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GLC'가 올해 수입 SUV 1위인 비결은?[시승기]
한층 젊어진 디자인, 편안한 거주성터치 반응성 둔감한 건 아쉬워8710만원 시작하는 가격도 합리적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뛰어난 디자인과 흠 잡을 데 없는 주행 성능. 더 커진 차체로 한결 편안해진 거주성과 업그레이드된 편의사양에 이르기까지 메르세데스-벤츠의 중형 SUV 3세대 'GLC' 매력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6일 경기도 성남 인근에서 벤츠 더 뉴 GLC 300 4MATIC을 2시간 가량 주행하며, 왜 이 모델이 올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 SUV인지 단번에 체감할 수 있었다. ◆젊어진 디자인, 확실한 고급감 GLC 300를 바라보면 전면부 디자인이 단연 눈에 띈다. 전 세대보다 한결 젊고 역동적인 느낌이다. 이는 벤츠 특유의 패턴으로 만들어진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렵한 디자인의 AMG 프론트 에이프런(자동차의 앞 부분에 설치되는 스포일러) 등으로 구성된 'AMG 라인(AMG Line)' 디자인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이 연결된 디자인은 차량 폭을 한결 넓어 보이게 한다.
차량 내부로 들어서면 벤츠가 추구하는 '럭셔리' 느낌이 어떤 것인지 감이 온다. 항공기 엔진 덮개를 연상시키는 5개 원형 통풍구와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널찍한 디스플레이, 64가지 색상 선택이 가능한 앰비언트 라이트가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만든다. 특히 디스플레이엔 벤츠가 자랑하는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돼 운전자의 직관적인 차량 이용을 돕는다. GLC 300을 탑승하면 우선 시동이 매우 조용하게 걸린다. 이 차에는 4기통 가솔린 엔진(M254)에 48V 전기 시스템이 결합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이 시스템은 내연기관 엔진에 추가적인 전기를 공급해 최대 17㎾, 200Nm의 출력과 토크를 지원하는 동시에 신속하고 부드러운 엔진 시동을 돕는다. 주행 과정에선 강력한 힘과 준수한 효율을 동시에 보여준다. 최대 출력 258마력, 최대 토크 400Nm를 발휘하는 파워트레인을 통해 고속 도로나 일반 도로 어디에서도 원하는 주행이 가능하다.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6.2초고, 복합 연비는 10㎞/ℓ 내외를 꾸준히 기록했다. 특히 이번 GLC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오프로드 모드'를 선택하면 '투명 보닛'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360대 카메라로 시선이 닿지 않는 전면부 밑의 사각지대를 볼 수 있다. 오프로드 주행 시 장애물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게 회사 설명이지만, 오히려 주차 시 활용도가 더 클 수 있다.
◆운전석 공간감, 디스플레이 반응성 아쉬워 그러나 아쉬운 점도 눈에 띈다. 180㎝를 넘는 성인 남성이라고 해도, 운전석 가로 폭이 너무 좁은 느낌이다. 센터 콘솔이 부착된 구조물과 엑셀레이터를 밟는 오른 다리 허벅지가 맞닿는다. 반면 전 세대 대비 차체가 55㎜ 길어져 뒷자리 공간은 여유롭다. 뒷자리에 착석 시 레그룸(다리 공간)은 주먹 1개 이상이 여유롭게 들어가 여유롭다. 디스플레이의 반응성도 현대차나 제네시스 최신 모델과 비교하면 확실히 둔하다. 예컨대 음악 감상 시 다음 노래를 듣기 위해 터치 스크린을 누르면, 1초 정도 버벅거린다. 이는 네비게이션을 조작할 때도 느껴지는 현상이다.
◆비싼 가격에도 경쟁 모델보다 판매량 앞서 동급 대비 비싼 가격이지만 GLC 판매는 순조롭게 늘고 있다. 국내 경쟁 모델로 꼽히는 BMW X3와 X4는 각각 가솔린 모델 출고 가격이 7000만원 초반대다. GLC 300의 가격은 8710만원에서 시작돼 BMW 경쟁 모델보다 최소 1000만원 이상 비싸다. 그럼에도 올해 GLC는 국내에서 5025대 팔렸다. 테슬라 모델 Y를 제외하면 올 들어 GLC보다 많이 팔린 수입 SUV는 없다. 뛰어난 디자인과 주행 성능, 오랜 기간 쌓은 GLC 헤리티지와 벤츠의 브랜드 파워는 크고 작은 GLC의 아쉬움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 GLC는 출시 이래 전 세계에 260만대가 팔렸다. 이같은 높은 판매량은 GLC 상품성을 보여주는 가장 객관적 지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