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공장 화재로 '이민청' 논의 급부상…재추진될까
아리셀 화재 피해자 23명 중 18명 외국인외국인 체계적 지원할 '이민청' 설립 재논의
특히 법무부 장관 시절 이민청 설립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한동훈 전 장관이 유력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면서 이민청 설립 논의에 불을 붙이는 모양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발생한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총 23명이며 부상자는 8명이다. 특히 사망자 23명 중 내국인은 5명, 외국인은 18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번 참사는 아리셀에 인력을 공급한 업체 메이셀이 고용보험과 산업재해보상보험(산재보험)에 모두 가입하지 않았고, 외국인 근로자들이 언어장벽으로 인해 산재보험을 인지하지 못하는 점, 우리나라 법·제도를 알려줄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점 등이 문제로 꼽힌다. 또 외국인근로자가 불법 파견되거나 불법 입국한 경우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법무부는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 이후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하고 피해를 입은 외국인 근로자들 지원에 나섰다. 화성 공장 화재의 피해자들이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인 점을 고려해 법무부 출입국정책단장을 중심으로 본부를 구성했으며 외국인 사상자의 신원확인, 유족·보호자의 입국 및 체류지원, 통역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다만 이민청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 전반에 대한 관리가 이루어졌다면 참사 예방뿐 아니라 참사 이후 피해자 및 유족들에 대한 신속한 지원이 이뤄졌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법무부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이민청 설립은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에 이어 박성재 장관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박 장관은 지난달 제17회 세계인의 날 기념사를 통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외국인재의 유입을 질서 있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외국인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업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이민청 설립 추진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민청 설립 추진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다. 국민의힘은 지난 2월 이민청 설립을 추진할 법안인 '출입국·이민관리청(이민청)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야권에서도 이자스민 전 녹색정의당 의원이 행정안전부장관 소속으로 이주배경시민청을 신설하는 '이민사회기본법'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해당 법안들 모두 21대 국회 만료로 폐기됐지만, 22대 국회에서도 언제든지 다시 추진될 수 있는 법안들이다. 이민청 설립을 자신의 역점 사업으로 삼았던 한 전 장관이 여당 유력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긍정적이다. 당대표로 정계에 복귀한 뒤 이민청 설립에 재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는 "(외국인 관리가) 분산돼 있고, 이주민과 관련된 업무가 분산돼 있다는 문제가 분명히 있다. 그것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 어떻게 돼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황 변호사는 "다만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을 보면 법무부 중심으로 통합하자는 것 외 밝혀진 것이 없다. 얼마나 유기적으로 잘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없어 보인다"며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