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걸 보여주기"…아이브 '고차방정식' 해법은 이렇습니다
7~8일 잠실실내체육관서 첫 콘서트 '쇼 왓 아이 해브'평가절하에 대한 우문현답 자리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나'(I)를 노래'초통령' 명성답게 초등학생들 공연장 가득
대세 걸그룹 '아이브(IVE)'가 데뷔 1년10개월 만인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연 첫 콘서트 타이틀은 팀 정체성과도 수렴된다. 팀명 아이브는 '아이 해브(I HAVE)'의 줄임말이다. '나 그리고 우리가 가진 것들을 당당한 모습으로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일레븐' '러브 다이브 '애프터 라이크'로 이어지는 '감히 3부작' 혹은 '나르시시즘 3부작'을 통해 '주체적인 나 자신'의 당당함을 노래해온 이들은 지난 4월 첫 정규 앨범 '아이해브 아이브(I've IVE)'로 나를 톺아보는 과정에 정점을 찍었다. 그런데 음원·음반차트에서도 호성적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킨 과정에서 '무엇을 더 보여줄 것인가'라는 물음에도 직면하게 됐다. 오는 13일 발매하는 첫 미니 음반 '아이브 마인(I'VE MINE)'이 그 질문에 첫 번째 해법이다. 독립적인 차원의 '나'의 상호작용을 증명하는 음반이다. '아이브 마인' 트리플 타이틀곡이 그 증거다. 선공개된 타이틀곡 '이더 웨이(Either Way)'는 타인의 시선을 통해서 바라본 나, 또 다른 선공개곡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는 서로를 통해 바라본 나, 앨범 발매 당일 공개되는 마지막 타이틀곡 '배디(baddie)'는 내 안에서 내가 찾은 나를 다룬다.
예컨대 멤버들의 셀피를 소셜 미디어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 같은 장면을 대형 스크린으로 연출한 '체리시'는 타인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 나, 안유진·이서의 유닛 무대로 안유진과 tvN '뿅뿅 지구오락실'에서 인연을 맺은 래퍼 이영지가 깜짝 힘을 실은 영국 그룹 '리틀 믹스'의 '우먼 라이크 미(Woman Like Me)' 무대는 서로를 통해 바라본 나, 로킹한 새로운 버전의 '로열' 무대는 내 안에서 새로운 나를 찾은 듯했다. 데뷔곡 '일레븐(Eleven)' 무대를 꾸밀 때 스크린 속에 등장한 한옥과 우리 전통 문양 등도 눈길을 끌었는데, 월드투어를 돌면서 K팝의 정체성을 어떻게 녹일 것인가 고민한 산물 같기도 했다. 아이브가 초통령으로 통하는 만큼 다른 K팝 아이돌 공연장보다 유독 초등학생들이 많은 점도 눈길을 끌었다. 공연장에서 나이가 적은 듯한 목소리가 많이 울려 퍼졌지만, 즐기는 건 어리지 않았다. 떼창과 에너지가 확실했다. 자녀들을 공연장에 데려다 주고 건물 바깥에서 기다리는 부모도 상당수였다. 함께 K팝 미래를 쌓아갈 팬덤 다이브가 어리다는 걸 직접 확인한 자리라 이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졌다.
중심을 잡아주는 레이의 가창, 퍼포먼스에 균형감을 불어 넣어주는 가을의 몸짓, 곡에 리듬감을 담아주는 레이의 랩, 귀여움뿐 아니라 성숙함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이서의 반전 등도 볼거리였다. 본래 아이돌은 시선의 두 측면, 즉 타인이 바라보는 나와 자신이 바라보는 나 사이에서 진동할 수밖에 없다. 무대는 어떤 편견이든 깰 수 있는 공간인데 무엇보다 아이브는 다양한 시선을 견뎌내고 자신들을 제대로 보여주고자 노력했다는 점에서 이번 투어를 자신들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았다. 고로 콘서트는 이들에게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연습이다. 아이브는 다양한 매력에도 일부 측면에선 평가절하가 됐는데 콘서트는 "내 장점이 뭔지 알아?"라는 강조문을 몸소 시연한 자리이기도 했다. '또 다른 걸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대중의 우문에 현답한 현장이기도 했다. 콘서트 막판에 멤버들이 흘린 눈물은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