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오싹한 재미, 극강의 공포 축제…롯데월드 '호러 할로윈: The Expansion'
11월13일까지 실외 '매직 아일랜드' 전역·실내 '어드벤처' 일부'좀비 서브웨이' 첫선·어드벤처서 '좀비 어택' '통제구역A' 공연도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1990년대 초중반부터 매년 10월31일이면 주한미군 등 외국인이 많이 찾던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 술집과 디스코텍,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의 클럽 '제이제이 마호니즈' 등에서 '괴이한' 이벤트가 열렸다. 해골, 호박, 피 등 소품으로 꾸며진 공간에서 귀신, 드라큘라, 마녀 등으로 분장한 사람들이 신나게 노는 자리였다. 당시 신문, 방송 등 모든 언론으로부터 '국적 불명 상혼' '문화 사대주의' 등으로 맹공을 받았던 이 행사가 바로 '핼러윈데이'(Halloween Day)다. 이런 지탄 속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새롭고 색다른 즐거움을 찾던 당시 20대 젊은 층이 40~50대 부모 세대가 된 2022년, 핼러윈데이는 이미 국내에서도 '가을의 명절'로 자리 잡았다. 해마다 핼러윈데이가 되면 술집이나 클럽은 물론 일반 카페나 레스토랑은 각종 프로모션을 열고, 어린이집, 유치원에서도 관련 이벤트를 마련할 정도다. 2년 넘게 이어온 코로나19 사태가 사실상 끝나가는 올해 핼러윈데이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이를 즐길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도 핼러윈데이를 곱지 않게 보는 사람도 있겠으나 글로벌 시대에 전 세계인이 즐기는 놀이문화와 담을 쌓은 채 '갈라파고스섬'처럼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할지 스스로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
국내 핼러윈데이 정착에 가장 앞장선 곳이 테마파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엄청난 규모와 수준급 기획으로 주 소비층을 기존 20대에서 10대, 어린이는 물론 30대 ,40대까지 점차 확대해 지금의 전 국민적인 핼러윈 열기를 이끌어냈다. 그 대표적인 곳이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 어드벤처다. 매년 9월부터 11월까지 가을 시즌 축제로 강렬한 좀비 콘텐츠와 극강의 공포로 가득한 핼러윈 행사를 마련해 온 이곳은 올해는 11월13일까지 '호러 할로윈: 디 익스펜션(The Expansion)'을 연다, 2020~2021년 코로나19 사태 탓에 야심 차게 준비했던 행사들을 제대로 선보이지 못했던 한을 풀겠다는 각오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파크 내 호러 연출 공간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스토리와 연계한 신규 공연과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해 관람객이 더욱더 몰입하며 핼러윈을 즐길 수 있게 한다. 다이내믹하고 스릴 넘치는 '호러 존'은 물론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도록 귀여운 호박, 유령과 캐릭터들로 가득 채운 '큐티 존'까지 다양하게 마련한다.
◇좀비 서브웨이·좀비 프리즌…꿈의 매직 아일랜드가 어쩌다 스토리와 연계한 체험형 콘텐츠 3종이 극강의 공포 속으로 몰아넣는다. 모두 좀비에게 점령당했다고 설정된 실외 매직 아일랜드에서 펼쳐진다. 먼저 온오프라인 연계 방 탈출 게임 '끝나지 않는 악몽'이다. '좀비 아일랜드'로 전락한 매직 아일랜드를 탈출하는 것이 목표다. 곳곳에 붙어 있는 '비상 연락망' 포스터에 적힌 연락처로 전화를 걸면 게임이 시작한다. 모바일 안내에 따라 문제를 풀어 미션을 수행하는 참여형 콘텐츠다. SMS와 QR코드 등을 활용해 매직 아일랜드 곳곳을 누비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최종 탈출 미션에 성공하면 깜짝 선물을 준다. 시작 장소에 따라 세부 스토리와 미션이 달라져 여러 번 참여해도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음은 '좀비 서브웨이'다. 올해 새롭게 선보였다. 매직 아일랜드를 벗어나기 위해 마지막 탈출 수단인 '지하철'에 탑승한다는 내용의 몰입형 호러 콘텐츠다. 지하철이라는 폐쇄 공간 속에서 좀비들에게 쫓기는 느낌을 더욱더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실제 지하철을 재현한 세트 구성, 입체 음향 구현, 조명 연출 등에 공을 들였다. 그래서일까. 소수 관람객이 앉아있는 어두운 객차 안에 좀비들이 침입했을 때 느끼는 공포와 몰입감은 압도적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봐온 것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싶다. 좀비가 관람객 몸에 전혀 손을 대지 않는데도 "좀비(연기자)를 때리지 마세요"라는 주의 멘트가 시작 전 여러 번 나올 정도라면 어느 정도 무서울지 예상 가능하다.
그런 좀비 서브웨이도 '공포 지수'는 '4'에 불과하다. 그보다 무서운 '5'가 있다. 공포 마니아들 사이에서 손꼽히는 워크 스루형 호러 어트랙션 ‘좀비 프리즌’이다. 좀비들이 점령한 감옥에서 탈출하는 내용으로 진행한다. 인플루언서 왓섭이 만든 프리퀄 스토리(앞선 이야기)를 바탕으로 롯데월드가 국내 유명 영화 세트 제작사와 실감 나는 감옥 시설을 제작했다. 공포 영화 마니아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때와 장소에서 좀비가 출몰한다. 그래서일까. 감옥에 들어설 때 관람객을 엄습한 섬뜩함이 어두운 감옥 안을 누비는 사이 가공할 공포로 폭증했음이 팀이 함께 잡고 있는 끈을 통해 생생하게 느껴진다. 먼저 들른 좀비 서브웨이가 '공포 백신'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신기한 것은 전혀 기분 나쁘지 않고, 오히려 또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커진다는 사실이다.
