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재명 체제' 유지될까…李 재판, 지지율 변수[총선 D-1년④]
"이 대표 체제로 총선…결국 본인 재판에 달려""지지율 낮으면 의혹 없어도 '내려와' 할 텐데"여전한 '이재명 퇴진론'…'8월' 제기되는 이유
이 대표 거취 문제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잇따른 실언과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한일정상회담·주69시간제 등을 향한 공세에 당력이 모이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여기에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향한 자제 요청과 비이재명(비명)계 위주의 당직 개편을 통해 당내 봉합을 나선 것도 한몫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공천권을 쥔 이상 공천 등 본격적인 총선 국면이 다가오면 이 대표 퇴진론은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비명계 한 의원은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이지만 이 대표와 당을 분리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여전히 있다"고 전했다. 친명계 한 의원도 "지금은 비명계가 잠잠하지만 결국 이 대표가 물러나지 않으면 그 어떤 안을 내놓아도 설득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대표의 거취를 두고 당내에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제거하지 않고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주장과 '이 대표를 향한 강한 지지세 없이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주장이 충돌한다. 향후 1년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집약된 재판 진행 상황과 지지율이 이 대표의 거취를 결정할 중요 변수인 이유다.
◆"이 대표 체제로 총선 치를 수 있냐는 결국 재판에 달려" 친이재명(친명)계로 분류되는 한 중진 의원은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지 여부는 결국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다음 총선 전까지 이 대표 관련 1심 선고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한 가운데 검찰에서 유력한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야당 탄압 수사' 주장에 힘이 실리며 이를 주장해온 이 대표 체제의 지도부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친명계 중진 의원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재판 과정을 보면 검찰 측 주장이 형편없더라"라며 "지금 상황으로는 충분히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도부 관계자도 "이 정도 사이즈의 수사면 검찰이 재판 전부터 휘몰아쳐야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결정적인 건이 있었나"라며 "이미 검찰이 모든 패를 다 공개했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반면 비명계에서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더라도 이 대표가 계속해 재판에 출석하는 모양새 자체가 총선에 불리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비명계 중진 의원은 "이 대표가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상황에서 총선까지 계속 갈 수 있겠냐"며 "예를 들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진실공방을 하는 모습이 생중계 될 텐데 그 상태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나. 대중적인 임계점이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명계 초선 의원도 "체포동의안을 살펴봤을 때 검찰 측이 부실했다고 보이더라"라면서도 "재판에서 결정적인 '한방'이 나오지 못하더라도 역동성을 위해 (대표직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천 과정에서 '새로운 민주당'을 강조할 텐데 대표가 재판받는 상황을 그대로 두면서 '새로운'이라는 표현이 설득력 있겠나"라고 전했다.
◆"지지율 낮으면 사법리스크 없어도 내려오라고 할 텐데" 사법리스크가 아니라 지지율이 이 대표 거취 문제의 핵심이라는 주장도 있다. 계파색이 옅은 재선 의원은 "의원들은 지지율이 처참하면 사법적 의혹이 없어도 대표직에서 물러나라고 할 것"이라며 "반대로 지지율이 80~90%라면 사법적 의혹이 많아도 대표직을 지켜달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사법리스크는 표면적인 이유일뿐 본질적 이유는 지지율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의 지지율(리얼미터 기준)은 지난 2월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에 오차범위 밖에서 뒤쳐지거나 오차범위 내의 격차를 보이다가 지난 3월 3주차 이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기 시작했다. 지난 3일 발표된 3월 5주차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37.1%, 민주당 47.1%를 기록하며 10%p 앞섰다. 이를 두고 친명계 초선 의원은 "이 대표가 아닌 다른 인물이 대표였다면 현재의 지지율이 나올 수 있겠냐"며 "지지율이 뒤쳐졌을 때도 이 대표가 아니었다면 그 정도로 방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명계 재선 의원은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앞선 것은 사실이나 이는 윤석열 정부의 굴욕외교 등의 실정 때문"이라며 "결국 중요한 것은 총선 당일의 지지율 아니겠나. 일희일비하지 말고 중도층 흡수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도부 관계자는 "지난 2021년 4·7 재보궐 선거 이후 고착화된 여론 지형이 한일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바뀌었다고 판단한다. 중도층이 돌아섰다"며 "이런 추세는 다음 총선까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다른 지도부 관계자도 "구도가 우리에게 유리해졌다. 국민의힘의 제1의 전략은 '이재명 때리기'인데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껴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며 "다음 총선까지 약간의 변동이 있을 수는 있어도 이 대표 체제가 흔들릴 정도로 지지율이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전한 '이재명 퇴진론'…'8월' 제기되는 이유 민주당이 훈풍에 올라탄 상황에서 본격 거론되고 있지는 않지만 이 대표 퇴진론은 여전히 유효하다. 비명계 재선 의원은 "늦어도 추석을 전후해 퇴진해야 한다"며 "비례대표와 지역구 신인 등을 고려해서 최소 30명을 당에 영입해야 한다. 새 지도부에서 영입 후보군을 검토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늦어도 추석쯤이 되지 않겠냐"고 했다. 비명계 중진 의원은 "이 대표 관련 혐의가 모두 기소된 뒤 재판이 본격화되면 대중들이 피로감을 느낄 것"이라며 "8월쯤이 되지 않겠냐"고 전했다. 비명계 초선 의원도 "8월 전에는 이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이 대표 체제가 아닌 '확 바뀐'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아닌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지도부의 권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친명계에서 나온 연말께의 '질서있는 퇴진'론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민주당은 당헌당규상 당대표 잔여 임기가 8개월 미만인 시기에 당대표가 사퇴한 경우 비대위 체제와 전당대회를 거치지 않고도 중앙위원회에서 당대표를 선출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오는 12월29일이 지나면 잔여 임기가 8개월 미만이 되므로 이날 이후 이 대표가 퇴진할 경우 사실상 이 대표 스스로 후임을 지명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총선까지 1년을 앞둔 시점에 이 대표 퇴진론은 큰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당직 경험이 있는 한 의원은 "이 대표가 퇴진 여부를 결정할 시점은 총선 유불리가 명확해지는 때 아니겠냐. 총선까지 1년이나 남은 시점에서 이 대표 퇴진론은 크게 의미 없다"며 "당장 내일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것이 정치 아니냐. 때가 되면 알아서 결심할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