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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인도 갈등 심화…대중국 포위망 느슨해지나

등록 2023-09-23 06:29:00   최종수정 2023-10-10 09: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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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도 총리 발언 파장…인도, 캐나다서 비자 발급 중단

"바이든, G20서 인도 총리에 '시크교도 살해' 우려 표명"

인도 제1야당, 시크교도 독립 옹호했다며 캐나다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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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인도)=AP/뉴시스] 시크교도 지도자가 캐나다에서 피살당하며 캐나다와 인도의 외교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이번 사건에 인도 정부가 연루됐다는 캐나다 총리의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사진은 인도 뉴델리에서 개막한 G20 회의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악수하는 모습. 2023.09.22.

[서울=뉴시스]조성하 기자 = 시크교도 지도자가 캐나다에서 피살당하며 캐나다와 인도의 외교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이번 사건에 인도 정부가 연루됐다는 캐나다 총리의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이에 따라 대(對)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와의 관계에 공을 들이던 미국의 전략도 차질을 빚게 됐다. 그간 미국을 주축으로 한 서방 세계는 인도를 포섭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걸친 대중 포위망을 구축하려 해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19일 암살 사건의 배후로 인도 정부를 지목하며 인도 외교관을 추방한 것이 악화일로의 시작점이었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 영토에서 발생한 캐나다 시민 살해 사건에 외국 정부가 개입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주권 침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인도 정부는 "상식에 맞지 않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한 뒤 인도 주재 캐나다 고위 외교관 1명을 맞추방했다.

외교관 맞추방 조치의 연장선으로 인도는 초강경수를 뒀다. 캐나다에 있는 자국민에게 여행주의보를 발령했고 캐나다에서 인도 입국비자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인도가 서방국에 대해 신규 비자를 중단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불똥은 경제 분야로까지 튀며 양국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10년만에 재개한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은 무기한 중단되며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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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캐나다)=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서레이 시내에 걸려있는 인도 시크교 분리독립 운동가였던 고(故)하디프 싱 니자르의 초상화 현수막 앞을 인도출신 이민 여성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3.09.22.

대(對) 중국 견제의 주요 동맹국인 캐나다와 인도의 갈등이 고조되는 것은 미국으로선 고민스러운 일이다. 캐나다의 편만 들다가는 자칫 인도의 심기를 건드려 대중국 포위망이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인도는 중국 견제를 매개로 안보 협력을 강화해 왔다. 양국은 인도·미국·호주·일본으로 구성된 안보 그룹인 '쿼드'의 형성을 이끌기도 했다.

외교적 이해관계가 얽혀있기에 최근 캐나다가 최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 회의에서 인도를 비판하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추진했을 때도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를 거부했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 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피살 사건과 관련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며 대중국 포위망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는 고조됐다.

특히 미국 주도의 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미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국가 정상들이 이같은 의견 전달에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의견 전달 시기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동맹에 개입을 촉구한 이후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앞서 캐나다 국적의 시크족 분리주의 운동단체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는 지난 6월18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서리의 시크교 사원 주차장에서 복면을 쓴 2명의 괴한이 쏜 총탄에 맞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시크교는 힌두교·이슬람 신앙이 융합돼 15세기 탄생한 종교로 전 세계적으로 약 3000만명의 교도가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인도 북서부 펀자브주에만 현재 약 250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는 인도계 시민 중 대부분이 시크교도다.

인도 시크교도는 1970년대부터 펀자브주 내에 칼리스탄(시크교도만을 위한 독립국가) 창설을 주장하는 운동을 펼쳤고 정부의 탄압으로 수천 명이 사망했다. 이후 칼리스탄 독립 운동은 해외 시크교도 교포사회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이번 사건으로 인도 제1야당 국민회의당(INC)은 인도 인구 대부분을 차지하는 힌두교도를 의식해 캐나다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가 시크교도의 독립운동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냉각된 양국 관계는 쉽게 회복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creat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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