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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골 아닌 손목 휠라"…200만원 프리미엄폰 시대 온다

등록 2023-07-29 09:00:00   최종수정 2023-07-31 14: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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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 Z 폴드5' 출고가 200만원대 넘겨…최저 209만원

애플 아이폰15 프맥도 200만원 돌파 유력…100달러 인상 전망

최근 5년 새 고급폰 가격 수십만원 올라…"그냥 구형폰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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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에서 행사 참석자들이 갤럭시 Z 플립5, Z 폴드5, 갤럭시 워치6, 갤럭시 탭 S9 등 공개된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2023.07.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삼성전자와 애플의 프리미엄폰 최저가격이 200만원을 넘어섰다. 갤럭시 Z 폴드5는 최저가가 210만원에 달하고, 아이폰15 프로맥스도 200만원 돌파가 유력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등골이 아니라 폰을 드는 손목이 휠 지경이라는 호소가 절로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폴더블폰 신작인 갤럭시 Z 폴드5와 플립5를 공개했다. 전작과 출고가를 비교해보면 폴드5는 약 10만원, 플립5는 약 5만원이 인상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최고 프리미엄 모델인 폴드5의 출고가를 살펴보면 256GB 모델 209만7700원, 512GB 모델 221만8700원, 1TB 모델 246만700원에 달한다. 지난해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이 언급했던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인 200만원을 끝내 넘기고 말았다.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5도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5 프로와 프로맥스의 출고가 인상을 검토 중이다. 정확한 인상 폭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소 100달러씩의 인상이 유력하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4 프로와 프로맥스의 출고가(256GB 기준)는 각각 1099달러(약 141만원), 1199달러(약 154만원)였다. 미국 출고가는 동결됐으나 달러 강세로 인해 국내 출고가는 전작보다 비싸졌었다. 특히 아이폰14 프로맥스 256GB 모델은 190만원으로 지난해부터 200만원에 육박했다.

결국 최고사양 모델인 아이폰15 프로맥스 256GB 모델의 출고가는 1299달러(166만원)가 유력한 상황. 한국에도 10만원 수준의 인상폭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200만원대 책정은 피할 수 없다.

◆150만원 내외였던 프리미엄폰, 최근 5년 새 200만원대로 '훌쩍'

최근 5년 사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최상위 프리미엄폰(256GB 기준)의 국내 출고가는 최대 수십만원 가량 올랐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고 프리미엄 라인업이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서 폴더블폰으로 변경되며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폭이 더 컸다. 2019년 노트10+는 139만7000원, 2020년 노트20 울트라는 145만2000원이었다.

2021년 노트 시리즈가 단종되면서 삼성전자의 최고 프리미엄폰 지위는 대중화를 선언한 폴드 시리즈가 가져갔다. 폴드3와 폴드4는 동일하게 199만8700원이었고, 올해 폴드5는 209만7700원으로 책정됐다. 노트의 뒤를 잇고 있는 갤럭시 S 울트라 모델의 경우 지난 2월 출시된 갤럭시 S23 울트라가 159만9400원에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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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5 프로 모델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다크 레드' 색상 예상 이미지. (사진=맥루머스 트위터) *재판매 및 DB 금지

아이폰은 어떨까. 지난 2019년 아이폰11 프로맥스는 176만원이었고, 이후 아이폰12·13 프로맥스는 163만원으로 가격이 되려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아이폰14 프로맥스는 30만원 수준의 급격한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190만원에 출시됐다.

◆고가 프리미엄폰, 시장 악화에도 '나홀로 성장'…가성비 대신 가격·성능 다 올린다

이처럼 프리미엄폰 가격이 치솟는 것은 최근의 시장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장기간의 코로나와 경기 악화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프리미엄폰은 되려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중저가 가성비폰을 무기로 내세웠던 중국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와 카날리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10% 내외 감소했으나, 600달러(약 77만원) 이상의 프리미엄폰 시장은 되려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프리미엄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 증가했고, 매출액도 처음으로 전체 시장의 과반인 55%를 기록했다. 판매량도 전체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했다. 1000달러(약 128만원) 이상 초고가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38% 증가하며 가장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프리미엄폰만 시장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견조한 모습을 보인 셈이다. 프리미엄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애플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도 가성비 대신 성능과 가격을 모두 높이는 전략에 끌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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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달러 이상 프리미엄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판매량 및 수익 비중.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재판매 및 DB 금지


◆"스마트폰에 월급 반 이상 쓸 순 없어"…소비자 우려에도 '프리미엄폰' 강화 계속될 듯

다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초고가 행진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나온다. 특히 스마트폰 성능에 더 민감하고 플래그십 선호도가 높은 젊은 층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20대 직장인 안모씨는 "고물가 시대에 먹고 살기 힘든데 200만원을 넘는 폰을 사진 않을 것 같다"며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월급의 반 이상을 퍼부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요즘 폰들은 다 상향평준화되지 않았나"라고 되물었다.

30대 이모씨는 "1~2년된 구형 휴대폰을 자급제로 구매해 사용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기능적인 단점을 찾기 어렵다고 한다"며 "요즘 스마트폰은 매번 혁신적이게 바뀐다는 걸 체감하기 어려운데 가격만 천정부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프리미엄폰 전략 뿐 아니라 부품값 인상 등으로 인해 스마트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몇년 간 AP(앱 프로세서)와 카메라 모듈 등 부품값이 급등하면서 완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년 간 이어진 부품값 상승 부담을 고려하면 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게 사실"이라며 "이번 폴더블폰 또한 가격을 올린 만큼 성능을 높여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전략으로 보인다. 시장 추이가 이미 프리미엄폰의 역량을 보여준 만큼 이같은 기조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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