밤에는 매직 아일랜드를 돌아다니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다. 아름다운 '매직 캐슬'은 미디어 맵핑 덕 또는 탓에 음산함으로 가득하다. 폐허가 된 매직 아일랜드 통제구역은 핏빛 조명으로 으스스하다. '아트란티스' '자이로스윙' '혜성특급' 등 어트랙션도 왠지 서늘한 분위기를 풍긴다. 좀비들에게 습격당한 듯 경찰차도 널브러져 두려움을 키운다. 메인 브릿지는 매직 아일랜드를 벗어나기 위한 열차가 서 있는 '탈출 스테이션'으로 변신해 다급함을 전한다. 좀비 프리즌을 감시하던 매직캐슬 안 중앙 관제실은 좀비들에게 점령당한 모습이다. 이제 더 큰 사태가 빚어질 것임을 암시한다. 매일 3회(오후 6시30분, 7시15분, 8시15분) 매직 아일랜드 곳곳에 '거대 좀비'들과 좀비에 맞서는 '강철부대'가 등장해 관람객과 포토타임을 갖는다.
◇인류의 보루, 실내 어드벤처마저… 올해 롯데월드 핼러윈 호러 콘텐츠는 지난해 좀비 프리즌에서 탈출한 좀비들이 매직 아일랜드를 점령한 데 이어 실내 '어드벤처'까지 공격해온다는 스토리로 꾸며진다. 이에 따라 예년의 매직 아일랜드에 국한했던 호러 존이 실내 '가든 스테이지'와 인근 '스페인 해적선'과 '회전 바구니' 지역까지 확장했다. 일몰 후 스산한 분위기 속에서 강렬한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좀비 군단'이 실내 어드벤처를 습격하면서 강철부대와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의 '좀비 어택'과 '통제구역A'다. 롯데월드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좀비들의 화려한 군무와 역동적인 퍼포먼스가 일품이다. '호러 할로윈' 기간 매일 오후 7시30분부터 가든 스테이지에 오르는 '좀비 어택'은 연출과 스토리 호러 강도를 조절해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게 한다. 스페인 해적선 주변에서 매일 오후 8시15분부터 펼쳐지는 '통제구역A'는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나 접한, 수많은 좀비가 달려와 인간을 공격하는 장면을 바로 눈앞에서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다. 좀비들에게 물린 인간 역시 좀비가 돼 다른 인간을 공격한다. 인류의 마지막 희망인 강철부대가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무너지고 만다. 현실에선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믿어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겪고 나니 좀비도 상상 속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마저 든다. 너무 실감나게 만들어 관람객이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리라는 것을 예상한 것일까. 롯데월드는 '통제구역A'를 바로 신나는 '좀비와 춤을'로 바꿔놓고, 좀비와의 포토 타임도 마련해 모든 관람객이 신나는 추억만 담아 돌아갈 수 있게 한다.
◇공포는 '극혐'해도 핼러윈은 좋아? '큐티 할로윈' 매운맛을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 아니듯 호러 콘텐츠도 호불호가 갈리기 마련이다. 무서운 것은 싫어도 롯데월드에 가고 싶고, 핼러윈을 즐기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다면 실내 어드벤처에 머물면 된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큐티 할로윈' 콘텐츠가 가득하다. 어드벤처 1층에 입장하자마자 만나게 되는 '드림 캐슬' 포토존과 '만남의 광장'의 '빅로티' 포토존에서 깜찍한 유령으로 변한 캐릭터들이 호박, 캔디 등 '핼러윈 잇템'과 어우러져 재미있는 핼러윈을 연출한다. 어드벤처 4층 롯데월드 대표 셀프 포토 스튜디오 '그럴싸진관'도 5개 부스를 핼러윈 콘셉트로 리뉴얼해 추억을 남기고 싶은 관람객을 반긴다.
호러 공연만 있는 것이 아니다. 큐티 할로윈 공연도 열린다. 매일 2회(오후 2시, 6시30분) 실내 어드벤처 퍼레이드 동선에서 '로티스 할로윈 파티 퍼레이드'가 거행한다. 호박, 유령, 드라큘라 등 핼러윈 손님들과 로티, 로리까지 캐릭터가 총출동한다. 롯데월드 시즌 퍼레이드 중 가장 인기 높다. 10월에는 관람객도 함께할 수 있는 참여 퍼레이드도 진행할 예정이다. 매일 오후 3시30분 가든 스테이지에서 '드라큐라의 사랑', 오후 5시 만남의 광장에서 신규 공연 '장난꾸러기 잭 오 랜턴' 등도 마련된다.
◇핼러윈 시즌답게 무시무시한 할인 30일까지 신한카드 고객은 본인과 동반 1인까지 종합이용권을 50% 할인가(3만1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날까지 카카오페이 현장 결제 시 최대 45% 할인된다. 이 밖에도 통신사별 할인, 교복 입장 할인 등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차고 넘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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