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늪에 빠진 韓경제 재도약 청사진…구조개혁 시동[역동경제 빌드업①]
지속가능한 성장 경제구조 전환·혁신 생태계 강화기업 성장 사다리 구축…벤처 5만개·일자리 800만개직무·성과 중심 임금 체계 확산…일·생활 균형 방안자산형성 돕고 주거고민 덜고 교육격차 해소 등 개선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정부가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 구조개혁에 시동을 건다. 혁신생태계 강화, 공정한 기회보장, 사회이동성 개선 등 3가지 방향으로 10대 과제를 달성하고 이를 통해 서민·중산층 시대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지난 3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함께 내놓은 역동경제 로드맵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10대 과제별 세부 추진과제는 매년 점검과 보완을 통해 상황에 맞는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수정하거나 추가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금은 모두가 힘을 모아 민생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동시에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구조개혁에 착수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며 "우리 경제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면서 서민·중산층 시대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성장 경제구조 전환·혁신 생태계 강화 역동경제 로드맵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경제구조의 전환 및 혁신 생태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만들어졌다. 혁신과 공정한 귀회를 부여해 역동적인 경제를 구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사회 통합을 이룬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1990년 이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주요 국가에 대비해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에 대해 2020년대 평균 2.0%를 기록한 이후 2030년대 1.4%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1990년대 평균 7%와 비교할 때 5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는 셈이다. 정부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성장률은 조만간 1% 진입할 수 있고 2035년엔 0%대로 하락하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1%대로 하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양질의 일자리부족, 부의 대물림 등에 따른 소득·자산 격차 확대 등으로 사회 이동성에 대한 기대 약화하고 계층간 이동 기회가 축소되면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2015년 전후로 사회이동성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국민들이 공정한 기회를 통해 능력·노력에 따라 소득 수준을 높일 가능성이 줄어들자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지속가능한 발전과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동경제 로드맵은 혁신생태계 조성, 노동환경 개선, 사회이동성 강화 등 3가지 방향으로 추진한다. 기업 활동을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근로자에겐 균등한 기회와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 수직·수평적 사회 이동성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기업 성장 사다리 구축…벤처 5만개, 일자리 800만개 목표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기업 성장사다리 구축 ▲자본시장 선진화 ▲공급망 안정화 등으로 추진한다. 벤처기업 5만개 이상, 중견·대기업 일자리수 800만개 이상, 중소기업 노동생산성을 OECD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먼저 올 하반기 '벤처투자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기업규모별 지원체계 개편 및 유망 중소기업 육성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AI)-반도체·양자·바이오 등 3대 핵심기술 투자를 확대해 전방위적 생산성 혁신을 이뤄내고 2035년 글로벌 디지털 경쟁력을 세계 3대 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또 세제지원과 기배구조 개선 등을 통한 기업의 '밸류업(value-up)' 지원도 가속화한다. 배당을 늘린 기업에 대해 증가분에 대한 5% 법인세액을 공제해 주고 해당 기업의 늘어난 배당금에 대해서는 세부담을 덜어줘 자본시장 활성화를 도모한다. 구체적으로 2000만원 미만 금액에 대한 세율은 14%에서 9%로 내리고, 이를 넘는 금액에 대해서는 종합과세 세율과 25%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세부담은 종전 대비 약 3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 체계 확산…일·생활 균형 방안 추진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는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를 확산하고 계속고용 로드맵 마련, 노동약자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추진 등을 통해 선진국 수준의 일·생활 균형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공공부문의 직무급 도입을 통해 임금체계 개편을 선도하면서 민간기업의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를 확산되도록 지원 인프라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중소·중견기업의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임금체불 피해자의 지원 강화한다. 임금체불 신고사건 처리절차를 개선하고 근로감독을 강화한다. 상습 체불하는 사업주는 경제적으로 제재하는 방안을 신설하고 체불청산을 지원하는 사업주는 융자를 확대하는 등 개선된다. 기업의 유연근무와 육아지원제도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선 경영 평가지표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내년부터 우수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유연근무와 육아지원제도 활용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근로자들이 일과 생활에 균형을 찾도록 올 하반기엔 '휴게시간 선택권 제고방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가령 근로시간이 4시간일 때 현재 휴게시간을 30분 의무로 사용한 뒤 퇴근해야 하지만, 바로 퇴근할 수 있게 개선되는 식이다.
◆자산형성 돕고, 주거고민 덜어준다…교육격차 완화로 사회이동성↑ 사회이동성 강화는 자산형성, 주거, 교육 등을 강화하는 식으로 지원책을 내놨다. 청년·중장년·노년 등 세대별 자산형성을 도와 중산층을 확대하고 주택 공급을 통해 주거 고민을 낮추며 교육 격차를 완화해 다양한 성장 경로를 구축한다. 정부는 지난해 71.1%에 불과한 15~64세 경제활동참가율을 2035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73.7% 이상으로 끌어올려 가계소득·자산 확충을 돕는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구직단념청년, 고립은둔청년, 자립준비청년, 경계선 지능청년, 한부모청년, 다문화·북한이탈 청년 등 취업애로 청년의 노동시장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2차 사회이동성 개선방안'을 하반기 마련한다. 주거 부문의 경우 2035년까지 수도권 주택보급률을 100%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심 공공건축물 복합개발을 통해 임대주택 등 최대 5만호를 공급하고 중산층을 위한 장기임대 서비스 10만호 이상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교육격차를 완화하기 위해선 유치원·어린이집 통합, 늘봄학교 단계적 추진 등 공교육 경쟁력 강화와 함께 교육비 부담완화를 추진한다. 대학의 자발적 구조개혁을 위한 법 제정에 나서는 한편 산업 수요에 맞춘 직업계고 혁신을 추진한다. 최상목 부총리는 "역동경제 로드맵 과제들은 제시된 로드맵에 따라 관계부처가 협업해 세부 대책들을 구체화해 순차적으로 발표할 것"이라며 "우리 경제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