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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2.0 시대②] '인간 뇌' 따라잡겠다…사활 건 패권 경쟁

등록 2022-06-12 08:30:00   최종수정 2022-06-20 10: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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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초거대 AI 개발 경쟁 격화

초거대 AI 성능 결정 '파라미터' 규모 두고 접전

머스크의 오픈AI, 구글, MS, 엔비디아 등 선점 경쟁

네이버, 카카오, SK, LG, KT 등 국내 기업들도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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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파라미터 수가 최대 조(兆) 단위를 넘는 초거대 인공지능 AI 시장 선점을 두고 글로벌 패건 경쟁이 한창이다. 대규모 데이터 학습을 바탕으로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초거대 AI가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초거대 AI 성능을 결정짓는 것으로 알려진 '파라미터'를 누가 더 확보하는냐를 두고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 파라미터는 AI가 딥러닝을 통해 학습한 데이터가 저장되는 곳을 말한다. 인간의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GPT-3를 개발한 오픈AI는 오는 2030년께 파라미터가 100조개에 달하는 GPT-4를 공개할 예정이다. 평균 100조개의 시냅스가 있는 인간 뇌와 견줄 수 있는 규모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인 것이다.

구글은 지난 2월 파라미터 수가 최대 1조6000억개에 달하는 초거대 AI '스위치 트랜스포머'를 공개했다. 자연어처리(NLP)를 넘어서 컴퓨터 비전, 약물 발견 등 전 산업에서 활용돼 혁신을 가속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는 지난해 10월 파라미터 5300억개 규모의 언어 모델 'MT-NLG'를 공개했다. 독해는 물론 상식 추론에서도 가장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는 주장이다.

중국의 추격전도 만만치 않다. 중국 베이징인공지능연구원(BAAI)은 지난해 6월 1조7500억개의 파라미터를 갖춘 딥러닝 모델 우다오2.0으로 가상인간 '화즈빙'을 구현했다. 화즈빙은 중국 전통 문체로 시를 지을 수 있으며, 그림을 그리거나 작곡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카카오, SK, LG, KT 등 국내 기업들도 기술개발 경쟁에 적극 가세하고 있다.

◆네이버, 작년 5월 '하이퍼클로바' 출시로 국내 초거대 AI 경쟁 신호탄 쏴

네이버는 지난해 5월 '하이퍼클로바'를 선보이며 국내 초거대 AI 경쟁에 가장 먼저 출발선을 끊었다. 네이버는 블로그 9년치, 뉴스 50년치 등 수천만이 이용하는 서비스에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어 어느 기업보다 빨리 독자적으로 초거대 AI를 구축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성능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하이퍼클로바의 파라미터(=매개변수)는 2040억개로 초거대 AI의 기준이 되는 미국의 'GPT-3'의 파라미터 규모(1750억개)를 뛰어넘는다. 특히 영어 중심의 GPT-3와 달리 한국어에 최적화됐다. 하이퍼클로바가 공부한 공부한 한국어 데이터는 GPT-3의 6500배에 이른다.

또한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를 쇼핑, 검색, 음성인식 등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해 고도화하며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이제 텍스트 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음성 등을 같이 이해할 수 있는 '멀티모달' 수준으로 하이퍼클로바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초거대 멀티모달 AI'는 인간처럼 종합적 추론이 가능한 초거대 AI가 더 진화한 형태다. 시청각을 포함한 다양한 감각기관을 통해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까지 이해하는 기능을 갖춘 AI를 지칭한다.

아울러 네이버가 지난 2017년 네이버랩스유럽 설립을 시작으로 구축하기 시작한 아시아·유럽·북미를 잇는 '글로벌 AI 연구개발(R&D) 벨트'는 그 뒷받침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 글자 입력하면 AI가 이미지 제작…멀티모달 선도

카카오는 2017년 2월 AI 연구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머신러닝 방법론, 로보틱스, 강화학습, 자연어 처리, 음성 인식 및 합성, 의료진단 등 다양한 분야의 AI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한국어 특화 AI 언어모델 '코지피티'(KoGPT)를 세계 최대 오픈소스 커뮤니티 '깃허브'에 공개했다. 코지피티는 카카오브레인의 'GPT-3'의 한국어 특화 버전이다.

이어 한달 뒤에는 코지피티의 파라미터를 60억개에서 300억개로 규모를 늘렸으며 동시에 텍스트로 명령어를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초거대 멀티모달 AI '민달리'도 공개했다.

