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민석 "尹, 준비 안 된 권력…그 핵심엔 '검사와 여사'"
8·28 전당대회 당대표 출사표 던진 '86 기수'"민주당, 선거는 졌지만 국정 리드 준비해야""승리 이끈 유일한 경험…이재명도 못 해봐""97세대도 같은 50대…세대교체론은 부자연""단일성 체제도 대표가 잘하면 민주적 운용""박지현, 당 결정 존중해야…성장 도울 것"
[서울=뉴시스]김형섭 정진형 기자 =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민석 의원은 집권 두달차인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 폭락과 관련, "너무나도 준비가 안 된 권력이고, 그 권력의 핵심이 '검사와 여사'가 돼버린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2개월 지났는데 도대체 앞으로 5년을 어떻게 해야 하냐는 것이 사실 우리 모두의 근본적인 고민이다. 너무 준비가 안 된 권력을 뽑은 것이다. 이 대통령과 정부가 국정에 대한 준비는 안 되고 권력만 존재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의 검찰 출신 인사 중용을 둘러싼 이른바 '검찰 공화국' 논란과, 부인 김건희 여사 문제를 싸잡아 비판한 셈이다. 그는 "그러니 매사를 검찰과 사정으로 풀며, 대통령 부인이 과도하게 권력의 중심에 있는 모습을 보이기에 공적 통제를 벗어난 모습이 연달아 나오는 것"이라며 "이 근본에는 대통령이 국정을 어디로 끌고갈 것인지가 없다는 게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방향없는 권력을 앞에 놓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거는 졌지만 국정 리드할 준비해야" 이어 "사실 여기에 민주당의 고민과 숙제가 있다. 민주당이 선거는 졌지만 국정을 리드한다는 마음을 갖고 갈 수밖에 없다"며 "이 상황에서 우리가 사정정국에 휘말려 끌려가지만 않으면서 국정을 리드할 체제를 갖추느냐가 주요한 고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법 리스크'가 있는 이재명 의원에 비해 자신이 당대표가 돼야하는 이유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대선과 지방선거 연패 원인에 대해선 "국민들이 바라보는 면에서 민주당다운, 민주당의 이상적인 모습, 전통적인 모습, 민주·진보·개혁정당의 대표로서 민주당에 바라는 도덕적 가치가 흔들린 게 가장 근본 문제"라며 "이것을 회복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의 전통적 정체성, 가치, 정책, 언어, 태도를 재정립하는 작업에는 내가 제일 맞는다"며 "당 전체를 바라보는 공적인 판단을 하면서 전체 선거를 이끌어서 이기는 경험을 해본 것은 현재 후보 중에서 내가 유일하다. 전체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본 경험은 이재명 의원도 갖고 있지 못 하다"고 어필했다.
◆"내가 승리 이끈 유일한 경험…이재명도 못 해봐" 구체적으로 2002년 국민경선 도입과 2010년 지방선거 지휘를 예시로 들며 "선거 전체를 하나로 만들어 이끌어본 경험은 사실 다른 후보 누구도 갖고 있지 못하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지난 지방선거에 대해서도 "사실 이번 선거를 이정도로 방어해낼 수 있었던 데는 내 균형감각이 상당히 작동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30대 시절 대표적 '86(60년대생·80년대 학번) 기수'로서 97세대(70년대생·90년대 학번)' 경쟁 주자들의 세대교체론에 맞서 정면 승부를 예고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97세대라고 해도 같은 50대인데 세대교체를 얘기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결국 지금 당이 필요로 하는 역량이 있고 시대정신을 담고 있는가, 이 절박한 상황에서 당대표 역할을 잘 할 수 있는가가 문제란 점에서 본질을 빗겨나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개인적으로 20대 때 부터 한 번도 세대교체를 깃발로 내세운 적이 없다"며 "일관되게 정치는 자기 실력과 시대정신을 갖고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97주자들에 대해선 "현재 당대표를 해야할 역량과 경험 면에서는 다 '탑건'일 수 있는데, 돌아온 영화 '탑건(매버릭)'을 보면 진짜 탑건은 따로 있더라. 그 역량과 경험에선 내게 가장 비교우위가 있다"고도 했다.
◆"97세대도 같은 50대…세대교체론 부자연스러워" 이재명 의원의 출마에 대해선 "그건 본인의 자유"라면서도 "당 전체를 통합으로 이끄는 과정은 사실 패배에 대한 당당한 평가를 통해서 도덕적 권위가 나오는 것인데, 이에 대해 계속해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옴에도 현재까진 명료한 답을 내놓지 않은 상태"라고 비판했다.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대세론에 대해서도 "현재의 대안 부재론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예선 3파전(컷오프)을 지나고 나면 결국 나와 이재명 의원의 1대 1이 될 거라 본다. 1대 1이 되면 다양한 경쟁과 토론을 통해 굉장히 치열하게 붙을 것이고 '뒤집히냐, 안 뒤집히냐'의 드라마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당대표 권한 분산 및 최고위원 강화', '팬덤 정치',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출마 자격' 등 현안에 대한 입장도 드러냈다. 김 의원은 "내 지론은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라면서도 "역사적 경험에 의하면 대표가 잘하면 단일지도체제여도 민주적으로 하고, 대표가 못 하면 집단지도체제여도 당이 깨진다. 당대표가 되면 지도부 뿐 아니라 당 전체를 원만하게 화합시켜나갈 것을 자신한다"고 전했다.
◆"박지현, 당 결정 존중해야…성장과정 도울 것" 팬덤 문제와 관련해선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 원칙을 명확하게 정리한 게 있다. '정치하는 사람은 첫째 나라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에 당을, 그 다음에 자기를 생각해야 한다'"며 "결국 (당심과 민심 사이에) 갈등관계가 있거나 선택을 해야할 때는 그 순서대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출마 자격 예외를 요구하는 데 대해선 "이미 끝난 얘기이다. 당이 해석과 절차를 통해 결정했으면 지금은 그 결정을 존중해주는 게 옳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박 전 위원장이 당의 적절한 절차와 방식을 통해 자신의 성장과정을 밟아가길 바라며, 또 밟을 수 있도록 돕는 게 좋다고 본다. 진심이다"라며 "혁신의 목소리, 젊음의 목소리가 당내에서 커지게 하는 게 무조건 좋다"고 응원을 보냈다. 김 의원은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전학련 의장'을 지낸 86 운동권으로,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31세에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돼 새천년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되는 등 '386 기수'로 화려하게 부상했지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나섰던 지난 2002년 대선 때 정몽준 후보를 도운 일과 정치자금법 위반 문제로 부침을 겪었다. 이후 자신이 주도해 창당한 원외 민주당과 더불어민주당이 합당하면서 오랜만에 친정에 복귀해 추미애 대표 시절 민주연구원장을 역임하는 등 당내 대표적 정책, 전략통으로 자리매김했다. 21대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을에서 당선돼 18년만에 3선 고지에 올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