.121%) 이후 7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채 10년물 금리도 전장보다 0.041%포인트 상승한 3.169%로 6일(3.129%) 기록한 연중 최고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2014년 6월30일(3.70%) 이후 7년10개월 만에 가장 높다. 20년물 역시 0.004%포인트 상승한 3.135%로 7일(3.131%) 기록한 연중 최고기록을 넘었다. 2014년 9월23일(3.141%) 이후 가장 높았다. 국채 금리는 전 구간 상승세를 보였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한 차례 이상 0.5%포인트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정치권의 추가경정예산(추경) 관련 이슈까지 맞물리면서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시장 금리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자영업자의 대출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는 자영업자 및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도 오르는 추세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월 기준 '예금은행 금리수준별 중소기업 대출비중(신규 취급액 기준)'에서 4~5% 미만 대출 비중은 18.4%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5.7%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반면 3% 미만 대출 비중은 22.9%로 1년 전의 70.3%에 비해 크게 줄었다.

가계대출 금리도 오름세다. 8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4.35~6.26%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 최고 금리가 연 6.01%로 6%선을 돌파한 데 이어 열흘 만에 0.25%포인트 더 뛰었다. 대출금리가 금융채를 기준으로 삼아 시장금리의 상승 영향을 시시각각 받기 때문이다.

생계자금 조달처인 신용대출 금리도 계속 오르고 있다. 8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3.445~5.03%로 나타났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2월 기준 5대 은행의 1~2등급 고신용자 신용대출 금리 범위는 3.52~4.08%였다. 약 한 달 사이 금리 상단이 1%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은행 관계자는 "금리 산정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가계대출 금리와 기업대출 금리를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전반적인 금리 상승 추세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각 산업에 대한 전망이나 업종, 기업별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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