지난 4월에는 카카오브레인이 입력된 영어 텍스트를 이해하고 대응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새 초거대 AI 모델 'RQ-트랜스포머'(Transformer)도 내놓았다. RQ-트랜스포머는 카카오브레인만의 독자 기술로 개발됐으며 39억개의 파라미터로 구성됐다. 공개된 이미지 생성 모델 중 국내 최대 크기의 이미지 생성 모델이라고 카카오브레인은 강조했다.

카카오가 영원한 맞수 네이버보다 초거대 AI 출시 시작은 늦었지만 멀티모달 부문에서는 더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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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14일 설립 1주년을 맞아 온라인으로 진행한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초거대 AI '엑사원'을 공개하고, 주요 연구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 제공) 2021.12.14

◆LG, '엑사온' 제조·금융 등 '상위 1% 수준의 전문가 AI'로 육성 목표

LG는 지난해 초거대 AI 개발에 1100억원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사업 구상에 따라 전사적 역량 투입을 직접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LG는 LG AI 연구소 설립 1년 만인 작년 12월 3000억개 파라미터의 초거대 AI '엑사원'을 공개했다. 작년 5월부터 연구를 시작해 13억→ 130억→ 390억→ 1750 →3000억개까지 빠르게 키웠다. 현재 국내 최대 파라미터 규모의 초거대 AI 모델이다.

엑사원은 원어민 수준으로 한국어와 영어를 이해한다. 또 언어뿐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의사소통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다룰 수 있는 멀티 모달리티 능력도 갖췄다.

LG AI 연구원은 엑사온을 제조, 연구, 교육, 금융 등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상위 1% 전문가 수준의 AI'로 활약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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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SKT는 국립국어원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국립국어원의 언어 정보를 활용하여 한국어에 최적화된 차세대 인공지능(AI) 언어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SKT 데이비스 에릭 하트먼 언어 슈퍼인텔리전스 랩스장(왼쪽)과 국립국어원 정희원 어문연구실장이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2021.04.07

◆SK텔레콤, 한국어 AI 언어 모델 결정판 내놓겠다

SK텔레콤은 작년 4월부터 국립국어원과 한국어에 최적화된 초거대 AI 'GLM'(한국어 범용 언어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 중이다. GLM이 목표로 하는 파라미터는 수는 1500억개다.

SK텔레콤은 GLM이 한국어 AI 언어 모델의 결정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어로도 언어 관련 문제풀이, 글짓기, 번역 및 주어진 문장에 따라 간단한 코딩을 수행하는 기능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일상의 감성대화, 다양한 업종의 고객센터 대화뿐 아니라 시사, 문학, 역사,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의 언어 활동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SK텔레콤은 2018년부터 AI 언어모델을 개발해 왔으며, 2019년 'KoBERT'를 개발해 챗봇 등에 활용하고 있다. 작년 4월에는 KoGPT-2를 개발 완료해 챗봇의 대화를 보다 자연스럽게 발전시켰다.

실제 지난달에는 GPT-3를 바탕으로 이용자와 음성·문자 대화를 하는 3D 캐릭터 형태의 AI 서비스 앱 '에이닷'의 베타 서비스를 선보였다. 명령에 답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와 대화를 이어가며 취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대응해 준다.

이어 지난해 5월에는 SK텔레콤 산하에 초거대 AI 테스크포스인 '아폴로'를 설치하며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지난 2월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직을 맡아 AI 사업을 직접 챙기는 등 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KT, 연내 공감하는 초거대 AI 개발 목표

KT는 지난달 초거대 AI에 기반해 자사의 모든 AI 서비스를 발전시키겠다는 'KT AI 2.0' 비전을 공개하면서 "공감 능력을 갖춘 최초의 AI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초거대 AI를 통해 단순히 이성적이고 똑똑한 AI를 넘어 감성적인 AI를 만들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KT의 초거대 AI 파라미터 목표 수는 2000억개다.

KT는 국내 최대 AI 연구 협력체 'AI 원팀'도 이끌고 있다. AI 원팀에는 KT 외에 현대중공업그룹, LG전자, 한국투자증권, 동원그룹, 우리은행, GO(옛 녹십자홀딩스), 카이스트, 한양대, 성균관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어떤 시너지를 이끌어낼 지 주목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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