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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의 적, 증권범죄①]건수·수법 모두 진화한다[뉴시스 창사 22년]

등록 2023-09-30 08:00:00   최종수정 2023-10-11 14: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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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까지 리딩방 1000건 신고

공문서 위조 등 교묘해지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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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리딩방 관련 불공정거래 혐의 사례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2023.09.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고수익 창출, 원금 보장을 앞세운 불법 주식리딩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식리딩방은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영업방식 중 하나로 단체채팅방 운영자가 상승 예상 종목을 추천하고 매수·매도 타이밍 등을 투자정보로 공유하는 채팅방을 지칭한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산운용감독국은 지난달 23일까지 부적격 유사투자자문업자 103개 업체에 대해 직권말소 처분했다. 지난해 연간 126건에 근접한 수준으로 연말까지 남아있는 기간을 고려하면 수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부터 직권말소 제도 시행으로 국세청 폐업신고·사업자 등록 말소, 보고의무 위반·자료제출 요구 불이행으로 3회 이상 과태료 부과, 금융 관련 법령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이 부과되면 신속 퇴출 수순을 밟게 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밝힌 올해 리딩방 신고만 해도 지난 5월까지 1000건 가량 접수됐다. 유사투자자문업자 등의 영업채널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면서 금감원, 한국거래소 등 공문서까지 위조하는 등 불법행위도 지능화되고 교묘해지는 추세다.

금감원이 단속한 주요 불법영업, 투자사기 사례를 살펴보면 고객과 지인들에게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비상장주식을 매매·중개한 투자자문업자 A씨가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뒤 매수자금만 받고 고객 증권 계좌에 비상장주식을 입고하지 않은 사례가 적발됐다. 금감원은 무인가 투자매매·중개, 형법상 사기로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방송플랫폼을 통해 불법영업하는 경우도 있었다. 무료 투자정보를 제공한다고 안내하면서 개인 연락처를 확보한 뒤 1대1 대화방에 초대해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며 특정 종목에 대해 자문해 미등록 투자자문을 감행한 B씨는 자본시장법상 미등록 영업행위 금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교수, 주식 전문가등 인플루언서를 사칭하는 사기도 횡행하고 있다. 유명인이라고 속여 해외선물, 가상자산 투자를 추천하며 가짜 거래소로 유인해 투자금을 챙기는 방식이다.

이밖에 주식종목 게시판을 통해 공개 채팅방으로 투자자를 유인한 뒤 바람잡이들이 고수익을 미끼로 가상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설치하게 해 투자금을 빼돌린 일당이 붙잡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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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리딩방 등을 통한 불법 영업, 투자사기, 불공정거래 의심 사례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2023.09.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실 주식리딩방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금감원은 개인투자자들이 급증하던 지난 2020년 6월 '주의' 등급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금융위원회도 지난해 9월 말 금융위 특별사법경찰 출범 이후 1호 사건으로 주식리딩방 운영자의 선행 매매 혐의를 수사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올해 들어 금감원은 지난 6월 자산운용검사국 내 불공정거래 조사 전문가 중심의 유사투자자문업자 등 불법행위 단속반을 설치하는 동시에 불법 리딩방 집중신고기간을 운영 중이다. 또 지난달 16일 국수본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리딩방 불법행위 공동단속을 비롯한 협력·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의 주의가 당부된다. 금감원은 ▲투자조언자가 금융투자회사 근무이력, 관련 자격증 등을 갖췄는지 확인 ▲묻지마식 투자를 삼가고 추천받은 기업 재무상태, 지배구조 등을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확인 ▲리딩방 관련 분쟁 해결, 손실 복구 명목으로 공문서 제시할 경우 해당 기관에 직접 연락 ▲공개된 채팅방, 주식 종목 개시판에서 이름, 연락처 등 노출 주의 등을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에 신고된 업체 뿐만 아니라 미신고 업체 등 총 10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연말까지 거래소와 합동 암행점검을 실시할 것"이라며 "유사투자자문업자 등에 대한 시장 감시, 현장검사 중 확인된 사항은 경찰청과 합동으로 불시에 현장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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