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불법승계 무죄…삼성전자, 다시 뛴다[이재용 무죄]
이재용, 삼성 불법 합병·회계 부정 1심 '무죄'
검찰의 항소 가능성이 있어 사법 리스크가 완벽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삼성전자가 그동안 기업 경영에 발목을 잡아왔던 족쇄에서 벗어나 새롭게 사업에 전력할 수 있다는 평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결심 공판 최후 진술에서 "저에게는 기업가로서 지속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창출하고, 미래를 책임질 젊은 인재들에게 많은 일자리를 제공해야 할 기본적 책무가 있다"며 "이런 책무를 다하기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업황 반등 상황에서 기술 초격차를 되찾고 주도권을 잡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무죄 판결로 삼성전자의 이 같은 노력에도 일정부분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 사실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반도체 불황 속에 오너 사법리스크까지 겹치며 힘든 상황을 이어가야 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그동안 압도적인 기술로 경쟁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쳐 왔지만 최근 인공지능(AI) 열풍 속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은 1위 SK하이닉스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삼성전자가 40% 수준으로 파악된다. 최신 제품인 HBM3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9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선점 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HBM3(4세대)의 첫 양산을 시작했고, 4분기 주요 GPU(그래픽처리장치) 업체를 고객군에 추가하며 판매를 확대했다. 회사 측은 "HBM3와 HBM3E(5세대)의 선단 제품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상반기 중 판매 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하반기에는 그 비중이 9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강화에도 나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AI용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파운드리와 메모리, 패키지 사업간 협업을 통해 고객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며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는 '시스템 반도체 2030 비전'을 지난 2019년 선포했지만 파운드리 글로벌 선두업체인 대만 TSMC와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파운드리를 기반으로 팹리스 산업을 육성해 시스템 반도체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기치 아래 현재 3%인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을 2030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밝힌 만큼, 삼성전자의 역할 역시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형 인수합병(M&A) 여부 역시 재계의 주요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전장·오디오 기업 하만 인수 이후 6년 이상 의미있는 M&A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지난 2022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서울에서 이 회장을 만나며 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ARM의 인수 가능성이 나오기도 했지만 의미있는 결과를 얻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유력 M&A 대상으로는 반도체·가전·모바일·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거론된다. 자동차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전력반도체(PMIC) 등을 만드는 독일 자동차·산업·전력 시스템반도체 기업 '인피니언', 네덜란드의 'NXP' 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