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의 도전, KBO리그 출신 외야수 새 역사 노린다(종합)
포스팅 시스템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외야수는 없어손아섭·김재환·나성범 포스팅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
이정후는 2023시즌 뒤 해외 무대로 뛰어들 계획이다. 지난달 구단에 이러한 의지를 전했고, 키움은 2일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힌 선수의 의지와 뜻을 존중하고 응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이정후의 포스팅 신청을 승낙하기로 했다. 이정후의 빅리그 도전은 예견된 수순이다. 데뷔 첫 시즌부터 신인 최다 안타 신기록(179개)을 세우며 남다른 출발을 알린 그는 금세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우뚝 섰다. 2021년 타율 0.360으로 생애 첫 타격왕을 거머쥔 그는 지난해 타격(0.349)·타점(113)·안타(193)·출루율(0.421)·장타율(0.575) 부문을 모두 석권하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이제 KBO리그를 넘어 빅리그에서의 성공을 꿈꾼다. 이정후의 도전이 더욱 눈길을 끄는 건 KBO리그에서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메이저리그로 나아간 외야수는 그동안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투수와 내야수만 포스팅에서 성공을 거뒀다. 2012시즌 뒤 투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LA 다저스로 건너갔다. 2014년 말에는 강정호가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2015년 말에는 박병호(TK 위즈가) 미네소타 트윈스로 떠났다. 이들은 모두 내야수다. 2020시즌을 앞두고는 투수 김광현(SSG 랜더스)이 세인트루이스 카드널스와 계약했고, 이듬해 내야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에 발을 내디뎠다.
2015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을 신청한 손아섭(NC 다이노스)은 응찰 구단이 나타나지 않아 도전이 무산됐다. 2019시즌이 끝난 뒤에는 김재환(두산 베어스)가 포스팅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에도 응찰에 실패했다. 2020시즌 뒤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린 나성범(KIA 타이거즈)까지 포스팅 무응찰의 쓴맛을 봤다. 이들 모두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외야수로 활약했지만 냉담한 미국 시장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2015시즌을 끝내고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한 김현수(LG 트윈스)는 포스팅 시스템이 아닌 프리에이전트(FA) 자격으로 미국으로 향했다. 이정후가 미국에 입성한다면 포스팅 시스템으로 KBO리그에서 건너간 최초의 외야수가 될 수 있다. 빅리그 도전을 앞둔 마지막 시즌인 만큼 2023년은 이정후에게 더욱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시선도 이정후에 쏠린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확실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벌써부터 이정후를 향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MLB닷컴은 다음 겨울을 준비하라면서 "라파엘 데버스(보스턴 레드삭스),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모두 시장에 나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KBO 슈퍼스타 이정후가 합류를 앞두고 있다"고 예고했다. 이정후는 "구단의 허락을 받은 만큼 앞으로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에 집중하도록 하겠다. 개인적인 도전에 앞서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2023시즌에 대한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