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이냐 출근이냐③]"따로 또 같은" 제조업과 ICT…중소벤처 '온도차'
제조업 "현장 인력 충당도 시급…엄두 못내"ICT 기반 중소벤처, 새로운 근무 도입 '적극'"대중소 복지격차 해소 위해 지원강화 필요"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코로나 이후 '뉴노멀'이 진행되면서 기업의 근무지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지만, 중소벤처업계에서는 업종에 따라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생산현장 중심의 제조업의 경우 여력이 없는 실정이지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은 인재 확보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는 분위기다. 대·중소기업간의 복지 격차를 해소하고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인프라를 적극 확충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15일 중소벤처업계에 따르면 '재택근무' 도입 관련 전통적인 제조업과 ICT 기반의 신사업 영위 기업 간 온도차는 뚜렷하다. 중소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근로자(339만4000명·19.5%)가 종사하는 제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근무 방식을 유연하게 가져가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남의 한 뿌리기업 관계자는 "당사의 경우 현장직과 사무직 비율이 9 대 1 정도로 현장 근무 위주로 운영되고 있기에 재택근무는 특별히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주52시간제 도입으로 3교대, 3조2교대 등으로 돌려가며 부족한 인원을 충당하는 것이 한층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한 스마트공장 구축 기업 관계자는 "최근 중소제조기업 30여곳을 만나봤지만 재택근무를 고려하고 있다는 말은 어느 곳에서도 들어보지 못했다"며 "공장이 스마트화 하더라도 안전 문제가 있기에 현장 인력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반면 벤처·스타트업계에서는 '100% 재택근무', '원격근무' 등 새로운 시도가 빈번하게 관측된다. 육아 라이프스타일 스타트업 코니바이에린은 본사 사옥도 없이 100% 재택근무로 운영한다. 해외·지방 등 거주지 제약 없이 어디서든 근무가 가능하다. 건강기능식품 구독 서비스 기업 모노랩스도 회사 설립부터 유연 근무제를 도입했고,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원격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재택근무 환경이 여의치 않은 직원들을 위해 카페 이용 시 음료 비용, 공간 대여 비용 등도 지원한다. 다만 제조업에서도 생산현장 필수 직무 외 도입 시도는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들의 재택근무 관련 노사간 협의·IT 기반 조성 등을 돕는 고용노동부의 '재택근무 종합 컨설팅'에 참여한 400개 기업 가운데 117개 기업은 제조업으로 조사됐다. 컨설팅 이후 진행 기업의 96.5%는 '도입을 검토한다'(전부 활용·일부 활용·논의)고 답해 재택근무의 효율성 향상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제조업에서는 사실상 여력이 충분하지 않지만, ICT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유연한 근무방식이 적극 검토되고 있는 것 같다"며 "기업의 생산성은 근로자들이 만들어내는 것이기에 우수 인적 자원들이 중소기업에 와서 일하고, 또 오래 근무하도록 하기 위한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연구위원은 또 "꼭 재택근무가 아니더라도 대·중소기업 간 복지격차 해소를 위해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대한상의에서 운영하는 중소기업 복지플랫폼이나 지방에 있는 대기업·기관의 연수시설을 중소기업 근로자의 숙박 등 편의시설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