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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헌정 사상 첫 여성대통령…"남녀동수 출마 구조가 유리천장 깼다"

등록 2024-06-03 15:47:04   최종수정 2024-06-10 09: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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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할당제·평등법 도입…후보 절반 여성 의무화

첫 사법부 여성 수장도…대법원, 낙태 비범죄화

"폭력적·마초적 멕시코에 엄청난 영향 미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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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AP/뉴시스] 집권 모레나당 대선 후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3일(현지시각)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2024.06.03.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멕시코 대선에서 집권 좌파 모레나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멕시코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을 맞게 됐다.

고질적인 여성 상대 범죄를 겪어온 멕시코에서 여성 지도자 탄생으로 정치적 유리 천장을 깬 가운데, 멕시코의 구조적 특징이 이웃 미국보다도 먼저 여성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CNN에 따르면 멕시코 국립선거연구소(NIE)는 3일(현지시각) 무작위 표본을 통한 신속 집계 결과 셰인바움 후보가 58.3~60.7% 득표율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우파 연합 소치틀 갈베스 후보는 26.6~28.6% 득표율로 예상됐다. 중도 성향 호르세 알바레스 마이레스 시민운동당 후보는 10.8% 득표율로 3위를 차지했다.

당선이 확정되면 멕시코 헌정 역사상 첫 여성이 국가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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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AP/뉴시스] 집권 모레나당 대선 후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지난 2일(현지시각) 멕시코시티에서 투표를 마친 뒤 투표소를 떠나고 있다. 2024.06.03.

멕시코는 1953년까지만 해도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정치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을 보였다.

멕시코는 일당제 국가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성 할당제와 성 평등법을 도입했다. 멕시코 정당은 법에 따라 선거에 여성과 남성 후보를 동수로 출마시켜야 한다.

현재 멕시코 하원 의석 절반은 여성 의원이 맡고 있으며, 여성 주지사 비율도 3분의 1을 넘는다.

여성의 영향력은 다른 부문에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1월 노르마 루시아 피냐 대법관을 신임 대법원장으로 선출,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사법부 수장이 나왔다.

피냐 대법원장이 이끄는 대법원은 지난해 9월 낙태를 처벌하는 법률을 위헌으로 판단하기도 했다. 1년여 전 미국 대법원에선 보수 대법관 5명(남성 4명, 여성 1명)이 판결을 뒤집어 49년 만에 낙태 권리를 박탈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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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AP/뉴시스] 지난 2일(현지시각)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조칼로 광장에서 집권 여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선 후보의 지지자들이 투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024.06.03.

대통령 단임제가 지도자 교체를 용이하게 했다는 분석도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6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임기 제한으로 권력을 이양하게 됐다.

멕시코 정치 분석가 카를로스 브라보 레히도는 뉴욕타임스(NYT)에 "이번 선거가 치러진 방식은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멕시코 정치에 미친 영향력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그는 정치적 정체성과 입장이 정의되는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명 페미니스트 작가 사비나 버먼은 첫 여성 대통령 탄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버먼은 "이제 소년 소녀들은 자신의 재능과 노력에 따라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며 "멕시코처럼 폭력적이고 역사적으로 마초적(남성 우월적)인 나라에선 엄청난 일"이라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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