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세브란스 휴진 소식에…"환자 사지 내모나" 분통
연세의료원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서울대병원도 17일부터 휴진 돌입환자들 불안감 호소…"휴진 철회" 촉구
[서울=뉴시스]임철휘 조성하 기자 =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에 이어 연세의료원 산하의 세브란스병원 세 곳 소속 교수들이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면서 환자들이 "의사 밥 그릇 챙기기에 환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전날 뉴시스가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과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환자와 가족들은 진료와 수술을 제때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토로하며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는 의료계와 정부가 합의점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뇨 등 각종 성인병 검사를 위해 앞으로 두 달 간 촘촘히 검사 일정이 잡혀있다는 김용주(72)씨는 오는 27일 세브란스병원 소속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 소식에 "정해진 일정이 밀릴까봐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들이 아픈 사람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 같다"며 "의료계와 정부가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혈액 검사를 위해 대구에서 신촌 세브란스까지 왔다는 김영순(80)씨는 "세브란스도 서울대에 합세한다는 말을 듣고 큰일났다고 생각했다"며 "환자들은 초를 다투는데 의사 선생님들은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원인 불명의 급성 열성 혈관염을 앓고 있는 만 1세 자녀를 둔 박모(35)씨는 "어린이병원으로 유명한 서울대병원이랑 세브란스병원 둘다 무기한 휴진한다는 소식에 걱정부터 앞선다"며 "휴진 기간 동안 아이가 심하게 아플까 봐 정말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환자들도 앞으로가 막막하기는 매한가지다. 면역 관련 희귀 질환을 앓고 있다는 박모(73)씨는 "동네병원에서 할 수 없는 특수 진료라서 국내에서는 서울대에서만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며 "주사를 즉시 제조해서 30분 이내에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과 내일 주사를 맞고 점차 간격을 넓혀서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그걸 맞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며 "전공의가 없어서 입원 치료도 어렵다고 들어 더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최근 전립선암 수술을 받았다는 이길용(75)씨는 "오늘 검사한 결과를 다음 주에 보는데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파업을 하면 검사 결과 보는 게 밀리게 된다"며 "약도 떨어져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 증원 관련해서 아직도 정부가 잘못한 것도 있으니 의사들에게 혜택을 주든가 해서 갈등을 좀 멈췄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온라인 환자 커뮤니티에도 '수술이 연기되는 것 아니냐' '휴진일에 수술이 잡혔는데 취소 연락이 올까봐 불안하다' 등의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한편 환자단체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전날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계 총파업이라는 비인도적 결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