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미국차는 불편하다?…편견 깬 올 뉴 그랜드 체로키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
흔히 북미 차량 하면 불편한 승차감에 국산 모델과 비교에 확 떨어지는 옵션을 먼저 떠올린다. 실제 북미 차량들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현지 고객들을 위해 옵션을 최소화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북미 브랜드들은 한국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충족시키기 위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차량에는 옵션을 더 넣어서 판매하기도 한다. 약 3년 전 지프 대형 SUV 그랜드 체로키를 시승했다. 당시는 "아 이래서 미국 차량이 인기가 없구나"라는걸 체감했다. 노면 질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승차감에 국내 모델과 비교해 많이 부족한 옵션, 게다가 아쉬운 반자율주행까지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럽지 않았다. 당시 시승할 때를 떠올려보면 후방 주차시 카메라 화질이 매우 선명했다 정도만 장점으로 꼽았던 것 같다. 이랬던 그랜드 체로키가 지난해 완전변경모델을 출시하며 달라졌다. 매끈하게 빠진 디자인에 국내 모델과 견줘도 부족하지 않은 옵션, 게다가 편안한 승차감까지 이전 모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재탄생했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라는 차명과도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다시 태어난 올 뉴 그랜드 체로키를 최근 서울 강남에서 경기도 파주 임진각평화누리공원까지 왕복 180㎞를 시승했다. 시승차량은 올 뉴 그랜드 체로키L 써밋 리저브 모델이다. 강력한 3.6L V6 24V VVT 업그레이드 엔진은 최고출력 286마력(6400rpm), 최대토크 35.1㎏·m(4000rp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8단 자동변속기의 다단화를 통해 모든 속도 영역에서 효율적인 rpm을 유지해 정숙성, 가속 반응성, 효율성 등을 향상시켰다. 복합연비는 7.7㎞/ℓ이며 가격은 8980만원이다. 외관은 지프 플래그십 SUV 그랜드 왜고니어의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지프를 상징하는 세븐-슬롯 그릴 디자인은 양 옆으로 넓어졌다. 전면부는 사선으로 날카롭게 떨어지는 듯한 ‘샤크 노즈’를 형상화해 강인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선사한다. 인테리어는 미국 차량의 투박함을 버리고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더욱 현대적인 표현력과 장인의 수작업 공정을 통해 디테일의 완성도를 높였다. 운전석의 10.25인치 디지털 게이지 클러스터 컬러 디스플레이와 스티어링휠 중앙에 위치한 새로운 사각형의 지프 엠블럼은 브랜드의 자부심을 그대로 드러낸다. 중앙에 자리잡은 10.1인치 맵-인-클러스터 디스플레이의 넓은 화면은 시인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편리한 조작을 가능케 한다. 그 아래로는 다이얼식 기어레버를 채택하며 최신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했다. 기어레버 양 옆으로는 주행모드와 차량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이 자리하고 있다. 시동을 걸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가속페달을 밟으니 부드럽게 치고 나간다. 시내주행에서 과속방치턱을 몇번 넘었는데 확실히 이전에 비해 승차감이 개선된 걸 알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 올라 속도를 높였다. 속도계가 올라가는 것과 반대로 실내는 정숙함을 유지했다. 창문을 열고 확인해보니 역시나 이중접합유리가 적용됐다. 이전 모델에서는 서스펜션 세팅이 딱딱해 불편하다 느낀 적이 잦았다. 하지만 올 뉴 그랜드 체로키에서는 이 부분도 상당히 개선됐다. 서스펜션에서 노면 질감을 많이 흡수해 편안한 승차감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만족스러웠던 점은 반자율주행 기능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장거리 운전자에게는 차간 거리에 따라 속도를 줄여주고 높여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이 상당히 중요하다. 이제 올 뉴 그랜드 체로키에도 ACC가 적용되면서 장거리 운전자의 피로감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올 뉴 그랜드 체로키에는 이 외에도 안전한 주행을 위한 110개 이상의 주행 안전 편의 사양들이 대거 적용돼 있다. 전방 카메라를 통해 차선을 감지하고 차선 변경 시 사각지대 모니터링 센서로 인접한 차량을 감지해 경고를 주는 액티브 레인 매니지먼트 시스템, 보행자·자전거 감지 긴급 브레이킹 시스템, 2·3열 탑승자를 실시간 확인 가능한 뒷좌석 모니터링 카메라 및 360도 서라운드 뷰 카메라,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와 같은 주행 안전 보조 장치가 기본 사양으로 지원된다. 써밋 리저브 트림에는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촬영한 이미지를 계기판 디스플레이에 표시하는 나이트 비전 카메라 시스템도 적용돼 있다. 어두운 밤길을 운전할 때 나이트 비전을 켜니 전방 사물들을 쉽게 인식할 수 있었다. 인포테인먼트 측면에서도 최고의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한다. 하이파이(Hi-Fi) 오디오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매킨토시(McIntosh)’가 그랜드 체로키만을 위한 사운드 시스템을 디자인했다. 실제 시승 과정에서 19개의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은 운전 중 피로감을 잊게 만들기 충분했다. 볼보 XC90, 제네시스 GV80 등이 탄탄하게 자리잡고 있는 고급 대형 SUV시장에서 올 뉴 그랜드 체로키가 새로 합류하면서, 점유율 확대를 위한 모델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전 모델을 싹 잊게 만드는 새로운 모습으로 바뀐 올 뉴 그랜드 체로키가 국내 시장에서 어떠한 돌풍을 일으킬 지 기대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