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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역사 품은 용산정비창…국제업무지구로 재탄생하나[용산 천지개벽①]

등록 2022-07-30 06:30:00   최종수정 2022-08-08 09: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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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국제업무지구 '융복합 국제도시'로 개발…용적률 1500% 이상

글로벌 금융위기·투기 성행 10년 간 사업 자초…용산참사의 '그늘'

토지거래 허가 구역 지정·전매 제한…투기 수요 차단할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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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용산정비창 일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07.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인 용산정비창 부지(약 51만㎥·15만4000평) 개발이 10년 만에 재추진되면서 국제업무지구로 재탄생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시는 용산정비창 부지 일대를 '융복합 국제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일자리와 주거, 여가, 문화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다는 복안이다.

특히 정비창 부지에 6000가구를 공급하는 '미니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수도권 3기 신도시 예정지로 발표한 경기도 과천시 일대는 7000가구와 비교하면 이보다 더 큰 미니 신도시가 서울 한복판에 조성되는 것이다.

용산정비창 부지는 약 50만㎡로, 여의도 공원의 2배, 서울광장의 40배에 이른다. 하지만 '단군 이래 최대 개발 사업'으로 불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은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 2013년 도시개발사업이 최종 무산된 이후 10년째 사실상 방치됐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무산된 이후 코레일과 시행사는 정비창 부지를 놓고 소송전을 벌였다. 지난해 코레일 측 승소로 법정 다툼이 끝나면서 개발이 가능해졌다.

지난 2007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 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의 일환으로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를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당시 서부이촌동과 용산정비창에 111층 높이의 초고층 빌딩 등 국제업무지구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개발 계획 발표 당시 인근 지역 땅값이 급등하는 등 정비창 부지 일대 부동산 투기 광풍까지 불면서 복마전으로 변질됐다. 복마전 속에 이해 관계자들의 끊이질 않는 갈등이 결국 ‘용산 참사’로 이어졌다. 2009년 1월19일 용산4 재개발 구역에서 보상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던 철거민과 전국철거민연압회 회원들이 경찰특공대와 대치하다 주민 5명 경찰 1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부상 당했다.

또 지난 2013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제업무지구 시행사인 드림허브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부도가 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자금난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결국 자초됐다.

이후 박원순 전 시장은 2018년 7월 싱가포르에서 경부선 지하화를 비롯한 용산공원 일대 연계 등 '통개발' 마스터플랜 구상을 발표했으나, 일대 집값이 들썩이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또 문재인 정부는 2020년 8·4 대책을 통해 이곳에 공공 임대 주택 등 아파트 1만호를 짓겠다고 했지만, 오 시장은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 아파트를 6000가구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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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용산정비창에 미래도시 키워드를 담아 글로벌 도시경쟁력과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미래 신(新) 중심지로서의 국제업무지구를 만들겠다고 26일 밝혔다. 서울시 구상에 따르면 초고층 마천루 사이에 공원과 녹지가 펼쳐지고,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이 입주하고 싶어하는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시는 지난 26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구상’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당시 "용산정비창 일대를 글로벌 도시경쟁력과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새로운 중심지로서의 용산국제업무지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최초로 '입지규제최소구역' 지정을 통해 법적 상한 용적률 1500%를 넘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도록 할 방침이다. 전체 부지의 70% 이상은 업무·상업 용도로, 도로·공원·학교 등은 40% 수준으로 설정했다. 또 지구 녹지율은 50% 이상 확보해 대규모 중앙공원과 철도부지 쪽 선형공원 등 녹지생태공간 등이 조성된다.

서울시는 또 지난 실패를 답습하지 않도록 실현 가능성도 높였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2024년 하반기에 기반시설을 착공, 2025년 앵커부지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공공기관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코레일이 공동사업시행자를 맡아 단계적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공공이 약 5조원의 재원을 투자해 부지 조성과 인프라 구축을 먼저 하고, 민간에서 개별 부지별로 개발하는 방식을 택했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 허가 구역 지정과 전매 제한 등 투기 수요를 차단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용산은 용산공원 조성과 이촌동과 보광동 일대의 대규모 정비사업, 대통령 집무실 이전 외에도 미개발지였던 용산정비창 국제업무지구 개발 재계가 본격화되는 겹호재를 맞고 있다"며 "강북 도심 내 자족기능 역할이 기대되고, 다용도 복합개발을 통해 서울 도심의 앵커 역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SH공사와 코레일 등이 직접 사업에 참여하기 때문에 사업이 늦어져도 좌초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토지거래 허가 구역 지정을 비롯해 전매 규제 등 투기적 가수요를 막고 다양한 도시 소득 계층이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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