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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전략지형 바뀐다...한미일 대 북중러[뉴시스 창사 22년]

등록 2023-09-16 09:00:00   최종수정 2023-09-19 09:5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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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계기로 안보·경제협력 강화

북러 정상회담 개최…중국 외교부장 18일 러 방문

"북한, 냉전적 갈등구조 불리하지 않다 판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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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데이비드=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08.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동북아 전략지형이 한미일과 북중러 간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한미일 3국은 최근 미국 캠프데이비드 협정을 계기로 안보 협력이 더 강화되는 모양새다. 북중러는 북러 정상회담으로 공조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중국도 왕이 외교부장을 러시아로 보내 3국 협력 공고화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한미일 대 북중러 간 신냉전 체제가 한반도에 긴장감을 고조시키면서 동북아 국제정서가 요동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일 정상은 지난 8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 정상회의를 열고, 군사훈련을 정례화하고 공동 위협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3국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Principles of Camp David' '캠프 데이비드 정신(Spirit of Camp David/한미일 공동성명)', '3자 협의에 대한 공약(Commitment to Consult)' 등 3가지 합의문을 도출했다.

이를 두고 이전까지의 역내 대북 공조 차원을 넘어서 오커스(AUKUS)나 쿼드(QUAD)에 가까운 '범지역 협력체'로 안보·경제협력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은 지난달 24일 오전 북한이 탄도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할 당시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대응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11일 5박 7일간 아세안·G20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하며 미일 정상들과 또 한번 끈끈한 유대감을 과시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간 동안 총 세 번을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윤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 "제 휴가지에서 함께 시간도 보냈는데,  귀갓길 저의 집으로 같이 갑시다"라는 농담을 건네며 친밀감을 나타냈다.

기시다 일본 총리와는 지난 10일 공식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깜짝 추가 일정이었다. 양 정상이 자연스럽게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양자회담 자리가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한미일 협력 체계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글로벌 사회로 지평을 넓히고 있다는 징표"라고 밝혔다.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정신이 자카르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G20 뉴델리 정상회의에서 합의를 이행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한미일 협력 강화에 맞서 북중러도 더욱 밀착하는 분위기다.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3일 러시아 극동 지방의 보스토치니 우주 기지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4년 5개월만에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보스토치니 기지 주요 시설을 시찰한 데 이어 양국 대표단이 배석한 1시간 30분 간의 확대회담, 30분 간의 일대일 단독회담까지 진행했다. 회담 후 기자회견이나 공동성명 등이 없어 어떠한 내용이 논의됐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 매체와 외신 보도 등을 종합할 때 우주발사체 기술 이전 및 군사협력, 무기 거래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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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3.09.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북한이 러시아와 강하게 밀착하는 것을 두고 중국 측에서는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경제, 안보 등에서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게 될 경우 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북·러 회담과 관련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북한 지도자의 러시아 방문은 두 나라 사이의 일이며 북한과 러시아 관계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과 북한은 산과 강으로 연결된 우호적인 이웃"이라며 "양국 관계는 발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가운데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오는 18일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3국간 관계 강화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13일(현지시간) "18일 모스크바에서 중러 외교부장 회담이 열린다"며 "양국 장관이 최고위급 접촉을 포함한 광범위한 양자 협력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정상회의 일정이 잡힐 수 있어 한미일 또한 회담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일 대 북중러로 신냉전 구도가 굳어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데 이같은 신냉전 구도가 양국 교역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의 대중 수출은 지난해 6월부터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장 기간 감소세다. 물론 중국의 경제 상황이 악화해 교역이 줄었을 수 있지만, 이보다 양국 관계 악화에 따른 영향이 더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최용환 책임연구위원은 "‌‌ 북한은 '한미일 대 북중러'의 냉전적 갈등구조가 자신들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이러한 구조의 고착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필요시 미국을 직접 자극해 한반도 문제에 중러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전략도발을 시도할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며 "의도적 긴장 조성 후 협상 국면 전환이라는 과거의 방식과 달리 현재의 강대국 간 정치·군사적 긴장 국면의 장기화를 전략적 기회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통일연구원 현승수 연구위원은 "한미일 안보 공조가 북한 핵무력 고도화에서 비롯됐음을 러시아와 국제 사회에 알리고,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냉철한 정세 인식 하에서 고조되는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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