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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기후 시대]③반복되는 '지하 참사'…치수전략 대개편 시급

등록 2023-10-02 09:10:00   최종수정 2023-10-04 17: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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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도·포항 지하주차장 등 '지하 참사' 되풀이

'극한 호우' 잦아지면서 지하공간 인명피해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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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 안성수 기자 = 지난 7월15일 미호천 범람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진입도로에서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3.7.15. hugahn@newsis.com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지난 7월 충북 지방에 내린 폭우로 청주시 오송지하차도에 순식간에 물이 들어차 14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흘 동안 쏟아진 비에 오송지하차도 인근의 미호천교의 임시 제방이 붕괴, 6만톤(t)의 강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지하차도가 불과 3분 만에 물로 가득 차면서 발생한 참극이다.

올해만이 아니다. 매년 폭우 때마다 불어난 물이 지하공간에 들이닥치는 유형의 인명피해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때는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순식간에 침수되면서 7명이 숨졌다. 인근 냉천에서 범람한 물이 지하 주차장으로 쏟아진 것이 원인이었다. 힌남노로 당시 포항에는 0시부터 오전 7시까지 342㎜의 폭우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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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뉴시스] 이무열 기자 = 지난해 9월6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소방당국이 태풍 '힌남노'로 인해 지하 주차장에서 실종된 주민 7명을 찾는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2.09.06. lmy@newsis.com

2020년 7월에는 부산 동구 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 사고도 시간당 최대 81.6㎜의 집중 호우가 쏟아졌을 때 발생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단시간에 많은 비가 퍼붓는 '극한 호우' 현상이 잦아지면서 지하공간 침수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극한호우는 '1시간에 50㎜'와 '3시간에 90㎜'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는 비가 내렸을 때를 말한다. 기상청은 지난 7월 서울 동작구에 '극한 호우' 관련 긴급재난문자를 처음으로 발송했다.

기상청 집계에 따르면 극한 호우 기준에 부합하는 비는 2013년 48건에서 2021년 76건, 2022년 108건 등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였다. 연평균 8.5%씩 늘어난 것이다.

잦은 극한 호우로 해마다 지하공간에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치수 대책 및 안전대책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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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부산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지난 2020년 7월23일 밤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 제1지하차도에 물이 차면서 차량 6대가 침수, 시민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해당 지하차도에서 소방대원들이 인명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2020.07.24.  photo@newsis.com

수해 관리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이번 참사 이후 치수대책 개편에 나섰다.

우선 체계적인 수해 대응을 위해 물 관리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환경부는 지난 8월 일상화된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치수·이수 및 재난에 상시 대응할 수 있도록 물관리정책실에 '물위기대응 전담조직'(TF)과, 기존 도시침수대응기획단에 전문 인력을 보강한 '디지털홍수예보추진단'을 신설했다.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치수 정책을 강화했다. 내년 환경부 예산안(12조 6067억원) 중 물관리분야는 47.9%(6조 342억원)를 차지한다. 올해(4조 9509억원)보다 21.9%(1조 833억원) 늘어난 규모다.

특히 댐·하천 관련 예산을 70% 가까이 대폭 확대해 물 관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선 홍수를 일차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댐을 10개 신설하기로 했다. 국가하천정비사업에도 올해 대비 46.9% 늘어난 6627억원을 투자한다.

홍수 예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투자도 대폭 확대한다. 올해 AI 홍수예보체계 구축 예산은 169억원이 편성됐으나, 내년에는 844억원으로 무려 399.4% 증액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홍수예보 발령 시 홍수 영향 범위를 3D 기술로 실제와 유사하게 표출하는 댐-하천 가상모형(디지털트윈) 기술 추진에도 예산을 대폭 늘려(54억원→254억원) 당초 2026년이었던 구축 목표를 내년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이 밖에도 홍수 피해가 매년 상시화된 점을 고려해 하천재해복구비 2500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이후 환경부에 대한 질타도 이어지고 있다. 수해 관리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하천 준설 등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폭우 피해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점증하고 있다.

환경부가 그간 치수(治水)보다 수질 관리에 초점을 맞춰 재해예방이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부의 물관리 능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높아지면서 여권에서는 국토교통부에서 환경부로 넘어갔던 치수 관리 기능을 국토부로 재이관해야한다고 주장도 잇따른다. 물관리 업무는 당초 국토교통부(치수)와 환경부(환경)로 나뉘어 있다가 문재인 정부에서 환경부로 일원화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송 참사 직후인 지난 7월1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하천 범람 속출 문제와 관련, 환경부에 "물관리 업무를 가져갔으면 예방을 제대로 하라"고 질타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윤 대통령의 질타에 "유념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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