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도 어려운데 우영우처럼?…치료비 '부르는 게 값'
우영우같은 특정분야 비범 100명 중 1~2명꼴현실 속 자폐스펙트럼 장애인 자립 쉽지 않아ABA치료기관, 서울·경기 등에 70% 가량 편중보험 안되고 기관별 가격 책정해 치료비 부담하루 3시간 주 4~5일에 월 200만원 이상 들어발달장애인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 10곳뿐치료비 낮추려면 정부 지정 치료기관 늘려야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환자의 대다수는 드라마 주인공 우 변호사와 달리 자립 자체가 쉽지 않아 부모들은 하루 하루가 전쟁이기 때문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을 지원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치료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록장애인 수는 2011년 1만 5857명에서 지난해 3만 3650명으로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인구가 급증한 요인으로는 노산 증가에 따른 유전적 결손 증가, 환경호르몬 중 하나로 플라스틱에 들어가는 화학 첨가제인 프탈레이트, 중금속 등 생활 속 유해물질 노출 증가, 조산(36주 미만)과 시험관 아기 증가 등이 꼽힌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환자 중 우영우와 같이 자폐성 장애 등을 갖고 있지만 특정 분야에 비범한 재능이 있는 환자는 100명 중 1~2명 정도에 불과하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직장인 A씨는 "의사소통 능력,인지 능력 등 모든 것이 예측 불가"라면서 "우영우는 현실에서 보기 어려운 사례로, 혼자 힘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자폐인조차 굉장히 적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자녀를 치료하기 위해 부적절한 행동을 바로잡아주는 응용행동분석(ABA)치료를 비롯해 작업·언어·감각통합·심리·미술 각종 치료법을 찾아나선다. 하지만 치료의 종류가 다양할 뿐 아니라 기관도 많아 진땀을 뺀다. 특히 ABA치료의 경우 치료기관의 70% 가량이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편중돼 있는 데다 비용 부담도 막대해 치료에 제약이 되고 있다.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지역과 기관마다 차이가 많다"면서 "의료보험 지원이 안 되고, 수요가 늘면서 (기관이) 가격을 자체적으로 책정하는 일도 있어 자폐 가족들의 치료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BA 치료 비용은 기관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대일 개별치료는 보통 시간당 6~10만 원 가량이 들어간다. 서울의 ABA치료센터 조기교실(인지·체육·율동 등 패키지)의 경우 보통 하루에 3시간씩 주 4~5일에 월 200만 원 중후반에서부터 400만 원 이상까지 비용차가 크다. 서울의 한 센터는 하루 7시간씩 주 5일에 월 800만 원을 웃돈다. 하루 3시간씩 주 5일을 해도 500만 원 이상이 들어간다. 학부모 트레이닝 비용이 따로 있는 곳도 있다. 한국응용행동분석전문가협회 관계자는 "발달장애 치료는 물리·작업 치료 등과 달리 보험 적용이 안 되는 데다 시간이 많이 투입돼야 성과가 나오기 때문에 하루 6시간씩 주 4~5일을 하는 경우가 꽤 많다"면서 "치료시간이 길다보니 비용이 그만큼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발달장애 환자들이 꼭 필요한 치료만 받아 치료비 부담을 낮추려면 정부가 지정해 운영하는 치료기관이 늘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정신과 전공의 발달장애 수련 부족, 소아정신과 전문의 배출의 부족 등 소아정신과 의료진 수급 부족도 문제지만, 자폐 및 발달장애를 전문으로 보는 대학병원의 지역별 편중이 심각하고 수도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복지법상 지적·자폐성 장애인이 의료서비스를 효율적·체계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자해·타해 등 행동문제를 치료하기 위해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를 지정·운영 중이다. 하지만 현재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가 들어선 곳은 한양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인하대병원, 강원대병원, 충북대병원, 전북대병원, 서울대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성남시의료원, 온종합병원 등 전국에 총 10곳 뿐이다. 대구·광주·대전·울산·경북·전남·전북·제주·충남·세종 등에는 한 곳도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