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尹風'에…여당 내 '친윤' 세 확장 가속화
국민의힘, '윤석열 마케팅' 앞세운 선거전략 주효'친윤계' 필두로 당내 장악력 키울 공산 커져2년 후 총선 앞두고 의원들 '줄서기' 가속화될 수도안철수, 홍준표 등 잠룡들, 친윤계 견제 여부 관심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후 불과 3주 만에 열린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과반 이상의 낙승을 거둔 배경에는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용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주자는 민심이 작동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22일 만에 치러지는 탓에 민심이 정권견제론 대신 국정안정론을 택한 것은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심리 속에 치러진 '허니문 선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4년 전 압승을 거뒀던 민주당이 이번에 대참패로 이어졌다. 권성동 원내대표, 장제원 의원 등 '친윤계'가 당내 장악력을 키울 공산이 커졌다.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민주당의 '이재명당'과 같이 국민의힘을 윤석열 중심으로 재편하지 않았지만, 탄핵 5년 만에 지방권력 교체를 이뤄낸 만큼 친윤계로서는 지금이 결집의 깃발을 들어 올리기에 적절한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 사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전까지만 해도 역대 대통령의 평균치에 못 미치는 수준을 나타내자,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이 지방선거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곧바로 청와대 개방, 한미정상회담, 추경안 집행 등 상대적으로 여당에 유리한 국면이 전개되면서 선거운동 기간 동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점차 상승 추세를 이어가면서 지방선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지지는 국민의힘 후보 지지로 이어졌고, 여당의 지방선거 압승을 이끌어가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번 지방선거를 두고 대선 연장전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팽팽한 진영 대결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간 것도 대선에서 승리한 정당을 지방선거에서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실용적인 투표 성향과도 맞닿아있다. 신구 권력의 교체기란 시기성도 투표에 영향을 미쳤지만, 대다수 유권자들이 집권여당에 '줄투표'하면서 대선에 이어 지선도 국민의힘이 석권하는 승자독식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국민의힘의 선거전략이 선거 내내 윤석열 마케팅에 초점이 맞춰졌던 것도 '윤심(尹心)'의 영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지역별 대선공약과 예산폭탄을 앞세워 여당 지지를 호소한 것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윤석열 바람'에 내재된 폭발력을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윤석열 마케팅과 여당 프리미엄을 내세워 국민의힘이 6·1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만큼 당내 권력구도는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세력 확장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제원, 권성동, 윤한홍 의원 등 원조 '윤핵관'과 함께 윤석열 정부 첫 내각에 입성한 권영세, 원희룡 등이 '신주류'에 편입돼 친윤계의 외연확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장제원, 권성동, 윤한홍 의원 등 이른바 '윤핵관'들이 추후 당 지도부를 장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미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윤심(尹心)'의 영향력이 확인된 바 있다. 당시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두고 당 안팎에선 '윤핵관(권성동)이 비핵관(조해진)을 눌렀다'는 얘기가 많았다. 친윤계 존재감은 2년 후 총선을 앞두고 갈수록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번 지방선거 공천을 총괄하는 공천관리위원장도 친윤계에 속하는 정진석 의원이 맡았다. 김은혜, 김영환, 주기환 등 일부 후보들은 '윤심'을 등에 업고 당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거나 전략공천을 받는 등 일종의 프리미엄을 얻었던 만큼 총선이 다가올수록 국민의힘 의원들의 친윤계를 향한 '줄서기'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탄핵 이후 계파 구도가 옅어졌던 국민의힘이 기존 친이, 친박에 이어 친윤계가 보수정당의 계파 명맥을 잇게 될 수 있다. 반대로 비관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위 '윤핵관'들이 당내 영향력을 키우려 할 수록 당 한편에선 친윤계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동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윤심을 두고 당내에서 적잖게 잡음이 흘러나온 바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경기도지사 경선애서 패배하자 "윤석열 당선자와의 대결에서 졌다. 자객의 칼에 맞았지만, 장수가 전쟁터에서 쓰러진 건 영광"이라는 글을 남기고 사실상 경선 불복을 선언, 이후 선거기간 내내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와의 원팀을 연출하지 않았다.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선 김진태 후보도 경선 상대인 윤석열 캠프 출신 황상무 예비후보에 밀려 컷오프되자, 이에 반발하며 단식투쟁도 불사한 끝에 공천권을 따낸 바 있다.
차기 잠룡들의 움직임도 친윤계의 당내 세력 확장과 맞물려 어떤 결과로 나올지 주목된다. 현재까지 친윤계에서는 독보적인 차기 대권주자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부의장인 정진석 의원 등이 자주 거론되는 정도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홍준표, 오세훈 등 이른바 비윤(非尹·비윤석열)계 잠룡들이 차기 대권을 노리고 물밑에서 당내 세력화에 나설 경우 친윤계 견제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 친윤계가 세력 확장에 나설 경우 이준석 당대표와의 상호공존 문제가 다시 재연될 수 있다는 점도 당내 권력구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