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만가구 이삿짐 대이동'…윤곽만 나온 이주 대책[1기 신도시 선도지구]③
2027년부터 이주 및 철거 시작…전·월세 대란 우려정부 "3기 신도시 및 소규모 신규개발로 분산 가능"지자체도 "그린벨트 부지 활용 등 국토부 대책 필요"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정부가 최대 3만9000가구에 달하는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지정 계획을 밝힌 가운데, 2027년 이주 및 철거 시작으로 나타나게 될 전·월세 대란을 대비한 '이주대책'은 다소 허술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11월 선정되는 1기 선도지구 물량은 최소 2만6000가구에서 최대 3만9000가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 보면 성남 분당 최대 1만2000가구, 고양 일산 9000가구 등이 당장 2027년부터 공사가 끝날 때까지 임시로 거주할 집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막상 이주가 시작되더라도 이주 비용 등 다양한 문제로 일부 입주민들의 이주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보니 일각에서는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라는 계획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대규모 이주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인근 주택 임대차 시장의 혼란도 불가피한데, 전·월세 시장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대책은 '연도별 정비 선정물량 조정, 인허가 물량 관리, 이주시기 분산 등'을 시행한다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아울러 교통망과 생활 인프라 등이 갖춰지지 않은 수도권 외곽지역 등에 이주 단지가 조성될 경우 입주민들이 입주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국토부 측은 이주절차 지연 등을 막는 표준 정관 등을 마련, 선도지구 거주민의 이주를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래미안 원베일리'의 경우 6개 단지를 통합했음에도 조합 정관에 '고의로 이주를 하지 않고 버틸 경우 모든 이주 비용을 부담한다'는 내용을 담았더니 이주 지연 없이 사업이 진행된 바 있다"며 "이번에 협력형 미래도시 정기모델을 마련하면서 통합재건축 가이드라인도 동시에 제공하려고 한다. 그때 '이주 지연 발생의 원인을 유발할 경우 모든 비용을 부담하도록 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표준 정관을 같이 배포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3기 신도시를 비롯한 택지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권역별 주택 수급 상황에 따라 소규모 신규 개발사업을 진행하면 이주수요를 분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 22일 발표 당시 "이주 문제 걱정이 많이 나오는데 과천의 사례를 보면 10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먼저 재건축이 이뤄지는 단지가 준공되면 그 다음 단지가 진행되는 등 인허가 시기나 물량을 조정하는 식으로 잘 관리를 해 왔다"며 "조심스럽게 접근을 해 나가면 큰 무리 없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차원의 일부 대책은 이미 입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는 등 난항을 겪고 있어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는 올해 1·10 부동산대책에서 "2025년부터 신도시별로 이주단지를 한 곳 이상 선 조성하겠다"며 공공주택 사업을 통한 이주계획을 밝힌 바 있으나, 이번 발표에서는 이 내용이 빠졌다. 또 지자체들 역시 이주 대란을 막기 위한 정부의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분당은 이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어 국토부에서 신경을 써줘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당장 그린벨트를 완화해주지 않으면 이주 대책을 수립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대호 안양시장도 "안양은 원도심 개발도 동시에 진행 중이어서 국공유지나 그린벨트 내 가용 부지를 활용한 이주단지 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정부는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올해 하반기 중 구체적인 이주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나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24일 "이주대책은 지역별 주택 수급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지역주민 수요조사 등을 토대로 정부와 지자체가 긴밀히 협의해 하반기 중 신도시별 기본계획에 포함해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