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EV 라인업 강화…시장 선도 준비[EV 재도약 시그널③]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으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사업도 다소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제품군을 대폭 늘리며 캐즘 이후 시장을 선도할 준비를 하고 있다.

8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순수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상용차 포함)은 16만6000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16만8000대)보다 1.7% 감소한 수치다.

다만 현대차그룹 안팎에선 올 하반기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를 중심으로 신형 전기차 모델 출시가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먼저 기아는 소형 전기차 EV3 본격 판매를 앞두고 계약을 받기 시작했다. EV3는 국내 시장 기준 21년 기아 첫 E-GMP 기반 전기차 EV6와 지난해 선보인 대형 전동화 플래그십 SUV인 EV9에 이은 기아의 세 번째 전용 전기차다.

기아는 기존 전기차 대비 가격을 확 낮춘 EV3를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EV3 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 적용 전 4208만원부터 시작한다. 서울시 기준으로 보조금을 받았을 때 3200만원대에서 구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가칭)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앞서 기아가 EV9으로 국내 대형 전기 SUV 시장을 개척한 데 이어 현대차가 동급의 전기차를 내놓으며 고객 선택지를 넓힌다.

아이오닉9은 현대차가 2021년 11월 미국 LA오토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세븐'을 바탕으로 설계했다.

이는 중형 전기 SUV인 아이오닉5,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6에 이어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개발한 세 번째 차량이다.

업계에 따르면 시험 생산을 거쳐 본격적인 양산과 출시 시기는 올해 10월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올해 10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조지아 공장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EV 생산 능력은 한층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당초 2025년이었던 이 공장의 준공 시점을 1년가량 앞당겼다. 연간 30만대 규모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이 공장은, 필요에 따라 생산량을 50만대까지 늘릴 수 있다.

기아도 내년부터 유럽 슬로바키아 질리아 소재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관련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이 라인업 확대와 생산 능력 증대를 통해 향후 전기차 시장을 이끌 수 있다고 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캐즘으로 전기차 시장이 침체한 상태지만, 전동화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데 자동차 업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전기차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현대차그룹은 향후 시장 입지가 확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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