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유통가 뉴파워]① "변화와 혁신 주도" 젊은 MZ임원 전면에
소비 주축 떠오른 MZ 트렌드 대응할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1980년대생 젊은 임원 전면에 배치하며 신사업 이끌어유통·식품기업 오너가 3세 임원 대열 올려 경영 보폭 넓혀
온라인·비대면 등으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 정비에 나선 것이다.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공략할 수 있는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위기 의식이 변화 원동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글로벌 신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포석도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통 업체들이 'MZ세대'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취향만 맞으면 초고가 해외 명품도 거뜬하게 구입할 정도로 소비력이 강한 데다, 미래 주 고객이 될 수 있는 이유에서다. 이런 MZ세대 고객들과 더 적극 소통하며 트렌드를 주도하기 위해 유통 업체들은 최근 1980년대생 젊은 임원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특히 MZ세대 외부 전문가 영입도 잇따른다. 이랜드그룹은 MZ세대 전문경영인들이 주력 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그룹 유통 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이랜드리테일은 윤성대 대표이사가,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랜드이츠는 황성윤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윤 대표는 1981년생으로 유통업계 최연소 최고경영자(CEO)이며, 황 대표도 1982년생으로 업계 최연소 CEO다. 윤 대표는 이랜드파크 재임 중, 호텔과 외식, 건설, 테마파크 각 사업부문이 독립적으로 경영될 수 있도록 새로운 인재 발탁 및 사업 구조 개편으로 성장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황 대표는 가정간편식(HMR)과 배달 서비스, 애슐리퀸즈 업그레이드 등의 혁신 과제를 성공시킨 점을 인정받아 대표로 발탁됐다. 올해 롯데그룹 연말 인사에서는 채혜영 롯데칠성음료 음료마케팅부문장이 상무보로 승진하며 1980년생으로 첫 MZ세대 여성 임원 타이틀을 달았다.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 MZ세대가 롯데그룹의 임원이 된 건 남녀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채혜영 부문장은 효원고와 세종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했다. 2014년 롯데칠성에 입사해 건강기능담당 매니저, 커피담당 매니저, 브랜드운영팀장, 음료마케팅부문장을 맡고 있다. 새해 롯데그룹 신임 임원 중 40대 비중은 46%에 달한다. 특히 1978년생 이후 40대 초반(45세 이하) 신임 임원의 승진은 롯데칠성 채 상무보를 비롯해 롯데하이마트 이용우 상무보, 롯데글로벌로지스 황호진 상무보, 롯데상사 박강민 상무보 등 총 4명이다. 신세계그룹에선 이마트와 신세계에 각각 김혜경 전략실 온라인 TF 상무(1981년생)와 서민성(1980년생) 코스메틱 담당 상무보가 최연소 임원으로 뛰고 있다. 김 상무는 글로벌 컨설팅사인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 출신으로 이마트와 계열 온라인 플랫폼(SSG닷컴·지마켓글로벌·W컨셉 등) 간의 통합 시너지 강화를 주 임무로 맡고 있다.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이사도 김 상무와 같은 베인앤컴퍼니 출신이다. 식품 대기업 맏형인 CJ제일제당에는 이미 올 초부터 다수의 1980년대생 차세대 임원(경영리더)들이 활약해 왔다. 정수현 M&A담당, 차유진 GBP&디벨롭먼트장, 이찬 법무·컴플라이언스실장 등이 모두 1980년생이다. 1981년생 경영리더로는 김숙진 비비고 브랜드 그룹장, 배혜원 식품전략기획2담당, 주혜빈 외식사업담당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아모레퍼시픽도 급변하는 국내외 유통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경영주기를 매년 1월에서 7월로 변경하면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코스비전·에스쁘아·이니스프리 등 3개의 계열사 대표에 40대 젊은 인재를 발탁했으며, 15년 넘게 회사에 근속한 팀장을 팀원으로 발령내는 등 주요 부서 팀장들을 1980년대생으로 물갈이 해 업계의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유통 업계 오너가도 경영 수업을 받는 MZ세대 자녀들을 임원 대열에 올리며 경영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오리온그룹은 이번 연말 인사에서 담철곤 회장의 장남인 담서원 수석부장을 경영관리담당 상무로 승진시켰다. 그는 앞으로 그는 기획과 사업전략 수립, 신사업 발굴 등의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후계자 구도가 정해진 한화그룹 오너 3세 삼형제의 경우도 초고속 승진이 이뤄지고 있다. 1983년생인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사장은 승진 1년 만에 부회장 타이틀을 달았고, 삼남 김동선 상무도 임원 자리에 오른 지 1년 5개월만에 상무에서 전무로 전격 승진하며 백화점(갤러리아)을 비롯한 호텔·레저사업 경영 전면에 나섰다. 롯데 역시 이번 인사에서 신동빈 회장의 장남 1986년생 신유열씨를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상무로 승진시키며 경영 보폭을 넓혔다. BGF그룹은 홍석조 회장의 장남 1982년생 홍정국 BGF리테일 사장이 본업인 유통(편의점 CU) 사업을, 1983년생 차남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사장이 새 먹거리인 소재 산업을 각각 맡는 구조로 '형제 경영'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겉으로는 화려하고 트렌디해 보이지만, 과거에는 내부 조직이나 인사 문화가 훨씬 보수적이었다"며 "전반적인 산업 추세도 그렇고, MZ세대 중요성이 높아지다 보니 임원 세대 교체도 더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어 "MZ세대가 이커머스와 같이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경제 환경에 익숙하고 민감하기에 이러한 과감한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