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부산 찾아온 인요한에 "환자는 서울에"…회동 불발(종합)
인요한 깜짝 부산행…이준석 콘서트 참석이 "강서 보선 심판 목소리 먼저 들어야""인요한, 윤석열 핵심 관계자 같은 모습"인요한, 침묵 지킨 뒤 빠져나가…회동 불발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지만 끝내 회동이 불발됐다. 이 전 대표는 "환자는 서울에 있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고, 인 위원장은 행사가 끝난 뒤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개최한 토크콘서트에 인 위원장이 들어오자, 영어로 "최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통해 무엇을 배웠나. 강서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해 봤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들로부터 배운 것이 있다면 말해달라. 화난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거기에 모든 답이 있다"며 "(유권자들에게) 원하는 것을 제공한다면 기꺼이 당신과 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화를 위한 전제 조건이 해결되지 않아 실망스럽다. 지금 상황에서 별로 이야기할 게 없다"며 "이준석이 환자라 절 찾아온 건가.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 정부·여당을 저격하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웃으며 "경청하러 왔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토크콘서트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강서 보궐선거를 심판한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오는 게 선결 조건"이라며 "지금 하고 계신 행동은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인 위원장의 행보는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며 "흔하디흔한 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모습이다. 이번 보궐선거 민심이 당이 싫어 투표를 안 한 것이라 한다면 '오진'"이라고 비판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한 시간 반가량 이 전 대표의 발언을 경청했다. 그는 토크콘서트가 끝난 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의지가 강해 보인다'는 취재진 질의에 "오늘은 들으러 왔다. 생각을 정리해 서울에서 이야기할 생각"이라고 밝힌 뒤 자리를 떴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날 토크콘서트 발언 도중 인 위원장을 향해 "혁신으로 고쳐 쓸 수 있는 단계가 아닌 것 같다. 저는 어느 정도 내려놨다"며 "개혁보다 혁명이 쉽다고, 인 박사님, 이노베이션(혁신)보다는 레볼루션(혁명)이 나은 것 같다"고 했다. 또 "인 위원장 욕하는 사람들 보면 전부 '전라도 사람 믿을 게 못 돼'라고 하지 않나"라며 "왜 이렇게 보수의 언어가 유치해졌나. 인요한이 싫으면 (전라도) 세글자 빼고 다르게 욕하라. (정치가) 지금까지 뭐가 바뀌었는지 허무감이 든다"고도 했다. 이태원 참사 추모제에 참석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이 추모제 행사에 갔으면 누가 주최했더라도 대통령이 주인공"이라며 "자신감이 결여됐기 때문에 이 모든 상황이 벌어진 것 아니겠나. 저 사람들 좌파가 아니다. 자식 잃은 부모들"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토크콘서트를 함께 개최한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인 위원장도 (추모제에) 오지 않았나. 왜 대통령한테는 오라고 이야기를 못 하나. 같이 함께 아파하자고, 왜 손잡고 같이 못 하나"라며 "인간으로서 보편적인 상식이 있지 않나. 왜 이것도 편을 가르나"라고 반문했다. 인 위원장은 당초 이 전 대표 측과 일정을 잡지 않고 이날 부산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위는 공지에서 "사전에 합의된 것은 아니지만, 평소 인 위원장 소신대로 국민의힘 전 당 대표인 이 전 대표의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에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통미봉남(미국과 소통하고 한국과의 대화는 막는다)과 화전양면책(겉으로는 평화를 이야기하고 속으로는 전쟁을 준비)은 휴전선 이북 친구들이 자주 쓰는 기본 전술"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인 위원장은 최근 여권 인사들과 만남을 이어가며 당내 '비주류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다. 1호 혁신안으로 이 전 대표 등에 대한 징계 취소를 관철하는 등, 지속해서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을 요청해 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