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개혁 밑그림 보니…2025년부터 0.6%p씩 15% 이상 올려야
재정계산위, '국민연금 제도 개선 방향 공청회'2093년까지 기금 유지 목표…12% 인상은 한계소득대체율 인상 제외…지급 보장 명문화 담겨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 방안의 밑바탕이 될 재정계산위원회의 보고서에는 지속 가능한 국민연금 제도 운영을 위해 2025년부터 매년 0.6%포인트(p)씩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방안이 담겼다. 인상하는 보험료율은 12%, 15%, 18%가 제시됐는데 12%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어 15%까지는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 연장과 국민연금기금 운용 수익률 제고 시나리오도 거론됐지만 소득대체율 인상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는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23년 재정계산 결과를 바탕으로 한 국민연금 제도 개선 방향에 관한 공청회'를 열었다. 국민연금법에 따라 정부는 5년에 한 번씩 국민연금의 장기 재정 균형을 위한 재정 계산을 해야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종합 계획서를 만들어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법 시행 이후 5회째인 올해 재정 계산에서는 현 제도를 유지할 경우 2055년에 국민연금기금이 소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 4회 재정 계산 때 예상했던 기금 소진 연도 2057년보다 2년 앞당겨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1998년과 2008년에 두 차례 연금개혁을 시행했으며 그 결과 국민연금 제도는 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0%(2028년까지), 수급 개시 연령 65세(1969년생 이후)로 결정된 상태다. 연금 개혁 방안을 논의한 재정계산위원회는 2093년까지 향후 70년간 국민연금기금이 소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 김용하 재정계산위원회 위원장은 "70년은 2023년 현재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20세 사람이 평균 수명인 90세까지 사는 기간"이라며 "평균 수명까지 사는 동안 국민연금이 고갈되지 않도록 해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도록 하는 게 기본적인 목적"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연금 보험료율 12%, 15%. 18% 인상과 수급 개시 연령 66세, 67세, 68세 연장, 국민연금기금 투자 수익률 0.5%p, 1%p 제고 등이다. 주요 시나리오를 보면 2025년부터 보험료율을 0.5%p씩 12%까지 올리면 기금 소진 시점은 2063년이 된다. 수급 개시 연령을 68세로 연장하고 기금 투자 수익률을 1%p 높여도 기금 소진 시점은 2080년이다. 보험료율을 12%까지만 올리면 어떤 변수를 조합해도 재정계산위원회 목표치를 달성할 수 없다. 보험료율을 15%까지 올리면 기금 소진 시점은 2071년이다. 여기에 수급 개시 연령을 68세까지 연장하고 국민연금기금 투자 수익률을 1%p 높이면 재정계산위원회 목표인 2093년까지 기금 소진을 막을 수 있다. 이 시나리오의 경우 2093년에 적립배율은 8.4배다. 이는 8.4년 치의 기금이 남아있게 된다는 의미다. 보험료율을 18%까지 올릴 경우엔 기금 소진 시점이 2082년이 된다. 수급 개시 연령을 68세로 연장하면 2093년 적립배율 4.3배, 여기에 국민연금기금 수익률이 0.5%p 올라가면 적립배율 12.1배, 수익률이 1%p 오르면 적립배율이 23.6배까지 늘어난다. 반면 국민연금을 더 많이 받는 소득대체율 인상 시나리오는 제시되지 않았다. 보고서에 기재된 논의 경과에 따르면 소득대체율을 45%, 50%로 인상하는 내용이 논의됐으나 서술 방법과 특정 시나리오에 대한 다수안·소수안 표시 등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소득대체율 인상안을 작성한 위원들이 소득대체율 인상안 부분의 삭제를 요청해 위원회가 수용했다. 이 외에 노후 소득 보장과 관련해선 가입 상한 연령과 수급 개시 연령을 순차적으로 일치시키고, 국민연금법에 의해 지급을 보장하는 법제화 방안을 제안했다. 또 현재 둘째아이부터 적용하는 출산크레딧은 첫째부터 대상을 확대하고 최대 6개월까지만 인정하고 있는 군복무 크레딧도 군복무 전 기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보험료 지원과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가입 확대, 기준소득월액 상·하한 조정, 소득 활동에 따른 노령연금 감액 제도 장기적 폐지, 유족연금 지급률 일원화, 장애연금 제도 개선도 검토하라는 의견을 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가진 시나리오는 2093년까지 적립금을 유지하자는 1개 시나리오밖에 없다"며 "2025년부터 0.6%p씩 보험료 인상을 하는 건 똑같고 인상을 언제 중단하느냐의 문제인데 기금 운용을 잘하면 더 일찍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여러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10월까지 국민연금 개혁 방안인 종합운용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