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토종OTT인데…" 구독료 올리는 티빙 vs 바겐세일 들어간 웨이브
티빙, 구독료 인상 및 인기 콘텐츠 확대, 실시간 채널 무료화웨이브, 내달 11번가서 이용권 할인 판매…올해만 5번째
31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12월1일에 구독료를 올린다. 신규 가입자 기준 베이직 9500원, 스탠다드 1만3500원, 프리미엄 1만7000원으로 각각 1600원, 2600원, 3500원 인상됐다. 티빙의 구독료 인상은 2020년 CJ ENM 독립법인 출범 후 처음이다. 웨이브, 왓챠 등 토종 OTT들도 현 요금 체계에서 구독료를 올린 적은 없다. ◆구독 이탈 우려에도 요금 올린 티빙, 콘텐츠 경쟁력 자신감
티빙의 구독료 인상은 예견된 일이었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지난 7일 부산에서 열린 'K-OTT 미디어데이'에서 "현재 요금제로 수익을 내는 건 어렵다"고 강조한 바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들은 늘어나는 콘텐츠 제작·투자비를 감당하기 위해 일찍이 구독료 인상에 돌입했다. 토종 OTT는 일부 가입자 이탈 등 악영향을 우려해 구독료 유지를 고수해 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 OTT 시장에서 예전만큼의 유료 구독자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가운데 콘텐츠 제작·투자비 증가로 적자 폭은 매년 커지고 있다. 티빙의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119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6% 많아졌다. 티빙은 수익 개선을 위해 구독료를 올렸지만 기존 가입자들에게는 최대한 구독료 인상 부담을 덜 계획이다. 우선 기존 가입자가 내는 구독료를 12월이 아닌 내년 3월부터 올린다. 이들이 내는, 인상된 구독료는 12월 이후 신규 가입자보다 500~1000원 저렴하게 책정했다. 특히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구독료 변경에 사전 동의한 가입자는 내년 5월까지 인상 전 요금으로 티빙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유료 가입자에게 제공하던 혜택을 무료 서비스로 전환한다. 티빙은 12월1일부터 tvN, JTBC 등 29개의 실시간 채널을 무료로 제공한다. 티빙 이용권을 결제하지 않아도 최강야구(JTBC), 엠카운트다운(엠넷), 어쩌다 사장3(tvN) 등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다.
티빙은 이날 내년도 콘텐츠 라인업도 공개했다. 드라마 '비밀의 숲' 스핀오프 '좋거나 나쁜 동재', 액션 사극 '우씨왕후', 학원 심리 스릴러 웹툰 원작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부터 예능 '환승연애 시즌3', '여고추리반 시즌3' 등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독료 인상과 콘텐츠 라인업을 같은 날 발표한 걸 두고 "티빙은 이미 '술꾼도시여자들', '몸값', '환승연애' 등 인기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능력이 있다는 걸 입증했다. 구독료를 올리더라도 내년에 그에 걸맞은 콘텐츠를 충분히 선보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적자도 적자지만" 웨이브, 올해 5번째 구독료 할인 돌입
티빙이 구독료 인상을 고지한 이날 웨이브는 구독료 할인 이벤트를 알렸다. 다음 달 1일부터 11일까지 11번가에서 진행하는 연중 최대 할인 행사 '그랜드 십일절'에서 웨이브 이용권을 할인 판매한다. 행사 기간 중 구매 가능한 이용권은 프리미엄 12개월권(9만9000원), 스탠다드 12개월권(7만7000원), 베이직 3개월권(1만6600원) 등 세 가지다. 웨이브는 연간 이용권이 41% 할인된 수준이라고 강조했지만 평상시에도 25%를 할인해 프리미엄과 스탠다드를 각각 12만5000원, 9만8000원에 판매했던 걸 고려하면 약 21% 할인한 셈이다. 웨이브의 이번 구독료 할인은 올해만 다섯 번째다. 최근에는 오리지널 드라마 '거래' 공개 기념으로 지난 22일까지 스탠다드와 프리미엄 멤버십 연간 이용권을 할인 판매했었다. 웨이브가 구독료 인상 대열에 동참하는 티빙과 달리 구독료 바겐세일을 선택한 이유는 가입자 이탈 방지가 더 시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웨이브는 '거래', '박하경 여행기', '연인' 등 인기 드라마를 내고 있으나 티빙보다 상대적으로 콘텐츠 라인업이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약해진 콘텐츠 영향력은 월간 이용자 수(MAU)에도 드러났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웨이브 MAU는 422만명으로 쿠팡플레이(532만명), 티빙(512만명)보다 밀린다. 이에 웨이브는 구독료 인상 대신 더 큰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1년간 유료 구독자 수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