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9년 활동, 관계성·믿음 가진 계기…'고유 정체성' 지키는 고민"
오늘 챕터1 정리하는 베스트 앨범 발매…'세븐틴 이즈 라이트 히어'데뷔 이래 열세 멤버 끈끈한 우애…이탈 멤버 한 명도 없어팀워크도 강점…"한 달에 한 번씩 정기모임 꼭 열고 대화"페스티벌 출연·유럽·미국 공연도 준비"10년차에도 많은 목표를 얘기하고 있어요"
데뷔곡 '아낀다'를 통해 '청량 계열'로 시작한 그룹 '세븐틴'(SVT)이 데뷔 9주년에 이르면서 우리 사회 화두에 공감하며 고민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29일 오후 6시 발매한 베스트 앨범 '세븐틴 이즈 라이트 히어(17 IS RIGHT HERE)'의 타이틀곡 '마에스트로(MAESTRO)'가 그 증거다. 세븐틴 프로듀서 우지,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범주가 같이 가사를 쓰고 두명이 주축이 돼 멜로디를 만든 이 곡은 강렬한 피아노 사운드 인트로가 인상적인 댄스 R&B. '지휘자'이자 '한 분야에서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사람’을 뜻하는 '마에스트로'를 키워드로 삼았다. '다양한 우리가 모여 우리의 세계를 지휘해 나가고 흐름을 주도하는 최고가 되자'는 뜻이다. '자체 제작 아이돌' 세븐틴 9년의 발자취를 담은 베스트 앨범의 타이틀곡답게 세븐틴은 과거 앨범의 타이틀곡 '아낀다', '아주 나이스(NICE)', '어쩌나', '독 : 피어(Fear)', '락 위드 유(Rock with you)', '치어스(CHEERS)', '손오공' 총 7 곡의 소스를 녹여낸 동시에 '마에스트로'의 개성을 살렸다. 자신들의 발자취를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세븐틴은 데뷔 즉시 주목 받은 팀은 아니다. 소속사 플레디스가 최대 K팝 기획사 하이브에 인수되면서 대형 소속사 아티스트가 됐지만 초반엔 어렵게 팀을 꾸렸다. 우선 총괄리더 에스쿱스를 비롯 정한, 조슈아, 준, 호시, 원우, 우지, 디에잇, 민규, 도겸, 승관, 버논, 디노 등 열 세명의 멤버는 많아보였다. "멤버가 너무 많아 음악 세계를 구축하는데 어려움이 많지 않겠냐"는 물음이 따라다녔다. 데뷔하고 6개월 뒤인 2015년 12월 첫 단독 공연 당시 현장에 모인 팬덤 '캐럿'은 800명이 되지 않았다.
우지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마에스트로'의 웅장한 사운드에 걸맞은 퍼포먼스도 화제다. 지난 27~28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븐틴 투어 '팔로우' 어게인(SEVENTEEN TOUR 'FOLLOW' AGAIN)'에서 '마에스트로' 첫 무대를 공개했다. '퍼포먼스 수장' 호시가 인트로에서 들고 있는 지휘봉이 주요 소품인데 이 지휘봉을 다른 멤버들에게 바통을 건네듯 이어주면서 드라마틱한 퍼포먼스가 만들어졌다. 우지는 "안주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아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한다"면서 "아직도 더 많은 곳을 가고 싶고 더 큰 곳을 가고 싶어요. 저희 멤버들은 시간이 지나도 힘을 빼고 하기보다 패기와 열정이 넘치는 친구들이죠. 이 연차에도 꾸준히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경쾌한 리듬의 보컬팀 유닛곡 '청춘찬가', 거친 사운드가 귀를 파고드는 힙합팀 유닛곡 '라라리', 남아프리카 공화국(남아공)의 로컬 장르 아마피아노(Amapiano)를 내세운 몽환적인 퍼포먼스팀의 유닛곡 '스펠' 등의 신곡으로 이번 앨범은 단순히 베스트앨범이 아닌 그 이상의 무엇이 된다. 민규는 "세븐틴의 모든 걸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앨범"이라고 방점을 찍었다. 새로운 챕터2 시작을 앞두고 있는 세븐틴은 챕터1의 가장 기뻤을 때와 가장 어려운 때도 돌아봤다. 세븐틴 안에선 항상 아이돌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는 호시는 코로나19 기간은 힘들었다고 했다. "온라인으로만 팬들을 만나는 시대가 계속될 것 같은 걱정 때문"이었다.
세븐틴의 또 다른 강점 중 하나는 팀워크다. 열세 명의 멤버가 지금까지 한 명도 이탈하지 않고 끈끈한 우애를 뽐내고 있다. 호시는 "좋은 애들을 만났어요. 평생 갈 친구들이죠. 어릴 때부터 같이 살아서 그런지 같이 있으면 항상 고등학생 때인 거 같다"고 즐거워했다. 승관 "지지고 볶고 싸워도 보고 불만도 얘기하고 '무릎이라도 꿇어야 하나요?'라는 소리도 듣고. 그런 일들이 많아서 지금 더 웃을 수 있다"면서 "너무 사랑하는 멤버들이라, 누가 와도 저희 팀워크는 깨뜨릴 수 없다"고 자부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다 같이 정기 모임을 열고 대화하는 시간도 중요하게 여긴다. 에스쿱스는 "대화를 안 하면 의사 소통이 힘들어요. 대화를 하기 시작하면서 팀워크가 더 단단해졌어요.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됐고요. 일도 일이지만 저희는 정말 친한 친구들이라 일적인 관계라는 생각도 안 들어요"라고 흡족해했다.
세븐틴은 유럽의 대형 음악 페스티벌에도 출격한다. 오는 6월 K-팝 보이그룹 최초로 영국 최대 음악 축제 글래스턴베리 메인 스테이지에 오른다. 9월에는 독일 롤라팔루자 베를린에 헤드라이너 자격으로 참가한다. 이를 기점으로 유럽 투어도 예정하고 있다. 2년 만에 미국 공연도 한다. 민규는 "베스트 앨범 말고도 앨범이 더 나와요. 또 새로운 콘서트 투어도 있고요. (팬미팅인) 캐럿랜드도 있고요. 올해가 저희에겐 의미가 있는 해에요. 스케줄이 많지만 매번 최선을 다할 거예요. 할 수 있겠죠? 할 수 있어요. 하고 있을 겁니다. 하하." 그런데 항상 세븐틴의 완성은 캐럿이다. 승관은 "제가 누군가의 팬인 적이 있어서 잘 알죠. 힘들 때도 많고 지칠 때도 많지만 캐럿들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세븐틴으로서 활동을 이어나가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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