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이재명 찾은 이해찬·함세웅 "불의 득세…국민 들고 일어나야"
이해찬 "헌법 체계 무너져…윤 정부, 국가 체계 이해 없어"함세웅 "불의한 정치인들 득세…어려운 시기 헤쳐나가야"
[서울=뉴시스] 이승재 신귀혜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무기한 단식 투쟁' 5일째를 맞은 4일 이해찬 상임고문, 함세웅 신부 등 야권 원로들이 천막을 찾았다. 이들은 이 대표를 격려하면서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불의의 정치인들이 득세하고 대통령이 국민과 싸우려하니 국민이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상임고문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국회 본청 앞 이 대표의 단식 투쟁 천막을 찾아 "국회에서 법을 만들면 시행령으로 부수고, 대법원에서 강제징용 판결을 내면 대위변제하고, 헌법재판소에서 야간집회를 허용하면 현장에서 막는다"며 "헌법 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정부·법원·헌재의 균형이 헌법의 기본 질서인데, 그 자체가 지금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 대표는 "맞다. 이는 하나의 징표일 뿐이고 근자에 새로운 질서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며 "상식적인 국민을 존중하고, 상대를 인정하고, 서로 경쟁을 통해 나은 길을 찾는 정치가 아니라 싹 다 제거하자, 무시하자 대놓고 그런 전략으로 가는 듯하다"고 맞장구쳤다. 이후에도 이 대표는 대화 도중 "주권국가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행태들이 보인다", "공포정치를 꿈꾸는 것 같다"는 강도 높은 발언을 섞어가면서 현 정권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특히, 이 상임고문은 경제 위기를 우려하면서 "국가 체계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이라며 "대통령이든, 국무총리든, 장관이든 손을 댈 수 있는 게 있고 못 대는 게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과거를 회상하면서 "2009년 7월쯤 김대중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전에 나와 정세균 대표, 문재인 대표 등 몇 사람과 점심을 먹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 집권 1년 좀 지나서 경제가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한반도 평화가 무너진다고 걱정하면서 벽에 대고 욕이라고 하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며 "지금이 딱 그런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와 이 상임고문은 약 30분 동안 천막에서 대화를 나눈 이후 본청 당대표실로 자리를 옮겨 40분가량 더 이야기를 나눴다. 면담을 끝낸 이 상임고문은 별다른 소감을 밝히지 않은 채 국회를 떠났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정오께 단식장에서 함세웅 신부를 비롯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신부들과 면담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함 신부는 "이 대표가 시련을 잘 견딜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불의한 정치인들이 득세했다. 우리 공동체가 이 어려운 시기 잘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같은 날 오후 1시40분쯤에는 김태랑·김장근·김철배·유용근·최봉구 고문 등 당 고문단이 이 대표의 단식장을 방문했다. 이들은 "촛불집회로 이런 투쟁은 끝날 줄 알았는데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대통령이 국민과 싸우려고 하니 국민이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고맙고 죄송하다. 말씀 들으니 힘이 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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