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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위협 고조…푸틴, '벨라루스 전술핵 배치' 강행할까

등록 2023-03-29 17:00:00   최종수정 2023-04-04 09: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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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뉴스타트 중단 이어 내주 루카셴코 회담

'나토 코앞' 핵 위협에 서방 일제히 반발

바이든 우려…미 "핵정보 교환 않겠다"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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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연례 국정연설을 갖고  미국과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조약) 참여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2023.2.22.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벨라루스 전술 핵무기 배치 계획에 서방이 일제히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이를 강행할 지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다음달 6일 푸틴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회동이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의회 합동 국정연설에서 뉴스타트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국제 사회의 우려를 키웠다.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한 협정으로, 양국이 배치할 수 있는 장거리 핵탄두 숫자를 제한하고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의 사용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러시아는 '탈퇴'가 아닌 '참여 중단'이라며 미국이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러시아도 실험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자 미국의 동맹국인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 통제를 요구했다.

러시아는 뉴스타트 중단을 선언한 지 한 달 만에 동맹국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발표하며 핵 위협 수위를 높였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일 루카셴코 대통령과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수십년 동안 해 온 것처럼 동맹국 영토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이라면서 "핵무기 이전은 아니며 통제권은 러시아가 가질 것"이라고 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같은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러시아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국외에 전술핵을 배치하게 된다.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 운반체계인 이스칸데르 미사일 여러 대와 전술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항공기 10대를 이미 벨라루스에 주둔시켰다면서 오는 7월1일까지 전술 핵무기 저장고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과 루카셴코 대통령은 오는 4월 6일 회동을 갖고 안보 문제를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전술 핵무기 배치 계획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를 강력하게 비난하며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방 벨라루스는 나토 가장 동쪽에 있는 폴란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우크라이나와는 남쪽으로 국경을 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넘어 동유럽이 핵 전쟁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겠다는 러시아의 계획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그들은 아직은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라면서도 "물론 나는 그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지난해 내내 여러분들과 무슨 얘기를 했나"라면서 "이것은 위험한 종류의 대화이며 우려스럽다"고 했다.

또한 미국은 러시아의 뉴스타트 참여 중단 선언에 대한 맞대응 조치로 러시아에 전략 핵무기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보니 젠킨스 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전날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에게 핵정보 공유 중단을 통보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의 (뉴스타트) 중단에 대응해 우리가 취한 첫 조치"라며 "러시아가 조약을 준수하도록 장려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의 전 관리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조치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핵위협이니셔티브(NTI)의 린 루스텐 부회장은 "매우 불행한 일이지만 예측 가능하고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며 "러시아가 미국에 정보 제공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를 계속 제공받는 혜택을 누려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핵 무기 카드를 꺼내들면서 서방을 압박해왔다.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방안을 끝까지 이행할 것이란 보장은 없지만, 이 같은 핵무기 카드가 인접한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러시아는 1990년대 이후 국외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지 않았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우크라이나·벨라루스·카자흐스탄 등에 있던 핵무기를 러시아로 이전해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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