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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뚜렷하려면 거래량 더 붙어야"[하반기 부동산 전망]①

등록 2023-06-17 06:00:00   최종수정 2023-06-20 0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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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 5인의 주택가격 전망

거래량 2배는 늘어야 완연한 상승세

급매물 소진되고 호가 오르면 줄 수도

투자 수요 유입 없으면 반등 끝 가능성

서울-지방 간, 단지별 양극화 심화될 듯

자금 있으면 지금, 적으면 공공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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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서울 아파트 가격이 4주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거래량도 3달 연속 3000여건에 이르고 있다. 정부가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규제를 완화하자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도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 실거래가 기준 집값이 크게 내린 지역에서 급매물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매수세가 붙고 가격이 올랐는데, 완연한 상승장에 접어들려면 거래량이 현재의 두 배 가량은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해 하반기 내내 1000건을 밑돌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 들어 1월 1416건, 2월 2458건, 3월 2984건, 4월 3187건, 5월 2956건(전날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신고 기한이 약 2주 남은 것을 감안하면 전월 거래량은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5월 기준 송파구(258건), 노원구(218건), 강남구(200건), 강동구(189건), 영등포구(166건), 성북구(165건), 강서구(150건) 등에서 거래가 많은 편이었다. 수요는 정주여건이 양호한 강남권 대단지, 실수요자들의 가격 접근이 용이한 중저가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양분되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에 비해 시장이 회복되고는 있지만 완벽하게 상승장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 월 평균 거래량이 2006년~2022년 6040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한해 동안 6139건인 것에 비하면 올해는 거래가 많은 달을 기준으로 봐도 절반 정도"라며 "거래량은 수요자의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매수자들이 급매물만 관심을 가질 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는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짚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높은 기준금리, 역전세난, 경기침체, 미미한 통화령(M2) 팽창, 소득대비 집값 고평가 등 여러 요인을 감안할 때 급반등을 하기는 녹록지 않다"며 "지금은 불안한 반등세"라고 평했다.

거래량이 더 늘며 집값이 오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강남3구는 상승세로 완전히 돌아섰고, 온기는 서서히 퍼져 나갈 것"이라며 "월 거래량이 5000건은 돼야 한다. 추석을 전후로 서울과 수도권이 완전한 상승세를 보일 것 같다"고 내다봤다. 고 대표는 "흐름이 바뀔만한 변수는 금리인데, 경제 상황이 썩 좋은 편이 아니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매수세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연초에는 특례보금자리론의 영향이 있었고, 가격이 불과 몇 개월 전에 비해 수 억원 떨어지다보니 매수심리를 자극한 측면이 있다"며 "최근 호가가 다시 오르고 있는데, 가격 메리트가 사라지게 되면 다시 매수세가 줄어들면서 조금 더 바닥을 다지는 형태가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외지인 매입 거래 비율이 줄었다는 것은 지금 나타나고 있는 실거래 반등이 투자 수요보다는 실수요에 가깝다고 볼 만한 부분"이라며 "투자 수요가 추가적으로 유입되지 않는 한 서울에서 반등 거래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우 팀장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완화되긴 하겠지만 역전세 문제가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방 건설사를 중심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도 있어서 추세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지역간, 단지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매도세와 매수세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며 좀 더 바닥을 다지다가 내년 상반기에야 상승기에 진입할 것"이라며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는 심화될 것이고, 분양시장도 입지조건이 좋거나 분양가가 저렴한 단지 위주로만 로또청약이 이어지고 그렇지 않으면 미분양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 수석전문위원도 "지방은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지역별 편차가 큰 상황"이라며 "주택시장이 지역 동조화보다는 각개전투 양상으로 펼쳐질 것"이라고 점쳤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서 교수는 "어느 정도 자금이 축적됐다면 직주근접이 가능한 주거를 마련해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자금이 부족하다면 공공분양을 노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서울 내 주택을 살 수 있으면 좋지만, 안 된다면 3기 신도시 분양도 고려할 만 하다"며 "공공분양은 자격을 갖추기가 쉽지 않은 만큼 정부가 소득한도를 늘려줄 필요가 있겠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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