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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전 '마누라·자식 빼고 다' 그날…이재용, 新경영메시지 나오나(종합)

등록 2022-06-07 15:02:50   최종수정 2022-06-14 09: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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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출장 후 6개월 만에 글로벌 경영 재개

11박12일간 유럽 방문해 반도체 사업 박차

대규모 투자·M&A(인수합병) 등 구체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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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네덜란드 등 유럽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2022.06.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박12일 일정으로 네덜란드·독일 등 유럽 지역을 방문해 반도체 사업 돌파구를 찾는다.

이 부회장이 글로벌 현장 경영에 나서는 건 지난해 12월 중동 방문 이후 6개월 만이다. 이 부회장은 유럽 출장 기간 동안 반도체 공급망을 점검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인수합병(M&A) 관련 내용이 구체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잘 다녀오겠다"…짧은 한 마디 남긴 이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7일 오전 김포공항 비즈니스 전용 터미널을 통해 출국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 합병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법원에 출장기간 불출석 의견서를 냈고, 재판부가 이를 허가하면서 출장이 가능해졌다.

이 부회장은 최근 모습을 드러낸 호암시상식 당시와 달리 넥타이 없이 셔츠에 재킷만 입은 차림이었다. 오전 11시45분쯤 출국장을 찾은 이 부회장을 향해 취재진이 故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29주년 소감, 구체적인 출장 일정, 인수합병(M&A) 계획 등에 대해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던 이 부회장은 취재진을 향해 "잘 다녀오겠다"며 목례 후 출국장 안으로 들어섰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도 이번 출장에 함께하기 위해 공항에 나타났다. 최 사장이 유럽 출장 일정 전체를 이 부회장과 동행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가장 먼저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급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UV 장비는 초미세 반도체 회로를 만들기 위한 필수 설비로 ASML이 사실상 독점 생산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해외 행보를 두고 지난달 450조원 규모의 5년 투자계획 발표 이후 다시 글로벌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대형 '반도체 M&A' 급물살…새로운 경영메시지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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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네덜란드 등 유럽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2022.06.07. [email protected]


재계는 이 부 회장이 유럽 출장에서 삼성전자의 인수합병(M&A)과 관련해 가시적 성과를 들고 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의 유력 M&A 대상으로 꼽혀온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네덜란드), 인피니온(독일),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스위스) 등이 모두 유럽에 있다.

최근 M&A 매물로 다시 나온 영국의 ARM도 유력한 M&A 대상이다. 이 업체는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이다. 이 부회장이 ARM 고위관계자와 접촉을 위해 영국에 방문할 경우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삼성 AI(인공지능) 연구센터 등 산하 연구 기관이나 생산 시설을 찾아 직원을 격려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올해 1월 'CES 2022' 현장에 이어 지난달 삼성호암상 시상식에서도 삼성전자의 M&A와 관련한 '좋은 소식'이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밝히며 M&A 성사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달 31일에도 호암상 시상식을 마치고 난 후 기자와의 만남에서 M&A 진행 상황에 대해 묻자 "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다. 워낙 보안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력하게 검토 중인 기업이 있느냐는 후속 질문에 "그것은 말씀을 못 드린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이 부회장이 떠난 이날은 이 부회장의 부친인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9년 전 1993년 6월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전 세계 임직원들을 불러 모은 뒤 경영전략회의를 갖고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신경영선언을 한 의미있는 날이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출장을 떠나는 날로 부친의 신경영 선언이 나온 날을 선택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부회장도 이번 출장 일정 가운데 프랑스에서 전략회의를 갖고 삼성의 미래 비전을 논의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해당 일정에서 새로운 경영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부친의 경영철학과 이념을 잇는 호암 시상식에 6년 만에 참석한 것에 이어 신경영선언을 한 날 출국을 한 것이 남다른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건희 선대회장 때처럼 이재용 부회장이 새로운 경영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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