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가율 11년 만에 최저…강남구 40% 붕괴 임박[갭투자 역풍]②
서울 전셋값 '매맷값의 50% 수준' 떨어져전셋값 하락세 가팔라 역전세난 확산 조짐강남 41.6%·과천 43.7%…40% 붕괴 임박"전세가율 반등 어려워…경기·인천도 불안"2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3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인 전세가율은 50.9%로 2011년12월(50.8%) 이후 11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째 하락하는 추세다. 이는 매매가에 비해서 전세가 하락 폭이 크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대출 금리 인상으로 전세 수요가 월세로 옮겨가면서 집값보다 전셋값이 더 떨어졌다. 실제로 KB부동산 기준으로 3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17% 하락하는 동안 전셋값은 1.79% 하락해 전셋값 하락 폭이 큰 상황이다. 특히 서울 25개 구(邱) 가운데 가장 낮은 강남구는 이달 전세가율이 41.6%로 40% 붕괴를 코앞에 두고 있다. 강남구 뿐 아니라 송파구(45.3→44.7%), 서초구(45.9→45.6%) 등 강남3구 모두 45% 아래로 떨어졌다. 실제로 강남구 노후 재건축 단지 중 한 곳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84㎡ 전세가격은 5억원대, 매매가격은 22억원대다. 전세가율이 30%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입주가 시작됐거나 예정된 단지들도 비상이다. 지난달 입주가 시작된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인근 '개포주공 5단지' 전용면적 84㎡ 전세는 이달 3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매매 호가는 25억원대다. 지난해 중순 7억3000만원까지 올랐던 전셋값은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입주가 예정된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전세가율도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선 강남구 입주 물량이 4646가구에 달한다. 이어 서초구(3470가구), 은평구(3359가구), 동대문구(2797가구) 순이다. 올해 강남3구에서만 1만 가구 가까운 새 아파트 입주가 이뤄지는 것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동산팀장은 "한동안 전세가율이 반등해서 올라가는 상황은 아닐 것"이라며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나면서 강남구는 전세가율이 4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뿐 아니라 인천, 경기 등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에서 전세가율 하락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기도 전세가율은 3월 62.2% 수준이다. 특히 과천시는 43.7%로 이미 50%가 붕괴했고, 구리시(53.8%), 광명시(55.3%), 하남시(56.6%), 인천 연수구(57.9%) 등도 50% 선을 위협받고 있다. 우 팀장은 "금리에 대한 변동 폭이 작아져서 월세로 옮겨갔던 수요가 다시 전세로 회귀하는 현상이 하반기 중 서울에서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며 "하지만 인천이나 경기도처럼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에 국한해서 전세가율 하락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셋값의 급격한 하락은 역전세난으로 이어진다. 역전세난이란 전셋값은 내리고 매물은 늘어 집주인들이 세입자들에게 보증금 반환을 못 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갭투자로 아파트를 사들였던 이들은 역전세난의 위험에 처하게 됐다. 새로운 세입자 찾기에 어려움을 겪는 집주인들은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대출을 받거나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고금리 여파로 전세 수요는 줄어든 상황이라 당분간 전셋값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교보증권 백광제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 강남구, 서초구에 1만 가구 정도의 입주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며 "입주하는 시점에 발생하게 되는 전세 물량과 이로 인한 주변의 공실로 전세 시장은 수급적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