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떠나나③]은행 고금리 상품으로 이탈
증시자금 이탈하나…예탁금 반년만에 최저투자수익률 저하, 금리인상에 '역머니무브'"헷지할 수 있는 실물자산에 투자해야"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올들어 국내 주식시장의 오름세가 주춤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대기자금을 보여주는 예탁금이 약 반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예적금 잔액은 증가하는 등 증시에서 은행권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머니무브'가 나타나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 거래일인 지난달 31일 장내 파생상품 거래 예수금을 제외한 투자자 예탁금은 57조5671억원을 기록했다. 전일(58억3479원)대비 1.33% 감소했다. 예탁금은 지난 17일 60조5076억원을 기록한 뒤 감소세다. 예탁금은 약간의 부침은 있었지만 올초 75조원대를 육박했던 예탁금은 대체로 줄어드는 분위기다. 지난 3월10일에는 63조1371억원, 2월24일에는 65조2733억원, 2월3일에는 68조7098억원, 1월28일에는 70조3447억원, 1월17일에는 74조2589억원 등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 1월19~20일 일시적으로 53~54조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예탁금은 지난 30일 올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즉 지난 1월20일 이후인 약 반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셈이다. 미국의 긴축정책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한국은행의 연이은 인상 등으로 현금 등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짙어지면서 '머니무브'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이에 역대 최저금리 시대에 증시로 몰렸던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코스피는 올들어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 3000선이 붕괴된 뒤 현재 2600대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달부터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Fed)가 예고한 대차대조표 축소가 시작됐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소 0.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정책에 돌입한 만큼 '머니무브'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충격이 지정학적 갈등과 공급망 충격이 확대되고 있다"며 "교역량 위축에 따른 성장 둔화와 고물가와 고금리, 정책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투자 기대수익률이 저하되고 지역과 국가 사이 차별화가 심화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증시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실물자산이나 금리가 오르는 만큼 오히려 은행권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면서 시중은행도 잇달아 수신금리를 높이고 있다. 주식과 암호화폐 시장이 약세를 지속하는 와중에 금리 인상기를 맞아 시중에 풀린 풍부한 유동자금이 은행으로 빠르게 유입되는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712조17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말 696조5990억원에서 한 달 새 15조5740억원 불어난 규모다. 이 기간 정기 예금은 660조6399억원에서 675조3495억원으로 14조7096억원 증가했다. 정기 적금은 35조9591억원에서 36조8235억원으로 8644억원 늘었다.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를 맞아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역(逆)머니 무브' 현상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윤 센터장은 "요즘 같은 금리 인상기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성장을 담보하는 금융자산에 비해 인플레이션을 헷지(위험회피)할 수 있는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낫다"며 "달러 자산의 투자 비중을 늘리고 에너지와 안보를 비롯한 전략 자원의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