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1, 엔비디아 독주에 변화 일으킬까 [마하-1의 경제학②]
마하-1, 새 AI 칩 시장 주도하나엔비디아 GPU 완전 대체는 어려울 듯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AI 추론 칩인 마하-1을 네이버에 공급하기 위한 실질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 가격과 수량을 조율하며 구체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 논의는 마하1을 개발하기 시작한 지난해 말부터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마하-1을 AI 추론용 서버에 투입할 예정이다. 마하1은 저전력(LP) 메모리로도 거대언어모델(LLM) 추론 등 AI 기술을 구현하는 만큼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확대되고 있는 AI 시장에서 새로운 핵심이 될 수 있다. 적은 전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또 다른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메모리 처리량을 8분의 1로 줄이고, 8배의 파워 효율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며 "저전력 메모리로도 LLM의 추론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TSMC의 2.5D 패키징 기술인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CoWoS)' 기술을 통해 GPU를 생산하고 있는데, 생산 난이도가 높고 생산량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가 AI 열풍으로 대량 주문을 해도 생산을 하지 못하는 '병목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엔비디아 GPU의 높은 비용 또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서버용 반도체 시장의 98%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AI 칩 시장이 커지면서 삼성전자가 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마하-1이 엔비디아의 H100 등 GPU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지만, AI 칩 시장 자체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셈이다.
이미 글로벌 빅테크들은 엔비디아의 AI 시장 독주를 막기 위해 자체 칩 생태계를 준비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자체 칩 개발을 위해 7조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섰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1000억 달러를 조성해 AI 반도체 기업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이미 자체 AI 칩 개발 절차에 들어간 기업도 생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도 마하-1을 앞세워 빅테크들과 새로운 AI 칩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마하-1의 등장에도 엔비디아의 독주가 이어지며 당분간 AI 칩 시장은 크게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엔비디아는 최근 자체 AI 행사인 'GTC 2024'에서 현재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성능을 갖춘 AI 칩 '블랙웰'을 공개했다. 오픈AI GPT-4보다 20배 성능이 개선되면서 '괴물칩'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엔비디아가 후발 주자들이 추격해오지 못하도록 시장 예측보다 빨리 차세대 AI 칩을 내놓으면서 선두 굳히기에 나선 것이다. 또 AI 칩 고객사들이 안정성 등을 따져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지속하며 후발 주자들이 시장 틈새를 공략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엔비디아는 GPU 기반으로 소비 전력을 줄인 또 다른 AI 칩을 개발할 것"이라며 "로봇과 유전자기기 등 신산업에 탑재할 AI 칩을 만드는 기업이 향후 반도체 전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AI가 탑재될 신산업을 빨리 찾아 이에 맞춘 AI 칩을 선제 개발해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