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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띠 졸라매도 나랏빚 1000조 '껑충'…117조 최악 적자[구멍난 나라살림①]

등록 2023-04-08 06:00:00   최종수정 2023-04-17 09: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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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수입 전년보다 52조 증가해도 재정적자

국가채무 1067조7000억…1인당 2000만 돌파

文정부, 나랏빚 400조↑…尹 "건전 재정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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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3.03.2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나라 곳간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국가채무가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섰고 나라살림 적자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첫해부터 '건전 재정' 기조로 전환하고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하는 등 재정 정상화에 나섰지만, 이미 불어난 빚이 미래 세대의 발목을 잡을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기획재정부의 '2022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세입은 573조9000억원으로 전년도 결산 대비 49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세수입은 395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1조9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총세출은 559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2조8000억원(12.6%) 증가했다. 코로나19 극복과 민생안정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으로 재정 지출이 늘었던 탓이다. 지난해 5월 국회를 통과한 윤석열 정부의 첫 추경 규모는 62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세금이 2021년보다 50조원이 넘게 걷혔는데도 사용한 돈이 더 많아 재정 적자 규모는 오히려 커졌다. 여기에 기금수입까지 더한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제외한 통합재정수지는 64조6000억원 적자를 냈다. 적자폭은 1년 전보다 34조1000억원 확대됐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117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가 작년 2차 추경 때 전망했던 110조8000억원보다도 6조2000억원 많다. 전년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26조4000억원 확대되며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코로나19가 불어 닥쳤던 2020년 관리재정수지 적자폭(112조원)보다도 크다.

나랏빚도 빠른 속도로 쌓였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1067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97조원 늘었다. 중앙 및 지방 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하는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넘어선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49.6%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국가채무가 GDP 절반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1인당 짊어져야 할 나랏빚도 처음으로 2000만원을 돌파했다. 국가채무를 지난해 말 주민등록인구인 5143만9038명으로 나누면 1인당 국가채무는 2076만원이다.

국가채무에 공무원·군인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비확정 부채를 더한 국가부채는 2326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비확정 부채는 정부가 당장 갚아야 하는 돈은 아니지만, 연금 조성액이 지급액보다 부족하면 정부 재원으로 충당해야 해 연금충당부채가 증가할수록 미래세대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반면 국가 자산은 투자 환경 등이 악화하면서 전년보다 29조8000억원 줄어든 2836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가 총자산이 전년보다 감소한 건 재무결산이 도입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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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하는 나랏빚인 국가채무는 1067조7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를 넘어섰다. 1년 전(970조7000억원)보다는 97조원 늘어난 규모다. 다만 지난해 예산(2차 추경 기준·1068조8000억원)보다는 1조1000억원 줄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나라 재정에 빨간불이 들어온 건 문재인 정부 때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국가채무는 660조2000억원이었으나 코로나19 위기와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투입으로 5년간 400조원 넘게 불었다.

노무현 정부(2003~2008년·143조2000억원), 이명박 정부(2008~2013년·180조8000억원), 박근혜 정부(2013~2017년·170조4000억원) 등 역대 정부와 비교해도 나랏빚이 눈에 띄게 확대된 셈이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 문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를 폐기하고 '건전 재정' 기조로 전환했다. 이어 올해 본예산 편성 때는 재량지출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26조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윤 정부는 내년 예산안 편성 때도 재량 지출을 10% 이상 감축하고 합리성이 결여된 현금성 복지, 정치인들의 불합리한 현금성 지원 요구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무분별한 재정 확대 요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결산을 계기로 재정건전성에 대한 보다 엄중한 인식하에 정부는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재정준칙 법제화 등을 통해 건전재정 기조를 정착시키겠다"며 "2024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도 2022회계연도 결산 내용을 반영해 무분별한 현금 지원 사업 등 도덕적 해이와 재정 누수를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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