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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 제때 돌려받을까"...2년 전 '집값 정점' 때 계약 만료 이어져[하반기 역전세 비상]②

등록 2023-06-11 06:00:00   최종수정 2023-06-14 10: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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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임차권설정등기 역대 최대…석 달 연속 3000건 이상

1분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 7974억…3.3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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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업체가 밀집한 상가 모습. 2022.10.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전셋값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역전세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년 전 집값이 정점일 때 체결된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인 올 하반기에 역전세난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인 갭투자 집주인으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갭투자로 주택을 매입한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입자와 전세 계약을 맺어야 한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 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며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들이 늘어나 전셋값이 하락했다. 여기에 전세 사기 여파로 전세를 향한 수요가 줄었다.

기존 계약보다 낮은 금액으로 갱신하는 주택 임대차 계약이 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올해 1분기 전국의 국토교통부 전월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전월세 갱신 계약 중 종전 계약보다 감액한 계약 비율이 25%까지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토부가 갱신계약 데이터를 공개하기 시작한 2021년 이후 최고치로, 지난 4분기의 수도권 감액 갱신 비율 13%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대구의 감액 갱신 비율이 6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가 48%, 울산시가 35%로 뒤를 이었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늘면서 임차인이 이사 후에도 대항력을 갖는 임차권설정등기가 급증하고 있다. 임차권설정등기는 임대차계약 기간 만료 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임대인의 허락 없이 등기부등본에 임차권이 유효함을 명시하는 제도다. 임차권설정등기가 완료되면 임차인이 이사해도 대항력이 유지된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집합건물에 대한 임차권설정등기 신청 건수는 3632건으로, 전월(3043건)보다 대비 19.4%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3414건으로 처음으로 3000건을 돌파한 후 석 달 연속 3000건을 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765건)과 비교하면 374%나 급증했다.

지역별로 서울이 123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기 994건 ▲인천 775건 ▲부산 228건 ▲대구 60건 ▲충남 48건 ▲전남 4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역전세 비중이 전체 전세 가구의 절반을 넘어섰다는 통계도 나왔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경제 이슈분석(6월) : 깡통전세·역전세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집을 팔아도 세입자 보증금에 못 미치는 이른바 '깡통전세' 위험가구 비중이 지난해 1월 2.8%(5만6000가구)에서 올해 4월 8.3%(16만3000가구)로, 3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도 같은 기간 25.9%(51만7000가구)에서 52.4%(102만6000가구)로, 1년 3개월 만에 2배 늘었다.

전세보증금 미반환은 급등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 규모는 총 7974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4분기(2393억원)의 3.3배에 달하는 수치다.

보증사고는 계약해지나 종료 후 1개월 안에 보증금을 못 돌려받거나, 전세 계약 기간 중 경매나 공매가 이뤄진 뒤 보증금을 받지 못한 것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역전세난 확산으로 전세보증금을 제때 반환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입주 물량이 많은 데다, 고금리 기조에 전세사기 여파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전세시장의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이 더 하락한다면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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